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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기도가 이루어지는 날 꼭 다시 찾고 싶은 화성 <남양성모성지> 본문
너무 일찍 잠이 깨서 더 자고싶어 눈을 감고 있지만 잠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아침을 맞았다.
그리고 그 와중에 갑자기 생각난 '남양성모성지'를 가야겠다고 마음먹고 약속된 스케줄 하나 미루고
출발한다...사당역 10번 출구에 버스 정류장이 있는지 몰랐는데 도착해 둘러보니 최애 햄버거 가게 바로 앞이다.
계획에도 없던(ㅋ~) 와퍼를 하나 사서 가방에 넣고 기다리다가 화성으로 가는 1002번 버스를 탔다.
정확히 승차시간 53분만에 '남양성모성지' 정류장에 내려서서 바라보면
횡단보도 건너 성지 입구가 있다.
집으로 갈 때는 성지 바로 앞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면 되니까 정말 너무 편하다.
주차장을 지나 성지 입구를 들어서면서 특이한 건축물들이 즐비하다.
제주 섭지코지에 있는 안도 타다오의 '지니어스로사이'가 연상되는 곳은 무엇을 위한 공간인지 모르지만
야튼 내 눈에는 근사한 것 같다.
※'유니크베뉴'는 마이스(MICE, 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회의에 활용하는 컨벤션센터나 호텔 연회장 등 전문적인 회의 시설은 아니지만, 지역의 독특한 정취와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장소를 일컫는다.
이 건물이 경기유니크베뉴에 선정된 건물이다.
아마도 임시건물처럼 보이는 곳이 사무실과 식당인 것 같은데
'국수를 판다'는 메모가 붙어있다.
특별히 뭐라고 부르는 곳인지 모르겠지만 실내에는 초를 올리는 곳이 있어...
나는 불자라 초를 켜는 간절함을 안다...그래서 나도 굳이 붉은색의 초를 골라 올렸다.
한시가 다 되어가는 시각, 너무 편안한 장소에서 텀블러에 담아온 따뜻한 커피와 햄버거를 먹었다.
햄버거를 먹으며 바라보면 가장 높은 곳의 대성당이 예수님의 날개처럼 보인다며...
대성당은 '마리오 보타'의 작품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 중에서 마리오 보타는 상업적으로도 대성공한 건축가로 꼽힌다. 딱 보면 그의 작품임을 알게 하는, 기하학적인 건물 형태가 주는 상징성 덕이라는 평가가 많다. 동시에 종교 건축물도 많이 설계해 ‘영혼의 건축가’라고도 불린다. 마리오 보타는 “오늘날 교회를 세우는 것은 과거로부터 이어진 역사의 연속성을 위한 일이고, 또한 풍경에 균형을 주는 일”이라며 “기도의 장소에 들어서면 침묵과 존경의 순간이 저절로 찾아오는데 그때 건축이 사람들을 도울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부는 건축가에게 세 가지를 부탁했다. “빛으로 충만하고, 소리가 좋으며, 관리비가 많이 안 드는 대성당을 지어달라”는 것이었다. 이에 보타는 “대성당은 디테일이 생명이니, 서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생각해 보면 '남양성모성지'를 알고 거의 8개월만에 대성당으로 가는 길...
성모당...남양 성모 마리아께 드리는 기도.
아기 예수와 어머니 마리아 상이 참 아름답다.
대성당은 약 60만장의 붉은 벽돌로 지어졌다. 현장의 감독을 맡은 한만원 건축가(HNS건축사사무소 대표)는 남양성모성지의 총괄건축가이자, 대성당의 실시설계와 감리를 맡아 보타와 함께 10년을 뛰었다. 벽돌 치수를 3차원으로 그려 일일이 계산해 벽돌을 잘라 쌓았다. 어긋나 보이는 벽돌은 뜯고 다시 쌓기도 했다. 한 소장은 “철판 두께를 2㎜로 할 것이냐 3~5㎜로 할 것이냐에 따라 느낌이 다른데 그런 것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도록 현장에서 결정하느라 애먹었다”고 말했다.
- 중앙일보 발췌 -
때마침 어디선가 종소리가 울려퍼지는데 저 종을 직접 치는 건 아닌 것 같다.
얇은 벽돌로 쌓은 외관은 보고있어도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다.
굳이 말하지 않으면 낱낱의 벽돌을 쌓아서 만들었다는 사실을 인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나도 그랬으니까...
황홀한 내부의 모습은 다음에 꼭 볼 수 있을테니 너무 안타까워하지 말자.
대성당 뒷모습도 보고싶었는데 뒤로 접근하는 길이 안보여서,
'성경에 따른 십자가의 길'을 걸어 보기로 하고 출발했다.
계단은 공사 중이라 접근 금지란 표시가 있었는데
뒷편의 산을 올랐다가 내려올 때는 저 계단으로 내려올 수 밖에 없었다.
무슨 오기였는지 모르지만 야튼 대성당의 뒷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숲길을 올랐다가
다시 밖으로 나온 곳이 성당의 옆 쪽이었다.
그제 태풍의 영향인지 숲은 나무들이 뒤엉키고 토사가 흘러내려 걷기에 부담스러운 경사로
내려올 일이 걱정되어서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고 조심조심 내려선 참이다.
네번 째 고통 :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아들을 만나심.
여섯번째 고통: 돌아가신 당신의 아들을 품에 안으심.
세 차례의 대대적인 토목공사와 여러 번의 크고 작은 공사들을 거쳐 만들어진 남양성모성지의 환희의 신비 묵주기도 길과 광장은 아무런 설계도면 없이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야산을 파내고 나무와 잔디를 심어 만든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길의 모습이 자비의 성모(블라디미르의 성모) *이콘과 너무나 닮아 있다.
자비로우신 어머니께서 "여기 우리와 함께 계심"을 보여주기 위해 마련한 섭리가 아닐까?
*이콘이란 성모 마리아, 성인들을 그린 그림을 의미한다.
'성체조배실'
성체조배는 예수 그리스도와 우리의 온 존재가 만나는 순간입니다.
창조주와 피조물이 만나는 때입니다.
'성체조배실'의 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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