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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고성구간]해파랑길 제10구간 46코스 장사항~청간정~삼포해변 본문
장사항에서 아침을 먹고 45코스 스탬프 득템
다시 전의를 다지며 출발~
해파랑길 안내판과 스탬프박스가 있는 곳 정면의 골목으로 나가 도로를 걷는 구간이다.
08시 23분.
해양경찰 추모탑.
드디어 고성으로 들어서다...
"어서 오십시요 고성군입니다"
그들은 내가 뒤로 쳐진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그리고 이 셔터 한번 누르면 나는 그들과 더 멀어지겠지만
나는 이 모습을 훔쳐보는 것에 쾌감을 느낀다.
아름다움을 혼자 공유하는 게 죄라면 난 분명 죄인이다.
우리동네 사당역도 아닌데 여기도 까리따스 수녀원이 있다.
보는 순간 난데없이 그림이 그리고 싶어졌던 창고건물.
용촌교.
언제부터 해파랑길을 챙겨줬다고?
자전거길 밑에 해파랑길 표시가 함께 있다..왜 생소해 보이지?
Bob Dylan 의
"Knockin' on Heaven's Door" 가 떠오르는 아름다운 바다가 눈 앞에 펼쳐졌다.
영화의 한장면도 떠오르는 아름다운 그 바다.
요즘 해변에는 작렬하는 태양 아래 꼬닥꼬닥 말라가는 하트가 수도 없이 널려있다.
좀 비싼 리조트가 자리잡은 해변에는 이런저런 설치물이 많다.
주변 청소부터 좀 잘 하지...
첫째날은 물론 아름답긴 하지만 종일 티끌같은 세우가 오락가락하더니
둘째날은 정말 햇살이 뜨거워도 너무 뜨겁다.
출정을 앞두고 있는 테트라 포드 부대.
물론 원래의 해파랑길이 주관한 안내판은 아니겠지만 이 정도면 괜찮아 보이는데
지금의 해파랑 안내판은...너무 허접한 것 같다.
봉포항 테트라 포드는 모자이크 타일을 입고있다.
분명 눈길을 사로잡는 비쥬얼은 좋다 나쁘다 말은 못하겠지만
참 잘 만든 건 확실한 것 같다.
저 도로를 주욱 따라 올라가면 우리가 가는 종착지' 고성 통일전망대'라는
이정표가 눈에 들어오자
너무 감격해서 도로 가운데 당당히 서서 기념으로 한장 찍었다.ㅋ~
이름처럼 해변이 참 천진해 보인다.
옴뫄야~저거 바라...아무리 죽을똥 살똥 20㎞ 넘어 걸어왔는데 해변 끝에
어제 걸었던 속초등대전망대가 식별 가능할 정도로 보인다.
급 좌절,,우울,,
그냥 폼나서...
해파랑길은 왼편으로 방향을 가리키고 있지만 우리는 과감히 월담을 하라고 부추긴다.
선두가 담 아래 리본 표시를 해두었다.
망설임없이 철조망이 쳐진 오른편 길 옆으로 들어섰다.
데크를 이렇게 폼나게 깔아놓고 "출입금지"한 이유를 잘 모르겠다.
항개도 안위험해서 긴다리 짧은다리 할 것 없이 자연스럽게 넘어서 데크에 올랐다.
해파랑길이 하릴없이 가리킨 길을 돌아오면 왼쪽 마을 사이의 길로 나와서
여기서 합류하는 가 보다.
청간정 안내소,매점,화장실.
청간정 안내소 앞에 있는 정자에 올라가 잠시 발바닥에 난 불 좀 끄고
매점에서 하드랑 까자 사와서 먹으며 잠시 쉬었다.
09시 55분.
아침을 먹은 장사항에서 청간정 까지 6.5㎞// 1시간 30분
청간정에서 본 청간해변.
친절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거다.
빨래도 말리고,명태도 말리고,오징어도 말리고...
아야진항.
눈길을 뗄 수 없었던 바다빛.
철조망에 갇힌 바다와 오랫동안 나란히 걷는 구간.
그나마 같은 듯 또다른 바다빛만 아니면 승질났을 뜨겁고 지쳤던 구간.
차라리 모르면 좋겠지만 눈 앞에 놓인 저 길이 어떤 길인 지 훤하다.
발밑은 뜨겁고 그늘도 없고 경사길.
지겨운 철조망에 갇힌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구간과
언덕진 아스팔트 언덕길을 넘은 보상으로 잠시 편해지는가 했더니
다시 철조망을 따라 같이 순찰 좀 돌자한다.
이제는 천학정을 찾아 산으로 오른다.
11시 20분.
입구에서 카메라 베터리 교체하느라 잠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모두들 의리없이 순식간에 눈 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하긴~ 저 즈음이면 멈췄다하면 다시 시동 걸기 힘든 앵꼬 직전 자동차 마냥 모두들
남 걱정 해줄 타이밍이 아니긴 하지.ㅋ~
헥헥대느라..찍사님 카메라에 김 서렸어요.쿨럭~
'천학정'이 왜 고성 8경인지 이해가 안가지만 과거 멀리 보는 풍경 때문이었다면
지금은 분명 많이 훼손되었다 안타까워 하는 사람의 걱정 정도는 이해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천학정 아래 교암항.
해변 끄트머리가 아마도 능파대인 것 같은데
괜시리 돌아나와야 하는 억울함은 없어야..결국 안으로 돌아 들어가지 않고
백도해변 방향으로 도로길 직진.
한참 동안 뜨거운 아스팔트 길.
백도해변 오토캠핑장.
도로 바로 옆에 도로를 등지고 서있는 두기의 석상.
형태를 보면 미륵불이라기 보다는 무덤 옆에 세우는 망주석 중 문인석 처럼 보인다.
오래전 부터 동네 사람들이 치성을 올리던 미신과 연관된 석상인 것 같다.
문암 1리항.
.........
고성 문암선사유적지.
목적지 삼포해변이 바로 앞으로 다가왔다.
이것저것 한눈 팔다가 시선을 맞춰보면 셔터 한번에 그들은 아마도 20m는 멀어지는 것 같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렇게 한눈 팔거리가 많은 데 그럼 눈감고 가라는 거임?
손으로 만져보고 싶은 걸 꾹 참았구만...
12시 30분.
해파랑길 770㎞ 이어걷기 해파랑길 제10구간 46코스 도착점이자 47코스 출발점인
삼포해변 스템프 박스 앞에 도착했다.
※제 13차 해파랑길:10월6일~10월8일 (1무 1박 2일)※
-해파랑길 제 9구간 43~46코스 하조대해변~삼포해변
1일차 해파랑길 제 9구간 43~45코스 하조대해변~수산항~설악해맞이공원~속초등대전망대해변
34.7㎞ //13시간 45분(식사,휴식시간 포함)
2일차 해파랑길 제9구간 45~46코스 속초등대전망대해변~장사항~삼포해변
23.35㎞//7시간 24분(식사,휴식시간 포함)
해변 앞 도로 건너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속초시외버스 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우리 총무는 참 살림 알뜰하게 산다. 말이 나온 김에 하는 말이지만
1박2일 동안 먹고 자고 움직이는 전체 경비가 1/N하면 아무리 많아도 10만원 안짝이다.
배차간격이 20~30분 되는 버스(1번)가 운좋게 금방와서
30분도 채 걸리지 않아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오후 한시가 넘은 시각에
늦은 점심으로 터미널 부근의 식당에서 삼겹살을 포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해파랑길에서는 그 흔한 삼겹살을 처음 구워먹은 날이었다.
오늘도 모두들 애쓰셨습니다~♡
15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동서울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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