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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20170910 방곡사 지장법회 있던 날 본문

방곡사 가는 날

20170910 방곡사 지장법회 있던 날

lotusgm 2017. 9. 11. 23:12

 

 

 

 

2017년 9월 10일(음력 7월 20일) 방곡사 법회가 있는 날.

분명 비가 온다는 예보는 없었지만 오는 내내 앞을 가로막는 자욱한 안개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였다.

주차장에서 바라본 방곡사 정경 역시 불 뗀 아궁이에서 연기가 새어나온 듯 자욱하다.

 

 

 

 

 

 

 

 

 

 

혹독한 여름은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 구석구석 아는 체 하면서...

이 앞에만 서면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옥지장전에서 삼배를 하기도하고,주변을 세바퀴 돌기도 하고

옥지장 보살님의 턱 아래 빗물이 흘러내리면서 새로 만든 얼룩 까지 체크하고

 

 

 

 

그러다가 옥지장전 건너편 산 허리를 휘감고 있는 안개를 바라보면서 -나만의 의식-

옥지장보살님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듯한 착각에 잠시 숙여해지는 시간을 가져본다.

 

 

 

 

용다리를 건너서는데 때맞추어 법당에서는 마악 목탁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5~6월에 주로 피는 꽃송이가 너무 탐스러워 욕심쟁이 처럼 보이는 수국과는 확연히 다른 나무(木)수국의 꽃송이는 얼핏

불두화로 오래 받기도 하지만 이파리도 분명 다른 꽃이다.

안볼래야 안볼 수가 없는 특별한 매력을 가진 우아한 목수국이 꽃이 드문 초가을 화단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방곡사의 변함없는 자랑거리 중 하나인 일급수가 수곽을 넘어 흘러내리는 소리가 법당으로 향하는

내 발길을 끈다....하는 수 없이 또 한눈.

 

 

 

 

 

 

 

오늘은 정봉스님께서 예불을 집전하셨다.

 

 

 

 

 

 

 

맑지도 그렇다고 흐리지도 않은 날씨가 이상하더니

종일 중국발 미세먼지로 온나라가 뒤덮혔었다고...

 

 

 

 

 

 

 

철불의 뒷모습에 자꾸 눈이 가긴했지만 앞으로 다가가 마주 서지는 못했다.

 

 

 

 

 

 

 

 

 

 

점심공양 줄이 유난히 길다.

 

 

 

 

 

 

 

 

 

 

콩나물밥과 초석잠 장아찌와 열무겉절이.

칼칼한 청양고추가 들어간 양념 간장에 비벼 먹으면 순식간에 한그릇 뚝딱이다.

 

 

 

 

점심 공양 후 삼시개념 불사와 시식.

묘허큰스님 손상좌 경기도 광주 대법사 주지 정봉스님.

 

 

 

 

 

 

 

 

자종금신지불심 自從今身至佛身

견지금계불훼범 堅持禁戒不毁犯

유원제불작증명 唯願諸佛作證明

영사신명종불퇴 寧捨身命終不退

-나무아미타불-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무슨 일을 하더라도 입지가 바로 서야되요. 그렇지아니하면 왔다갔다 갈팡질팡...항해하는 배가

목적지가 없으면 닻을 내릴 곳이 없으니 표류하게 되지요. 그와같이 우리가 무슨 일을 하더라도 하는 일에 대한 입지가 분명하지

아니하면 안됩니다.

수계할 때 스님들도 이 게송을 꼭 읽는데 계사스님이 먼저 읽으면 뒤에서 수계자가 따라 해요..이것을 불교에서 '입지게立志偈'라고 해요.

무슨 말씀인고 하면..(자종금신지불심) 토록- 이 몸이 금생으로부터 깨달음을 얻어서 구경에 가서 부처님이 될 때 까지 (견지금계불훼범)하겠사오니

-부처님이 설해주고 부처님 앞에서 다짐하고 부처님으로부터 전해 받은 게를 굳게 다져서 절대 범하지 않겠으니 (유원제불은작증명)하소서

-오직 원컨대 모든 부처님들은 저의 이 결심을 증명해 주옵소서 (영사신명종불퇴)하니-이 목숨을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한걸음도 물러서지 아니하고

계를 굳게 가지겠다...는 그런 게송인데 사미계에는 꼭 이 게송을 선창을 하고 계를 받습니다.

이 게송이 부처님께서 설하셨다든가 그렇지 아니하면 어떤 자성을 증득하고 깨달은 영안종사 선지식께서 설하신 게송이 아닙니다.

17,8살 되는 아주 어린 사미가 목숨을 버리면서 읊는 게송이예요..

 

남방불교 부처님 당시에도 걸식을 하셨어요.금강경에 보면 제일 먼저

식시食時-공양을 할 때가 되면

착의지발-가사장삼을 수하시고 발우대를 들으시고 성중으로 나아가

차제걸이-차례대로 밥을 빌었어요.

칠가식(칠거식)-골고루 복을 지어주고 골고루 인연을 맺어주기 위해서 첫발이 닿은 집 부터 차례대로 일곱집에서 빌어

환지본처-당신이 주석하시는 곳 (기원정사)으로 돌아오셔서 식사를 마치고 발우를 거두고 발을 씻고 자리를 깔고 앉으셨다...는게

금강경 서분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옛날 옛적 인도에 아주 인물이 출중한 젊은사미가 있었습니다..

그 젊은 스님이 탁발을 나가는 집에 있는 또래의 딸이 잘 생긴 스님의 인물에 반해버렸습니다. 그런데 상대는 스님이야,,,그러니까

혼자서 고민을 하다가 상사병이 나서 자리에 눕게 되자 부모가 물었어요,,,마지막으로 부모에게 할말이 없느냐,,,사실은 아침마다

탁발오는 젊은 사미스님이 너무 거룩하고 잘 생겨서 그 스님을 사모하다가 병이 났습니다,,,얘기를 들은 부모가 그 소원 못들어 주겠느냐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너의 사람으로 만들어 줄 터이니 너는 그동안 기력을 차려 몸을 가꾸어라,,,했어.

어느날 스님이 탁발을 왔을 때 납치를 했어요,,,당신이 내 딸과 정혼을 하고 평생의 부부가 되겠다고 약속을 하기전에는 여기서 죽어도

나갈 수 없을 것이다,,,스님이 생각하기를 내가 부처님의 계를 받고 죽음이 두려워 파계를 하면 되겠느냐,,,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읊은 게송이

바로 '입지게' 입니다. 불교에서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은 큰 죄입니다. 왜?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죄가 불효죄인데 부모님이 나아주신 이 육체를

내 마음으로 목숨을 끊었기 때문에 죄 가운데 자살이 굉장히 큰겁니다. 당신이 자살을 하지만 계율을 지키기 위함이니 모든 부처님께서는

이것을 증명해 주십시요...하고 게송을 읊고 목숨을 끊은 겁니다.

 

그 후로 스님들이 수계할 적에 이대로만 하겠다고 '입지게'를 읽으며 입지를 분명하게

세운다는 거예요. 오늘 내가 왜 이 얘기를 하느냐..우리가 신행생활을 할 때도 왔다갔다 바람이 부는대로 물결이 치는대로 갈대처럼 이리저리

쓸리다보면 시간이 없어요. 내가 항상 하는 얘기지만 일일일래에 래일소...올날이 자꾸 오면 올날이 적어져요...그러니까 오늘 할 일 오늘 하지

내일로 미루지 마라..내일내일 하다보면 내일도 한이 없습니다..내일도 한이 없고 명년도 무궁하지만 ..시간은 영원하다..끝이 없다..시작도 없고

끝이 없어..하지만 한 중생이 받은 한 몸뚱아리에 있어서는 올날이 자꾸오면 올날이 적어진다..거일은 불래..지나간 날은 두번 다시 오지 아니하고

래일거..온 날은 가고 말아. 가는 날(세월)은 그냥 가지 아니하고 아까운 청춘 빼앗아 도망가는 거야..

그러면 오는 세월은 그냥 옵니까? 백발을 하나하나 주러 옵니다...그러다가 올날 다 와버리면 금쪽 같은 이 내 몸과 틀림없는 이 내 마음

(이것이 나의 주인공이고, 참 나요 ,나의 본래 모습)인데 ..틀림없어요. 이 몸과 마음이 이별하는 순간..죽는 거 별거 아니라요..영,육이 물질적인

육체에서 정신적인 영체가 떠나가면 육체생이 끝나요..그것이 죽는 거야..그렇게 되면 여러분이 금쪽같이 아끼고 사랑하지만 숨 한번 들이 쉬고

못내쉬고 주인 떠나가면 썩는 냄새만 남아요...우리는 한평생 살아가면서 해놓은 것이 이 몸뚱이 앞잡이 노릇하고 종노릇하고 심부름 한 것 밖에 없어요.

몸뚱아리 즐겁게 해주면서 나는 업을 지어..업 밖에 지어놓은 게 없어요..그 업은 요놈 몸뚱아리 때문에..

이 몸뚱아리는 죽으면 썩은 냄새 풍기지만 금쪽 같지..그래서 금쪽 같은 이 내 몸과 틀림없는 이 내 마음이 여위는 순간..이별하는 순간..

육체를 떠난 영체는 자성을 증득하고 깨달아 생사해탈을 하지 못하면 금생에 여러분들이 살아오면서 지어놓은 업 때문에..업이라고 해서 딴 거 아닙니다.

한 일이 업이야..좋은 일도 업이고 나쁜 일도 업이야 ...이름이 틀릴 뿐이지..좋은 일은 선업이고 나쁜 일은 악업..업은 한번 지어놓으면 가사백천먼겁..

가사 백겁,천겁,만겁이 가도 소작업은 불무...한번 지어놓은 업은 그 과보를 돌려받기 이전에는 없어지지 아니하고 ,인연 해후시에는 시절인연이 도래해야

..우리가 이 세상에 뭐하러 왔느냐..부모 미생전 전생에 남한테 줬던 것은 돌려 받아야 되고, 받았던 것은 돌려 줘야 하기 때문에 왔어..

주고 받으면서도 새로운 업을 지어가면서 주고 받아요...그러면 지어놓은 업이 있기 때문에 그 과보를 내생에 받아야 되요..그래서 시작없는 옛적부터

최초의 한생각에 무능식에의해 육도문중을 전전하다가 여기까지 온거야. 금생에 사람 몸 받아 불법을 만났을적에 그저 입지를 분명히 해서

내가 갈길...어떤 길로 가야 하는냐..염불수행을 하겠느냐..주력을 하겠느냐..강경을 하겠느냐..화두를 하겠느냐..내가 갈길을 분명히 정해 놓고

그로부터 한걸음도 물러서지 아니하고 결코 인생일대사를 해결하고 말겠다는 결심을 좀 가지라...불교 믿으면서 그저 왔다갔다 이 것만 하지말고..

열심히 해주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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