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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파스텔의 마법사, 호암미술관을 색으로 물들이다 <니콜라스 파티:DUST> 본문
2층 전시실 입구를 들어서자 벽면 하나씩 차지한 <주전자 / 나무>
1층 전시실 아치 마블페인팅은 검은색이었고, 2층 전시실의 아치 마블페인팅은 흰색이라 조금 더 밝게 느껴진다.
<공룡> 연작6점/ 동판에 유채
파티는 19세기 이래 변한 공룡에 대한 해석과 재현 방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공룡을 그리기 시작했다.
파티는 크고 어리석은 괴물의 모습 대신 지극히 작은 화면 안에 평화롭고 온순한 모습의 공룡을 묘사하면서
인간 중심적 재현 방식과 한계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아기>
<공룡>과 마주한 이 작품은 보통 실존하는 대상을 그리지 않는 작가가 자신의 어린 딸을 그린 것이다.
마치 뱃 속에 있는 것처럼 아치형 화면 안에 작고 귀하게 표현된 갓난 아기와 상상하기 어려운 먼 과거의
멸종된 공룡이 대비를 이루며 광활한 우주에서 일어나는 생명의 탄생과 소멸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금니산수인물영모화첩>
파티의 <공룡>과< 아기>와 함께 조선시대 <금니산수인물영모화첩>이 같은 공간에 전시 되어 있다. <공룡> 연작과 <아기>는 작가가 주로 쓰는 재료인 파스텔 대신 동판에 유채로 그렸다. 동판에 그린 유화가 16세기 중반부터 17세기까지 이탈리아와 북유럽에 널리 퍼져 인기있던 당시 우리나라에서는<금니산수인물영모화첩> 처럼 검게 물들인 비단에 금 안료로 그림을 그린 금니화가 크게 유행했다. 총 16폭 중 네 폭이 전시된 <금니산수인물영모화첩>은 자연 속에서 유유자적 즐기는 인물과 동물의 모습을 보여준다.
<청동운룡문 운판>
작가는 공룡과 닮았지만 실제한적 없는 용의 이미지를 <공룡> 연작과 병치했다. 서양에서 용은 수호자의 이미지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죽음과 파괴를 상징한다. 반면 동양에서의 용은 구름과 물을 다스리는 신적 존재이자 숭배의 대상으로 여겨진다. <청동운용문 운판>은 한국에서 용이 재현된 한 예를 보여준다. 운판은 구름 모양의 넓은 청동판으로 불교의식에 사용되는 일종의 악기로, 하늘에 날아다니거나 머무는 생명이 영원한 안식을 얻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울렸다.
<구름>
파티가 그린 잿빛 <구름>은 동화 속 솜사탕 구름과는 다른 불길한 분위기를 풍긴다. 화산 구름, 핵폭발의 여파인 버섯 구름을 상기시키는 이 구름은 무언가를 삼켜버릴 듯 짙게 피어올라 재난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구름 벽화 위로는 섬뜩한 분위기의 <부엉이가 있는 초상>이 걸려있다.
작가였으면 충분히 의도한 오브제의 활용이었을 것 같다. 앙증맞은 해태의 뒷모습을 보고 한참을 서성거렸다.
그리고 관람객이 없는 순간을 기다려서 흡족한 '고놈'의 뒷태를 잡았다.
작가 인터뷰에서 보니 벽화 작업을 하는 현장에서는 일반인이라면 전신방진복을 착용해야 할 정도의 먼지가 일어나고
파스텔은 벽에 칠하는 순간 1/3은 바닥으로 쏟아져 내린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파스텔의 마법사'이다.
<부엉이가 있는 초상>
작품에 그려진 부엉이는 작가가 자주 참조하는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1942년작 '공포의 동반자'를 포함한 여러 작품에서 각기 샘플링 되었다. '공포의 동반자'는 땅에서 자라는 풀잎이 점점 부엉이로 변해 식물인 잎과 동물인 부엉이가 한몸이 된 장면을 보여준다. 파티의 작품에서는 인간과 부엉이가 한몸을 이루고 있는데 이는 끊임없이 새로운 형상으로 변화하는 구름의 성질과도 호응한다. 또한 안료가루로 벽면에 머무르다 사라져 버릴 파스텔 벽화는 공기 중으로 흩어지는 구름과 운명을 같이 한다.
'니콜라스 파티'가 샘플링한 마그리트 르네의 '공포의 동반자'
작품 속 인물은 1930년 독일 영화 '푸른 천사(The Blue Angel)'에서 여주인공을 맡았던
마를렌 디트리히(Marlene Dietrich)를 모델로 했다던데, 내가 그 앞에서 제일 먼저 떠올린 인물은 팝가수 '샐린디온'이었다.
(어떤 의미로든 개인적으로 내가 가장 충격받았던 작품 중 하나이다.)
상상 속 八仙의 신작 초상 중 <두 마리 개가 있는 초상>
<운석이 있는 초상>
<산>
스위스 로잔에서 자란 파티에게 산은 자연스러운 그림 주제이지만 작가는 실제하는 모델이나 사물을 묘사하지 않듯이 특정 산을 그리지 않는다. 벽화에서 볼 수있듯 최근에는 이전에 선보여왔던 풍경에 비해 수채화 처럼 부드럽고 안개낀 산을 그리기 시작하였는데 이는 구름과 안개를 여백으로 표현한 동양의 산수화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한다.
<금동용두보당>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내는 <산> 벽화 앞에 고려 10-11세기에 만들어진 <금동용두보당>이 있다. 이 공예품은 옛 사찰 입구에 사찰의 영역을 표시하거나 기도나 법회 등 의식을 알리기 위한 깃발을 달아 놓았던 높은 기둥인 당간을 미니어처도 만든 것이다. 당간의 꼭대기는 활달하고 호기로운 모습의 용머리 모양이 장식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상서로운 동물로 여겨지는 용은 신화,설화,불교,민간신앙 등에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나타나며, 악한 것을 물리치고 국가와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오랫동안 숭배되어 왔다.
<붉은 숲>
화염에 휩싸인 붉은 숲은 세계 각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산불이나 지구 열대와 같은 오늘 날 환경 문제를 상기시킨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는 수많은 전쟁이 계속되고 지구는 심각한 기후 변화와 생태 위기를 당면하고 있다.
<해마>
해마는 파티가 즐겨 그리는 동물 중 하나이다. 해마는 육지 동물과 바다 생물의 경계에 있는 불가사의한 외형과 뛰어난 위장 능력으로
호기심과 경이를 불러 일으킨다. 작품 <해마>에는 수채화 같이 물든 추상적 배경에 해마 여러마리가 부유하고 있다. 가까이
자리한 용두보당의 낯익은 몸통과 구부러진 몸,긴 얼굴이 해마의 생김새와 묘하게 중첩된다.
<폭포>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두 점의 <폭포> 작품을 선보였다. 미술관 로비 벽에 그린 거대한 <폭포> 벽화와 전시장 안에 걸린 기다란 아치형 <폭포> 작품이다. 1층 전시장에 자리한 <십장생도10곡병>에서도 장수를 상징하는 물이 폭포의 형태로 흐르는 것을 볼 수 있다. 현실을 미화나 외곡없이 그리고자 했던 사실주의 미술과 달리 파티의 폭포 그림은 자세히 들여다 보면, 폭포를 둘러싼 울룩불룩한 바위들은 증식하는 산의 내장처럼 보이기도 하고 천을 덮어쓴 솜처럼 보이기도 한다. 작가의 폭포는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마치 인공으로 만들어낸 자연처럼 보인다.
파티의 신작 초상 작품으로 상상 속 8선을 그린 그림 중 <복숭아가 있는 초상/ 두 마리 학이 있는 초상>
<풍경>
<막대가 있는 뒷모습><얼굴이 있는 뒷모습><보라색 복숭아가 있는 뒷모습>
장대한 시간의 주기를 상징하는 <일출><일몰> 그림 앞에는 알 수 없는 나체 인물 세 명이 뒤돌아 서 있다. 세 작품은 2017년 뉴욕 매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에서 오페라 죽음의 천사 초연 기념 만찬을 위해 파티가 제작한 연작에 포함된 작품이다.(오페라의 원작인 루이스 브뉘엘의 1962년 영화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오랜 시간 연회장에 갇힌 사람들이 점점 인간의 본능을 드러내고 갈등과 죽음을 겪는 이야기이다.) 파티는 만찬 장소의 네 벽에 뒷모습 초상 12점을 걸고 손님들을 벽을 향해 앉혔다. 만찬은 원작 영화에서 처럼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은 긴 시간 동안 이어졌고 손님들은 나체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멈춰버린 시간 안에 갇힌 듯한 세 인물의 모습은 옆에 걸린 김홍도의 <군선도> 속 불로장생을 이루었다는 신선들의 행렬과 묘한 대비를 이룬다.
<일출><일몰>
해와 달이 떠있는 풍경은 파티가 반복적으로 그리는 주제 중 하나이다. 작가는 스위스 로잔 출신의 화가 펠릭스 발로통의 일몰 그림에서 해와 햇빛의 구도와 표현방식을 참조하였고, 가장 최근에 그린 일몰 작품은 흥미롭게도 구상 회화 작가가 아닌 색면 초상의 선구자 마크 로스코의 작품을 샘플링하였다.
<군선도>김홍도 /1776년/국보 제139호/섬성 리움미술관 소장
<군선도>는 조선시대에 유행했던 그림 주제로 세속을 떠나 고통이나 질병없이 불로장생을 이루었다는 도교의 신선들을 재현한다. 그림 속 군선은 행렬을 이루어 우두머리 여신 서왕모의 모임에 참석하러 가는 길이다. 도교 전설에 따르면 서왕모는 삼천년에 한번 열리는 불로장생의 과일인 복숭아가 열릴 때면 신선들의 모임을 열어 이를 나누어 주었다. 그림에는 복숭아를 먹고 신선이 된 하선고와 삼천갑자를 살았다는 동방삭이 이 신비의 과일을 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파티는 군선도에 등장하는 복숭아 뿐 아니라 각 신선이 들고있는 연꽃과 호리병,그리고 행렬을 함께 하는 당나귀,박쥐,강아지의 모티블를 샘플링하여 그린 상상 속 팔선(八仙)의 초상을 선보였다.-- 작품 설명은 큐피커에서 발취함 --
당나귀를 타고있는 장과로(張果老)
외뿔소를 타고 도덕경을 들고있는 노자를 선두로 복숭아를 들고있는 동방삭.
호리병을 들고있는 이철고.
드디어 전시장 밖으로 나왔다. 전시장에서 풀려나자 눈이 즐거운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가 선뜻 다가온다.
제일 먼저 전시장에 들어 서면서, 2층 전시실으로 올라가면서, 전시장을 나오면서... 몇번을 봤는지 모른다.
사실 제일 처음 그림 속내를 후벼파기 전에 그저 색감이 너무 아름다워서 숨을 몰아 쉬어야 했다.
그러다가 2층 전시실로 이동하면서는 작가의 고뇌를 조금 이나마 대입시켜 다가오는 색감이 아닌 불편해 보이는
형체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었다.
로비의 작가 인터뷰 영상 앞에 거의 30분 이상 앉아 있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돌아 본 로비의 벽화는 여전히 충격이다.
(나만의 전시 뒷담화)전시장을 들어서면서 부터 작가의 작품 방식인 차용,샘플링을 통해 재해석된 많은 작품들을 마주하면서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들이 연상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실제로 '니콜라스 파티'는 르네 마그리트에 영감 받아 여러 작품들을 샘플링했다. 불행하게도 나는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을 좋아하지 않는다. 언젠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르네 마그리트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그 때만 해도 작가의 작품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없었던지라 미술관 나들이를 했었다.
그 후로 '르네 마그리트'라면 좀 과하게 질색을 하게 되었는데, 그날의 불쾌했던 그 감정이 일어나서 그 후로도 금기시되고 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한 사실 하나>,그날 그 때 함께 전시회를 관람했던 친구와 이번 전시회를 관람했다는 사실이다. 그 때도 오늘도 우리는 서로에게 전시 소감을 묻지 않았다. 둘>,두 주 전의 첫번째 관람에서는 르네 마그리트가 소환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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