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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10코스: 화순~모슬포 올레(역올레: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 섯알오름을 지나 송악산까지 역사의 현장을 만난다.) 본문
제주올레 10코스: 화순~모슬포 올레(역올레: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 섯알오름을 지나 송악산까지 역사의 현장을 만난다.)
lotusgm 2024. 3. 20. 10:27
제주 역올레(두번째날) 3월09일 토요일 06시45분/07시07분.
커튼 사이로 빛이 느껴지길래 커튼을 열었더니 어제는 몰랐던 산방산 뷰 너머 일출이 시작되고 있었다.
변함없이 아침형 인간은 호텔 조식을 먹고, 간헐적 단식인은 동네 빵집에서 사라다빵을 사서 나중에 먹기로 했다.
야튼 부지런히 준비해서 나선 길...1km쯤이야 그냥 걷기로 하고 출발점을 찾아서 가는 동네 길 옆에 라벤다가
봉오리를 조롱조롱 달고 피어있었다. 괜시리 기분이 좋아졌다.
'하모체육공원'
'하모체육공원' 바로 옆 제주올레안내소에서 스탬프를 찍고 '서귀포시 서부보건소' 앞의 길로 출발한다.
※오늘 걸을 역올레 10코스는 '하모체육공원'에서 출발해 '화순금모래해수욕장' 까지 15.6km이다.※
올레 10코스 화순~모슬포 올레는 '송악산'을 포함해서 올레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해안길을 걷는 구간을
포함하고 있어 기대할만 하다.
동네는 마늘밭이 드넓게 펼쳐져 저 푸른 초원 위에~
아직은 추운데 여리여리하고 앙증맞은 완두콩 꽃이 피었습니다~
그리고 무는 얼마나 튼실한지 옆지기가 꼭 바오밥 나무 같다는데 비유가 꼭 맞다.
'운진항' 개척자 허창헌 기념 소공원.
어제 가파도 가느라 들락날락했던 '운진항 여객터미널'을 지나간다.
'하모해수욕장' 해변을 따라 걷는 산책길 입구 표지석이 나왔는데, '하모해수욕장' 해변은
지금은 '모슬포 남항(운진항)'이 들어서면서 해수욕과 야영이 전면 금지된 곳이라 인적이 별로 없다.
그런데 의외로 인적도 없고 더 이상 가꾼 흔적도 없는 곳이지만 뭔가 내게는 특별한 느낌으로 와닿았다.
건너편에 보이는 것이 '운진항' 이다.
마라도 갔던 배가 돌아오고 있나 보다...
헬쓱하게 느껴지는 숲을 빠져나오면
찻길 건너 일본이 2차 세계대전 당시 건설한 '알뜨르 비행장'이 있다.
지금부터는 원없이 '산방산'을 탐하면서 걷는 길이 시작된다.
멀리 보이는 것은 '제주 모슬포 알뜨르비행장 일제 지하벙커' 이다. 알뜨르비행장 지하벙커는 활주로와 격납고가 집단으로 조성된 사이에 설치되어 있어 비행대 지휘소 또는 통신시설 등으로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통로 내부 벽면에 녹쓴 철재다리가 있는 곳으로 보아 이 곳을 통해 지상부를 관찰한 것으로 보인다.
(관제탑)1940년대 초 일본이 태평양전쟁을 일으키면서 군사적인 목적으로 제주도에 비행장을 두 군데 설치했다.
그 중에 하나는 현재의 제주공항 위치인 '정드르비행장'이며, 다른 한 곳이 바로 '알뜨르비행장' 이다.
'알뜨르비행장'은 일분 해군에서 구축한 제주도 항공기지로, 비행장을 건설하는 중에 1937년 중일전쟁이 일어나자
당시 국민당 정부의 수도인 난징 대포격의 발전기지로 활용되었다.
곳곳에 비행기를 보관하던 격납고가 입을 벌리고 있다.
2년 전 5월에는 하얀 메밀꽃 천지였는데...
올레 10코스 중간스탬프와 화장실이 있는 '섯알오름' 쉼터 정자에서 나는 아침을 먹으려고 자리를 잡았는데,
바람이 으찌나 불어대는지 보온병이 날아갈까봐 발 사이에 끼웠더니 카메라 까지 흔들~
동네 사라다 빵은 재료가 전부 생야채다 보니 덜덜덜 떨면서 먹었다.
'섯알오름 예비검속 희생자추모비'와 '추모정'
'섯알오름' 한국전쟁 발발 후 전국적으로 보도연맹원을 학살할 때, 모슬포를 중심으로 한 제주도 서부지역의 예비 검속자 210명이 이 곳에서 학살되었다. 해병대 모슬포부대에서 차출된 대원들이 민간인을 이 곳 호 가장자리로 끌고와서 한명씩
세워놓고 총살해 시신을 호 안으로 떨어지게 한 장소이다.(총살집행 참여자 진술)
바짝 붙어있는 '가파도'
제주 '섯알오름' 일제 고사포진지는 일제 강점기에 미군 항공기 공습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적인 군사 시설로, 고사포는 항공기를 사격하는데 쓰는 큰 포를 말한다. 이 곳에 설치되었던 포대는 폭파 제거되었으나 콘크리트 포상 흔적은 비교적 잘 남아있다.
'섯알오름'을 벗어난 곳에서 기다리고 있을 풍경은 정말 인상적이라, 언덕이 눈에 들어오자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이제...내게 궁극의 아름다움을 선사해준 '송악산'으로 다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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