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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혼자 걸어도 좋다 <남산둘레길> 본문
立冬인 휴일...다음 주에는 비바람이 치고 기온도 뚝 떨어진다는데
절정인 남산둘레길을 다시 한번 걷자고 만보여사와 약속은 했지만
과연 그 때까지 색고운 단풍이 남아있을 것인가 걱정도 되고...달리 할 일도 없고
그래서 늦은 아침을 먹고 혼자라도 남산으로 간다.
느릿느릿 버스를 타고 서울역환승센터에 내려서 Seoul Square를 끼고 그냥 주욱 오르면
성곽 아래 계단이 나타난다.
예상은 했지만 입구서 부터 남산으로 오르는 행렬이 만만찮다.
<남산둘레길>로 진입하는 여러 길이 있지만 내가 이 길을 선호하는 이유는
저 계단을 오르고 만날 수 있는 풍경이 남산 중에서도 가장 근사하기 때문이다.
와룡매臥龍梅는 임진왜란 당시 창덕궁에 자리하고 있던 나무를 일본으로 가져간 모목母木의 후계목으로,
일본이 한국침략에 대한 사죄의 뜻을 담아 400여년 만에 환국한 뜻 깊은 매화나무이다.
모목은 임진왜란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명령에 따라 1593년 일본으로 반출된 후, 1609년 부터 400여년간
사찰의 본당 앞에서 화려한 꽃을 피웠다.
사찰의 129대 주지스님이 일본의 침략으로 인해 조선에 많은 피해와 수많은 인명을 살상한데 대한 참회로
'안중근의사 숭모회'에 후계목 반환을 제의하였고 , 한.일 외교통상부의 적극적인 협조로 1999년 3월26일 안중근의사
순국89주기를 맞아 400여년만에 고국으로 돌아와 환국식과 더불어 남산공원에 홍매화 1주,백매화 1주가 식재되었다.
<남산둘레길> 주변에는 많아도 너무 많은 이정표가 있지만
솔찍히 좀 과해서 도움이 안될 수도 있음을 경험하게 된다.
'한양도성 유적전시관'에서는 2013~2014년 발굴 조사를 통해 드러난 한양도성 성벽을 살펴볼 수 있다.
남산은 한양도성과 함께한 500년 조선 왕조의 변화와 일제 강점기 훼손의 흔적, 그리고 현대 서울이 겪었던
수많은 사건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역사적인 장소이다.
지난번에 쉼터에서 간식을 먹고 내처 걷느라 걷지 못한 구간을
빠트리지않고 걷기 위해 이번에는 잘 찾아 들어갔다.
쉼터 옆 이정표 <남산둘레길>'야외식물원' 방향으로.
숲으로 들어와서야 <남산둘레길> 말뚝형 이정표를 볼 수 있다.
과유불급이라고...많은 이정표가 다 도움이 되는 건 아니라는 것이
이정표 앞에서 한무리의 일행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는 중이었으니 말이다.
(사실, 그래서 나는 트랭글 따라가기를 실행해서 출발했다)
'팔도 소나무단지'는 16개 시도 지자체에서 직접 식재한 소나무들이
모여있는 특별한 곳이다.
내 눈에는 다 같은 소나무처럼 보이지만 고향에서 온 소나무라 길래.
블친 다보등님이 올린 정이품송 아들나무를 보고 정말 신기했었는데...
이 정이품송 맏아들나무(長子木)는 정이품송(천연기념물 제103호)을 아버지나무로한 첫자식인 長子木으로
2010년 4월5일 식목일을 맞아 식재한 나무이다.
정말 신기한데, 지금 잘 자라고 있는 게 맞는지 누런 이파리가 건강한건지 잘 모르겠더라.
'팔도소나무단지'를 지나 <남산둘레길> 남측숲길 입구 방향으로 진입.
이제 아늑했던 숲길구간을 벗어나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내부 포장길 구간으로 나왔다.
실개천이 막힐까봐 관리자분이 뜰채로 물 위에 떠있는 낙엽을 건져내고 있었다.
이 구간의 애기 단풍이 절정이길 바랐는데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당장 내일부터 돌풍이 불고 비가 내리면 미처 물들기도 전에 쏟아내리지나 않을까.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다...가방에 든 커피를 마시고 싶어도
쉼터나 벤취마다 사람들이 그득이라 앉을 자리가 없다.
워낙 사람들이 많다보니 눈치보여서 사진 찍는 일도 쉽지않다.
'서울 공원사진전'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오늘은 와룡묘 주변으로도 사람들이 많아서 멀리서 보고 지나간다.
같은 나무 다른 색감.
길 바깥쪽으로 로키계단을 올라간다.
지금도 저 계단에 서서 가위.바위.보로 계단 올라가기 하는 청춘이 있네.ㅋㅋ~
서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Seoul Comfort Women Memorial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우리의 이 아픈 역사가 잊히는 것입니다.--위안부 생존자--
이 기림비는 1931년~1945년까지 '위안부'라는 미명하에 일본제국군의 성노예가 되어야 했던 아시아 태평양 13개국,
수십만 명의 여성과 소녀들의 고통을 증명하기 위해 세워졌다. 이 여성들을 기억하고,
전 세계에서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성폭력을 근절하고자 이 기림비를 바친다.
서울역 방향으로 회귀하는데, 출발할 때 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
결국 가방 속 텀블러는 꺼내보지도 못하고...
귀가할 때는 길 끝의 서울역 8번 출입구로 진입, 4호선 탑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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