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음력 사월 방곡사 지장법회

폭염이 예보 되어있는 음력 사월 스무날 방곡사 지장법회.

정작 사월초파일에도 방곡에 오지 못했고,그날 도반님들이 찍어 온 사진 속 방곡사의 봄은

그동안 방곡사 봄을 스무번쯤 봐 왔음에도 함께 하지 못한 안타까움에 며칠을 속앓이 했었다.

다른 날 보다 일찍 도착해 주차장을 나서서 사면 지장불로 향하는 입구

나무 사이에 못보던 탑들이...어디엔가 맞춤인 곳에 자리 잡을 날을 기다리며...

우리들의 발길을 부여잡는 것이 있었으니 보고도 믿기잖는

만개한 자주빛 아카시나무 한그루.

오전 이지만 제법 따가운 햇볕 아래 작약밭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느라 바쁘시다.

이렇게 뜨거운 땡볕 아래 용쓰며 뽐내고 있는데

나라서 모른 채 지나간다면 그대가 여기있을 까닭이 없을 터이니...

뭐라 한마디로 이름 붙일 수 없는 오묘한 빛깔의 작약들이다.

 

그리고 옥지장전 앞의 석등.

때늦게 만개한 불두화.

오늘따라 대웅전 처마끝이 나풀거리는 봄처녀 치마자락 같다.

앗~ ! 어른스님 이시다.

뒤따라 가는데 장독대 앞에서 내 발길을 붙잡는 것이 있었다.

하는 수 없이 그 아래 흐드러진 매발톱에 잡혀 한참을 호들갑 떨고 난 후에야 대웅전

댓돌에 신발을 벗었다.

묘허큰스님 손상좌이신 경기도 광주 대법사 주지 정봉스님의 사시 예불.

큰스님의 귀한 법문.

http://blog.daum.net/lotusgm/7802347 2019년 음령 사월 방곡사 지장법회 묘허큰스님법문.

지근 이순간,아름다운 대웅전에 앉아 큰스님 법문을 듣고 있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인연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전 예불이 끝나고 공양하러 가는 길.

큰스님 법문에도 몇번이나 출연한 칠보화(병꽃)가 가장 화려한 계절이다.

칠보화는 색이 여러번 변합니다..처음에는 하얗게 봉오리져서 흰꽃이 펴요..조금 더 있으면 연분홍이 되고,점점 조금씩 짙어지다가

아주 짙은 분홍을 넘어서면 이제 지는거야..지금 우리나라에 야생으로 피는,보통 병꽃이라고 부르는 꽃은 토종과도 다르고 난방 열대지방에서

온 겁니다..처음 우리나라에 한그루가 기림사에 있었는데 처음에는 오경화라고 불렀어요..그 가지를 꺾어다가 경봉큰스님이 극락당 앞에다 심어

놨거등? 그런데 다섯번이 아니라 일곱번 변하는 것을 보고 칠보화라고 그런 겁니다.  -큰스님 법문 중에서-

잘 먹었습니다~~~

일찌감치 점심공양하고 뜨거운 방곡사 마당을 헤집어 본다.

누군가 작약 낙화를 수곽에 올려놨다.

살포시 대웅전 치마와 蓮智明이 사랑하는 보리수가 이마를 맞대고 수런거리고 있는 한낮의 방곡사 마당.

또 이런 곳 없을 것 같다....

오후 시식이 끝나고 모두들 빠져나가면

기다렸다는 듯 부지런한 손길들이 법당 정리에 들어간다.

마음에 손에 무겁도록 받아들고 나서는 길에 마주친 해당화.

이렇게 혼자 고와도 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