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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

마지막으로 연례 행사 병원갔던 날...

lotusgm 2024. 1. 30. 10:27

 

 

 

 

 

연례행사로 예약된 큰 병원에 진료 받으러 가는 길... 아침 8시 50분(30분이라 착각했다는 걸 도착해서 알았다.)

초음파 검사 예약이 되어 있고 이어서 9시 20분에 외래 진료까지 해야 한다. 7시가 넘었는데 아직 사방은 캄캄하다.

체감온도 영하 20도 가까이 된다고 무슨 재난상황이라도 되는 듯 노약자들은 외출을 삼가하라고 재난문자 까지 왔었다.

노약자 집 나서면서 모자도 쓰고 목도리도 하고 마스크까지 쓰고...그래서일까? 공동현관문을 나서는데 별로 춥다는 생각이 안든다고 잠시 안심...아니다 춥네 추워...

 

 

 

 

부지런한 사람들의 출근시간 속에 끼어 앉아 맞은 편 의자 사람들 탐색전에 들어간다. 

딱 둘 중 하나...폰을 들여다 보거나 눈 감고 한밤중이거나...

두 번이나 환승해서 도착한 신촌역 앞 병원 셔틀을 타지않고 차가운 바람과 싸우며 걸어서 병원에 도착했다.

 

 

 

 

먼저 20만원이 넘게 수납을 하고 영상실 접수 데스크 앞으로 왔다.

8시30분인 줄 알았는데, 아무리 미리 와도 어림없다는 듯...50분에 예약되어 있으니 기다리라고 한다.

전부 나처럼 밤잠 까지 설치고 달려온 환자 아닌 환자들...고개를 주체 못하고 앞으로 혹은 뒤로...

그 와중에 부자 병원이라 다르긴 다르다. 앤디 워홀의 마릴린 먼로 실크스크린 작품 액자가 걸려있다.

 

 

 

 

검사를 마치고 외래로 가서 주치의한테 한소리 들었다. 더 이상 이 병원에는 오지 않아도 된다고...

언뜻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얼마나 다행한 일이냐 겠지만 사실은, 자기는 수술 전문이니 시술 쪽으로 결정을 하고

회송서와 소견서를 써줄테니 여기로는 안와도 된다고...10년 가까이 다니던 병원이지만 이제 내년 예약을 안잡아 

줄거니 알아서 지금 당장 회송서류 떼가지고 시술 전문 병원으로 가라는 한마디로 진료를 마쳤다.

칼 대는 수술 보다는 시술로 잡으라는 감사한 말씀이긴 하다.하긴, 작년에도 똑 같은 소리를 들었는데 무서워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어느새 다시 외래에 오게 된 거다.

그렇다는 걸 어케...10년 동안의 의무기록 사본과 영상기록을 카피해서 병원을 나섰다.

 

 

 

 

병원 셔틀을 타러 가다가 마음을 바꾸고 지하철역까지 걸어서 가기로 하고 셔틀 정류장 앞에서 돌아 오면서

눈에 들어 온 풍경에 혼자 소리내어 웃었다. 병원 로비 정면의 통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너무 강해서 아마도 그런 거

아닐까 짐작은 하지만 정말 너무 웃음나고 귀여운 풍경 아닌가...벽을 향해 의자를 돌리고 앉아있는 어르신들.ㅋㅋ~

의외의 순간...덕분에 찐 마음이 몰랑몰랑해 졌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몸에 폴립, 결절 하나 지니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10년 동안 아무런 변화도 없는 결절을 위해 애지중지 많은 돈을 들여서 감시하고 있었던 걸 보면 나 역시 우리나라 국민 중 5%나 된다는 '건강염려증'환자는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건강염려증'을 자가진단하는 문항 중에 하나도 해당이 안되는데, 딱 한가지 "걱정하면서 정작 병원은 안간다."ㅋㅋ~  한 문항이라도 O이면 '건강염려증' 이라고 할 수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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