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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더 특별했던 묘허큰스님 법문 본문

방곡사 가는 날

더 특별했던 묘허큰스님 법문

lotusgm 2021. 10. 27. 10:15

 

 

 

 

 

 

 

오늘이...오늘이 구월 스무날...방곡사를 창건해서 1998년에 개원해서 23주년 맞는 날입니다...조그맣게 인법당으로 시작한 거예요. 이 방곡사를 시작하게 된 인연이 참 묘해요. 그 당시 조계사에는 현근스님이 주지를 하고 계셨고, 백고자 법회를 많이 했는데 지장경 계통은 내가 맡아서 법문을 하러 갔다가 나오면서 '토방'(그 당시 불교티비의 시작된 곳)에 들러서 차를 한잔 먹고 가야겠다...그 스님이 차복이 있어 200년된 보이차를 홍콩에서 얻어서 왔으니 맛보고 가시라고...그래서,

그런데 도자기가 하나있어, 이 도자기가 물이 침전이 잘된다고, 그렇게 차를 얻어 먹었어요. 그 좋은 도자기를 샀다는 곳을 물었더니 단양 대강면 방곡이라는 동네에 도자기 만드는 곳이 있다고 말해요...나도 한번 가봐야 되겠다 생각하던 중에 저 숙모님 사위가 일본에서 왔을 때 물 침전시키는 도자기(수지) 하나 산다고 해서, 같이 문경에서 넘어오는 벌재는 포장도 안되고, 문경읍에서 동로로 오는 길은 형편무인 지경이라...그 벌재를 넘어 오다보니 오른쪽으로 보이는 밭이 참 좋아요, 그래서 무작정 밭을 사려니 주인은 아쉬운 것도 없으니 팔 생각이 전혀 없어 물어볼 수 조차 없다는 거라...그래도 인연이 되려면 파는 수도 있고 팔려고 내놓으면 꼭 연락 달라...그 해 금융실명제 되던 해 토지실명제도 할거라는 소문에 밭주인이 갑자기 밭을 내놨다는 연락이 온거여...그렇게 시작된 방곡사 인연이 지금까지 왔습니다.

 

여기와서 24년을 살았어요, 오늘이 만 23주년 기념일입니다...우리 개원 기념이라 오는 거는 좋은데...

사실 알고보면 생일은 축하받을 일이 아니예요, 진리를 모르니 축하받는 거지... 이 세상에 우리 뭣하러 왔느냐 하면 죽으러 왔어요. 내 항상 하는 얘기지만 무생이면 무사야, 안나면 안죽어요, 났기 때문에 반드시 죽게되어 있지 이 세상에 온 사람이 안 가는 사람이 없고, 난 사람이 죽지 않는 사람이 없고, 만들어진 물건이 깨어지고 떨어지고 없어지지 않는 게 하나도 없어요. 그래서 우리 불교에서 물질 현상계에 있어서는 영원이라는 것은 절대로 존재하지 아니하고 생자는 필멸한다...물질이라는 것은 쓰는 만큼 닳게 되어 있고, 현대 물질문명 과학에서 수천수만개의 세포조직으로 이루어진 것이 우리 몸뚱아리지만 우리 불교에서는 네가지 물질, 호흡하고 움직이고 걸어가고 오는 것은 風바람기운, 몸에 손이 닿으면 따뜻한 체온이 있어 그것은 火불기운, 눈물.콧물.오줌.똥.피.고름은 수분의 水물기운, 髮발.毛모.爪조.齒치.皮피.肉육.筋근.骨골은 地흙기운...이 네가지가 다 고루 갖추어졌을 때 육체가 건강해요, 그런데 이 네가지 중 어느 것 하나가 많아도 병이고 모자라도 병이예요. 地水火風 4대가 병을 일으킬 수 있는 병의 근본을 101가지씩 가지고 있으니까 불교에서는 육체적으로 병을 일으킬 수있는 근본은 404병이다, 그래서 스님들 축원할 때 사백사병 영영소멸이라고 하는데 404병이 뭔가 물어보면 대답을 잘 못해...첫째 바람기운이 많으면 패가망신, 바람은 자꾸 움직이는 기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바람기운이 많은 사람은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자꾸 돌아다니고 움직이기를 좋아해요, 바람기운이 몸 속으로 들어가면 호흡기계통에 병이 와요, 혈관을 타고 들어가면 혈압계통의 병이 오고, 더운 불기운이 많은 사람은 성질이 급해 다혈질이다, 진심이 많고 화를 잘내요, 그 화가 쌓이고 쌓이면 화(禍)병, 여기서 불火에서 재앙禍로 바뀐 것은, 고려 때 이조로 넘어오면서 불교문화였던 고려문화를 말살하는 과정에  유생들에 의한 겁니다. 물기운이 많으면, 물은 고여있으면 썩잖아요, 발효시켜 도수있는 물, 술을 마셔서 위장이 상해, 그리고 흙기운이 있으면 부피가(흙의 질량) 있어 살이 찌고 脂肪質이 많다 그래,4대가 고루 갖추어야 되는데 그 중에 하나가 소멸되면 육체의 생명은 끝나는데, 4대 가운데 제일 먼저 소멸되는 게 바람기운이야, 콧구멍 속으로 들어간 바람기운(공기)이 코 밖으로 나올 힘이 없으면 죽어야 돼, 그 다음에는 불이 꺼져요, 불은 공기가 있어야 사는데 바람기운이 몸 속에서 소멸되었기 때문에 불기운이 꺼지는 거야, 물기운은 열을 가해 없애버리고 나면 뼈조각 단단한 기운만 남아 있거든? 쇄골해서 산에 뿌려 버리면 4대는 아무 것도 없어지는 거야...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재는 존재하지 않아요. 크게 보고 현재를 잡으면 과거가 흘러가며 오지만 오는 것은 미래가 오지, 과거가 오는 게 아니고, 현재는 오는 순간에 과거가 되어 버리는 거야, 그래서 과거. 현재. 미래 중에 존재하지 아니하는 게 현재야, 지나가 버리면 과거로 존재하고 오는 것은 아직 안왔으니 미래거든? 지금 여러분의 몸뚱아리는 현재 이 시간에 머무르고 있지만 시계 초침과 함께 인생은 흘러가고 있어요. 그럼 어디로 가느냐? 따지고 보면 죽음이라는 목표를 향해 밤낮없이 달려가요, 달려가는 숙도는 다르지...10대 때는 갈 날이 아직 까마득하니 시속 10㎞ 정도라 안줄지, 60대 쯤 가면 지방 국도의 속도 정도 되고, 80대에 80㎞ 달리면 목적지 후딱이지...이제 우리는 80㎞ 속도가 붙었는데 축하하고 그럴 거 없거든? 머잖아 목적지 도착할 거여, 그렇게 보면 生은 축하받을 일이 아니고, 死도 두려워할 게 하나도 없어요. 새로운 生의 근본이니까...그래서 우리 불교에서는 生은 死의 근본이다, 역시 死는 生의 근본이야, 새로운 生을 안받을려면 열심히 공부해서 자성을 증득해서 생사윤회를 해탈해 버리면 끝이 나지만 그렇기 전에는 생사윤회가 끝이 안나요, 시작없는 옛적부터 육도문중을 돌아치다가 다행히 받기 어려운 사람 몸 받아서 태어났으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그러면 항상 감사하고 살아야지, 감사하면 만족해요, 만족이 최상의 행복이다, 인간(인생) 자체는 누가 보내줘서 온 것도 아니고 오고 싶어서 온 것도 아니고 전생에 지어놓은 업 때문에 줬던 거 받으러왔고, 받은 거 주러왔어요, 받을 거 제일 많고 줄 거 제일 많은 사람끼리 부부가 돼요, 전생에 지은 복 받고 주면서 또 지어놨기 때문에 내생에 가서 부부되는 건 떼어논 당상이라...

어쨋든 우리는 현실에 만족하면 돼요, 현실이 있거나 없거나, 아무 것도 없어도, 인생살이는 꼭 하루길 하고 같애요, 여러분들 각각 딴 지방에서 왔지만 오다보면 길이 똑바른 길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커브길도 있고. 오르막도 있고.내리막도 있고...그래서 인생은 하루길하고 똑 같다는 겁니다. 고저장단이 있어요, 그래서 평탄하게만 살 수 없는 게 인생 여로야, 오르막이 생기면 내 인생이 어려울 때가 되었나 보다, 오르막에 올랐다가는 반드시 내리막이 있으니 조금만 고생하자, 쉬운 길을 만나면 감사하다, 사업이 잘 풀리면 내 인생 직선노선을 만났구나 감사하다, 항상 감사하면 돼요. 감사가 최상의 행복이다, 감사해야 만족 하잖아. 신랑들 있어주니 고맙고 감사하고, 빈집 안들어가도록 집 지켜주고 있으니 고맙고 그럼 돼요...현실에 만족하고 하고있는 일에 충실하게 의무를 다하려고 노력하며 하루하루 후회없는 인생을 사는 것 보다 더 멋진 인생은 없다.

 

사실, 오늘 내 생일이라고 그러는데 간절한 축하를 받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거든...왜?

우리 속가의 어머니보살이 구십네살에 돌아가셨어요. 돌아가신 그 해 갔을 때에 다 찌그러진 시골 집에 들어서며 놀랄까봐 '저 왔습니다'하고 들어가니 그 소리 듣는 순간에 엉엉 울어...'왜 이리 우시냐'니까 '보고싶어 환장하겠다' '왔으면 보면 되지 뭐 그래 환장해 실컷 보소'하니 '아이고 뜬구름 지나가듯이 금방 왔다가 슬쩍 지나가는 거 어째 실컷 보노' 이카시더니 한 보름있다가 돌아가셨어... 그런데 그 전 해, 당신 93살 나던 해 내 생일이라고 오셨어요, 운전해 온 손녀딸한테 물어보니 집(의성)에서 출발해서 여기 까지 오는데, 국수를 삶아서 담은 오봉을 무르팍에도 안놓고 팔에 안고 왔대, 구십세살 먹은 노인이...도착해서는 차가 많아서 밑에서 걸어서 여기 까지 오는데 그걸 머리에 이고 왔어요. '그걸 왜 이래 해오노' 물으니 '생일날 국수 먹고 오래 살아라꼬' 그런 간절한 축하가 있겠어? 그런 간~~~절한 마음 속 뼈속 까지 우러나는 그런 축하를 받아봤지만 이제는 그 어른 가시고는 더 받을 수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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