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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묘허큰스님 출가 60주년을 축하드립니다~ 본문
※법랍法臘 -출가하여 스님이 되기 위한 마지막 단계인 구족계具足戒를 받은 후
하안거가 끝나는 날인 음력 7월 15일을 기준으로 해서 세는 승려의 나이를 말한다.
비구는 세속과 달라서 안거의 제도에 의거하여 음력 7월 15일을 연말로 하고,
매년 하안거를 지낼 때마다 1년 씩 연수를 더해 나이를 헤아리는데 이를 법랍法臘,
혹은 법세法歲,계랍戒臘,하랍夏臘,좌랍坐臘 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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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14일 방곡사 지장법회,그리고 묘허큰스님 출가 60주년 (법랍 60세)기념 잔치가 있는 날.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동참하시는 바람에 죽전에서 안양팀 버스로 갈아타고 방곡에 도착했다.
색색의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린 보리똥 나무가 길 양 옆으로 도열한 방곡사의 모습은
멀리서 부터 축제 분위기다.
밤사이 내린 비로 말끔히 목욕을 마친 열매가 보살들의 발걸음을 작정하고 붙잡고 늘어지는 바람에
못이기는 척 하나 둘 유혹에 넘어가 입안으로 과육을 밀어넣어 본다.
오늘 따라 빨리 도착하였으니 시간도 여유롭고..어찌 그냥 지나칠소냐..
많이 따먹었다.
옥지장전에 인사하고
절 마당에는 잔치 준비가 한창이다.
그리고 법당에서는 정봉스님의 연명지장경 독송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마당에 앉아서 예불을 모시다가
오늘은 오전에 관음시식 삼시개념불사를 연이어 하고 오후에는 잔치가 있을 예정이라고 하셨다.
묘허큰스님 손상좌이신 대법사 주지 정봉스님.
예불과 시식이 끝나고 축하 떡케익이 준비되었다.
'사랑하는 큰스님~생신 축하합니다~~'
영광독로靈光獨露 하야 형탈근진逈脫根塵 하니
체로진상體露眞常 하야 불구문자不拘文字 로다
진성무염眞性無染 하야 본자원성本自圓成 이언만
단리망연 但離妄緣이면 즉여여불卽如如佛 이라
나무 아미타불
금년이 내가 절집에 온 지가 61년 째 만60년 입니다.
사실은 앞으로 두어달 더 있다가 음력7월 보름날인데..그날을 지내고 칠월 스무 하루 부터,낙동강은 보통 720리라고 하는
..그렇지만 발원지에서 김해 하구까지 내려가면 1,300리 하고도 5리가 더 넘습니다.523㎞가 되는데..그것을 혼자
걸망 짊어지고 삿갓쓰고 주장자 짚고 걷다가 숙소가 있으면 들어가 자고 없으면 텐트를 치고 자고..그렇게 하자면 스님
생활도 회향을 하고..원래 예전에는 60세가 되면 '환계식'이라고 해서 계를 부처님께 다시 바치고 그때부터는 자유롭게
수행하며 사는 의식이 있었는데 지금은 전무해 졌어요.그래서 내가 가사장삼도 불태우고 부처님께 계도 다시 바치고 ..비승
비속으로 생활하려고 했더니..왜 이제는 없어진 법을 스님 혼자 별나게 하려하시는지..안된다고 해.
'그러면 환계는 안할테니 걷는 것은 말리지 마라'그것도 절대 혼자 걷는 것은 안된대요..그래서 음력 스무 하루부터 황기-낙동강
발원지에서 출발하는데 석우스님 당신도 같이 걷는대..그리고 지금은 대흥사 선원에 있는 일타스님의 막내 상좌 해신스님이라꼬..
그분이 차에 짐을 싣고 뒤에 따라와서 숙소와 식사할 곳을 마련해 놓고..그래야 가시도록 하지 아니라면 걷는 일도 안된다는 겁니다.
사람이 사는 것이 언제 사는 거냐하면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자기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을 때 그때 그것이 사는 것이지
자기 마음대로 계획을 세워놓고 내 맘대로 안돼는 거야....
'걷는다'는 것은 왜 했느냐...아주 옛날부터 계획을 세웠어요. 여러분들이 잘 모르지만 공허한 구름이라는 책을 보고 계족산을
갔다 온 사람들은 '허운조사'에 대한 얘기를 알겁니다.허운조사의 일생에 대해서 '허운'은 공허한 구름,빈 구름이라는 책이 있어요.
그 책을 저술한 분인 청나라 말년에 중국 불교가 쇠퇴해 졌을 때 칠종을 부흥시킨 칠종의 조사가 허운스님 입니다.
그 어른은 3대 독자 외아들인데,역시 아들이 없는 삼촌에게는 양자이기도 했지만 밀교계통으로 출가를 했습니다...그러다가 아버지
에게 잡혀왔지만 다시 출가해서 몇해 지난 24살 쯤에 구족계를 받고있는데,아버지가 찾아와 사정하는 바람에 집에 와보니
처녀를 둘이나 구해서 혼사를 정해 놓은 겁니다.그래서 하루에 두번 장가를 가게 되었는데,오전에는 아부지 며느리 될 사람과 결혼하고
오후에는 삼촌 며느리 될 사람과 결혼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첫날 밤에 부인 둘을 데리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나는 출가한 스님이고
구족계를 받았기 때문에 파계할 수 없으니 내가 계율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시오' 하니 여인들은 허락하고 따라 주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나중에 그 두여인을 교화해서 전부 출가시키고 비구니가 되었어요.그렇게 되니 아버지는 포기를 하고 아들을 그리워하며 한평생을
살다가..어머니,삼촌,숙모..모두 다 돌아가신 후에 부모님이 외아들이 출가하여 스님이 되어서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괴로웠을까..부모 마음을
아프고 괴롭게 한 죄를 참회하겠다고 보타산에서 시작해서 4천키로( 만리)를 오대산까지 삼보일배를 했다는 거야.
'나도 젊어 절을 많이 해서 무릎이 탈이 났으니 삼보일배는 할 수 없지만 4대강 사업으로 길이 만들어 지고,출가 60주년이 되면 그때
환계를 해서 자유롭게 걸어야 되겠다.'계획 세웠던 겁니다.그래서 오늘은 걷는 얘기만 할라했는데..케익이다 뭐다 내 생각하고는
안맞는거고 ..화환도 그렇고..오늘은 식구들을 위해 잔치한다는 얘기만 했는데 일이 이렇게 까지 되었어요.
60년 동안 해놓은 게 남았어요..60년 세월만 자랑해서는 안되고 모든 반연을 끊을 줄도 알아야 되고,자성도 증득하고 깨달았어야만이
보람이 있지 그렇지 못했다..그것은 자기 스스로만이 아는 거니까..그래서 옛날에 우리 스님들이 하는 말이 '니가 도인이다 내가 도인이다
아무리 자랑해봐도 아무 소용없다' 일생에 공부한 것이 언제 판결이 나느냐...안광낙지시에..눈의 빛이 땅에 뚝 떨어지고 콧구멍 속으로
들어간 바람 낀 공기가 코밖으로 못나올 적에 당신 일생을 스님 노릇하며 살아 온 살림살이가 판결이 난다..이거야.
그래서 조금 전에 여러분에게 소개한 게송이 뭐냐 ..백장스님의 법문을 고령산 신창선사가 스승이신 계현스님에게 일러준 법문이야.
영광靈光이 독로獨露하야 형탈근진逈脫根塵하니 - 몸은 늙어가도 마음은 안늙고, 몸은 죽고 없어져도 마음은 없어지지않고 홀로 빛난다.
영광은 독로하여 신령스러운 나의 자성의 빛..참나의 주인공의 빛은 독로해..홀로 빛나서 형탈근진 이라..6근6진 이 몸뚱아리가
다 떨어지고 쓸모없어져 벗어던져 없어져도 이 마음은 없어지지 아니하고 홀로 빛난다...늙어도 육체가 늙었지 내 마음,참내가
늙은 것은 아니야..세월이 가도 그저 인간이 정해놓은 숫자적 60년 세월만 흘러갔지 나의 본래 모습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 같애.
그것은 형체가 없고 모양이 없어서 세월이 간다고 커지거나 늙어지거나 죽어지거나 하는 것이 아니다..
진성은 무염하여 본자원성이야..참다운 우리의 성품,참나 나의 주인공,인인 개개인이 가지고있는 마음,이 진성은 무렴해..물듦이 없어.
육체는 물질이고 형체가 있기 때문에 잘난 것,못난 것,귀한 것,천한 것도 있고 물질은 물들인다고 물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마음은 허공과 같아서 모양이 없기 때문에 무엇으로 물을 들일 수도 오염시킬 수도 없어..진성은 무염하여 본자원성이야.
망연된 반연만 툭 끊어버리면 돼..반연 못끊으면 아무 소용없어..스님들이 세가지 출가가 있어요..신출가,심출가,심신출가..몸은 절집에
왔는데 생각은 항상 세속에 머무르고 있으면 몸은 출가했지만 마음은 부처님전에 못왔기 때문에 신출가,몸은 이런저런 반연에 얽혀서
세속을 떨치고 부처님 앞에 올 수 없지만 마음은 여러분들과 같이 부처님 앞에 항상 와있으면 심출가야.
다음에 몸과 마음이 다함께 부처님 앞에 왔을 적에 참으로 올바른 출가라고 할 수 있어요.
그렇지만 출가를 했지만 반연 못끊으면 안되거든? 일가다 친척이다 ..절집에 와서 살아도 상좌고 스승이라도 니인생 따로 있고 내인생
따로 있고,내인연 따로 있고,내공부 따로 있고..암만 거기에 집착을 해봐도 지인생이지 내인생이 될 수 없다...그러거든?
그러면 반연을 툭 끊을 수 있는 힘과 능력이 있어요..다만 망령된 반연은 생각을 일으켜 얽어 놓은거야..그렇기 때문에 망연이야.
그래서 영광은 독로하여 형탈근진.. 체로진상하야 불구문자..우리의 참다운 모습은, 체로진상은 불구문자야..문자나 말로 표현할 수 없고
나타낼 수 없는 것이 우리의 본래 모습이요, 자성이야..그래서 진성은 무염해서 본자원성이야.
그래서 망연된 반연만 툭 끊어버리면 즉여여불..바로 그 곳이 깨달음의 세계요..열반의 세계요..영원의 세계요..불생불멸의 세계요
..부증불감의 세계요..그 자리는 남도 없고 죽음도 없고(불생불멸), 더한 것도 없고 덜한 것도 없고(부증불감) 항상 여여한 그대로의 본래 모습,
이거 하나 바로보고 가면 생사가 다 끊어지고 생사윤회에 얽히지 아니하고 업業과는 상관없이 이무의 이치에도 걸리지 아니하고
사무의 사실에도 구애받지 아니하고 이사무애,이치와 사물에 하나 걸림없고 사사무애,일일이 걸림없는 대자유의 대열에 동승할 수 있을적에
축하고 받고, 존경도 받고, 꽃다발도 받아도 되지 그때는...그러나 참 내 공부는 나만이 알지 누구도 알 수 없는거야..공부에도 한번 미쳐봐야
되고..나는 공부에도 미쳐봤고 실지로도 미쳐봤고..그것이 다 실다움이 아니라고 세상 사람 누구도 빠져버리면 못잡는데 내가 내 스스로도
거기서 포교한다고 세상으로 헤어나와 세상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도 봤어요..그래서 마지막 인생은 참나를 위한 내 인생을 살아보자..하니
그 얽어맨 반연 때문에 늙었다고 가만 놔두지를 않고 그 자유조차 내 마음대로 안되는 거야..
뭐 이런 거 까정..하시면서도 즐거워 하시는 우리 큰스님.
드디어 점심공양시간.
잔치날에 걸맞게 곤드레 비빔밥과 각양각색의 떡과 과일.
이렇게 많은 사람들 어떻게 다 먹이나..걱정 하지만 부족함없이 모두들 행복하게 잔치음식을 나누어 먹었다.
조항조의 '만약에'를 부르는 모습에 감탄을 했었는데..항상 잔치날 mc로 봉사하는 분의
신명나는 목소리로 오후 잔치 공연이 시작되었다.
여러 무명의 가수들의 노래가 계속되고 모두들 즐거워 하고
한자리에 있지 못하고 어슬렁거리는 나 같은 사람도 물론 있다.
올해도 여전히 여러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는 '으아리'
팔자로 노래 잘하는 자타 공인 방곡사 식구 같은 '유지나'가 나오자 마당은 최고로 후끈해 졌다.
오후 4시가 훌쩍 넘긴 시각에
이제사 열명 넘어 신청한 노래 자랑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수상자에게는 묘허큰스님께서 귀한 상품을 준비해 두셨다는 말씀에 모두들 더 열심이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큰스님께서는 이 모든 잔치를 계획한 상좌 석우스님께 고맙다는 말씀으로 마무리하셨다.
잔치집 선물로 방곡사표 된장이 나눠지는 마당에는 아까아까 부터 된장냄새로 진동했다.
잔치가 정리되자 종일 말썽 못피우게 묶여있던 삼순이와 *동경이가 마당을 점령했다.
*동경이는 신라시대 때 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우리나라 전설 속의 토종개로 천연기념물 제 540호이다.
순하게 생긴 외모와 뛰어난 친화력을 가진 개로 똑똑하고 충성심이 강한 명견,경주개이다.
정우스님하고 유영스님은 말도 못하게 사랑스러운 눈으로 두놈을 바라보시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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