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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경북 포항 고석사 본문
차가 다니는 도로에서 400m를 걸어들어가면 고석사가 있다.
너른 들판을 지나 절로 들어가는 길은 조금 낯설게 느껴진다.
봄이라고는 하지만 들판에서 부는 바람은 아직 차다.
특별히 일주문도 없고 은행나무길을 조금 걸어오르면 눈 앞에 바로 고석사 보광전이 보인다.
신라 선덕여왕의 명으로 창건되었으니 연대는 632~647년 사이다.
선덕여왕이 세줄기 서광이 3일 동안 궁전을 비추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겨 그 빛의 발원지를 찾도록 명령하였다.
알아보니 현재 절이 자리 잡은 곳에 있는 바위에서 나오는 빛이었다. 여왕이 신하들에게 그 이유를 알아보도록 하자
점을 잘 치는 한 태사관이 그 바위를 다듬어 불상을 만들고 사찰을 세워 모시면 길하다 고 하였다.
이에 여왕은 사찰을 짓고 불상을 모시도록 하였다.
보광전에 모셔진 비로자나불.
자연석을 깎아 만들었는데 바로 신라시대에 조성한 바로 그 불상 인지는 알 수 없다.
보광전 8부신중을 모신 신중단.
마애불의 뒷면에는 굉장히 거친 자연석의 질감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삼성각.
지장전.
지장전에는 특이하게도 지장천불을 모셨다.
보광전 뒤편의 거북바위.
그 아래 작은 약사여래불을 모셨다.
저 속으로 빛이 나와 궁전을 비추었다는 설화에 나오는 거북바위 구멍.
옆에서 떨어져 나와 보자면 영락없는 거북 모양이다.
작은 자동차는 충분히 오르내릴 수 있게 도로 포장이 되어있다.
그렇지만 이 정도의 거리라면 들바람도 마시고,나무들이 애써 그려놓은 그림자를 보며
천천히 걷는 일을 마다할 것도 없다.
들어가면서는 보이지않았던 오래된 고석사 표지석.
산사로 들어갈 때의 마음과 나올 때의 마음 가짐이 다르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까닭없이 서두르던 마음이 느긋해지고 주변을 배려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지금 마악 내가 짊어지고 간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고석사가 있었기 때문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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