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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강화나들길 15코스 고려궁 성곽길 본문
오늘은 토요일...집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여러번의 환승을 하고
강화풍물시장에 도착하려면 적어도 2시간 30분은 걸리는데,
정확히 한시간만에 '강화풍물시장' 주차장 앞 동락천변에 도착, 주차를 했다.
공사장 안내판에 가려진 <강화나들길> 도장함은 여전히 숨박꼭질 중이다.
'강화풍물시장' 앞 횡단보도 앞에서 길을 건너
바로 보이는 길을 걷다보면 '남문' 앞에 도착한다.
남문으로 건너 가기 전 성곽 안에 버티고 있는 큰나무는
볼 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보다 더 근사할 수는 없다.
도장함을 지나 보이는 성곽 옆으로 진행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정표는 정면의 포장길을 따라가라고 한다.
남산 1리 경노당을 지나면 '선화골약수터' 가는 길 이정표를 만나
산길로 접어든다.
'선화골약수터' 옆으로 오르면 잠시 후 '청하동약수터' 이정표가 나타나고
거대한 공룡의 등뼈처럼 드러난 토성길을 걷는다.
한눈 팔지말고 오른편 '청하동약수터' 방향으로.
온갖 낙엽들이 오랫동안 켜켜히 쌓아서 만든 카페트가 닳은 듯 보인다.
좀 쌩뚱맞은 아이의 숲 조형물을 지나면 멀리 '청하동약수터'가 보인다.
14코스 강화도령 첫사랑길 안내판 뒤의 계단으로 오른다.
암문 앞에 도착해서 숨을 고르며 위로 고개를 돌려
비현실적인 풍경에 잠시 넋을 놓았다가 암문을 통과한다.
암문을 통과해서 경로대로 라면 마치 동굴처럼 보이는 저 입구로 들어가
지난 14코스를 걸으며 지나갔던 아름다운 잣나무 숲 밖의
이런저런 이정표가 난립한 갈림길에서 완만한 숲길로 '남장대'에 이르는데
우리는 이 곳에서 바로 성곽길을 따라 오르기로 결정한다.
낮의 높은 기온을 예고하는 복사열이든 미세먼지든 상관없이
뿌옇게 덮힌 장막 속을 뚫고 번지는 뒤돌아 본 풍경에 탄성이 터져나온다.
우와~멋찌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남장대'다.
다가갈수록 내가 왜 '남장대'를 가까이서 보고 싶었는 지 알겠다.
성곽 위 방위시설이 이렇게나 아름다울 일인지...
주변에 흩뿌려진 듯한 안내판과 구조물들은 눈에 거슬리지만
저 한그루 나무는 어디서나 남장대를 식별할 수 있도록 하는 마치 바다의 등대 같다.
실지로 건너편 어디에서든 '남장대' 보다 저 나무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다른 쪽 성곽길 위로 올라오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잠시 마루에 앉아 간단하게 간식을 먹고 일어났다.
산불감시초소 앞에 있는 길로 내려와 갈림길에서
왼쪽의 국화리 공동묘지 방향으로 내려간다.
애버리치 호텔에서 올라오는 길과도 마주치고
죄송합니다....
봉분 사이 길을 빠져나와 이제 '국화리저수지' 방향으로
남산길을 내려간다.
지난 늦은 여름에서 가을 까지 온통 숲을 보랏빛으로 물들였을
꽃향유는 여전히 꼿꼿한 허리를 세우고 겨울을 견뎌냈다.
최소한 세 종류의 나무가 언제부턴가 하나인 듯 끌어안고 있는 모습이다.
남산길을 벗어나 잠시 마을을 지나면 바로 앞에
'국화저수지' 가 있다.
<강화나들길> 5코스 고비고개 길을 걸었던 저수지 아랫길.
열흘만에 다시 찾은 '국화저수지'는 완연한 봄을 맞은 모습이다.
가는 방향에 있는 '서문'과 성곽의 모습이 뚜렷하게 보인다.
덕신고 교차로로 나오면 조심해서 찻길을 건너 데크로 들어서
앞에 보이는 작은 다리를 통과
하천 아래로 내려서면
석수문 바로 앞의 징검다리를 건너 '서문'으로 간다.
성곽과 나란한 길을 따라 막다른 곳 까지 가면 '정수장'가는 입구가 나온다.
'정수장' 담 아래 서서 건너편을 바라보면 조금 전 올라섰던
'남장대'와 그 나무가 보인다.
왜 굳이 지저분하고 의미없는 '정수장' 주변길을 경유하는 지 알 수 없지만
'남장대'를 조망한 것 만으로 더 이상 불평불만은 하지 말기.
나무 둥치에 북문 가는 길이라고 쓰여있다.
이렇게 희안한 이정표는 처음 보는 것 같다.
아무래도 나무를 그 자리에 보존하려는 나름의 궁여지책 일까?
강화여고 숲길로 들어서면 토성길 구간이 나온다.
굽고 휘어진 등뼈처럼 보이는 토성은 흔치않은 풍경을 보여주는 것 같다.
1코스 심도역사 문화길과 합류 지점을 지나 직진.
어차피 북문으로 가는 길이니 그냥 쉬운 오른쪽으로 들어갈 수도 있지만
양팔 벌린 이정표 사이의 15코스 화살표는 직진방향을 가르키고 있다.
그렇다면 직진해서 토성 위로 올라간다.
토성길에서 다시 숲으로 내려서는 지점.
북문 주변에는 오가는 사람들이 있어서 부지런히 벗어나 성곽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눈이 쌓여있던 1코스 때와는 다른 모습의 성곽길.
뭔가 근사하고 유려한 곡선이란 느낌이...
석축은 허물어지고 등뼈가 살짝 휜 듯한...마치 척추측만증에 걸린 것 같은...
1코스는 아래로 내려가고 15코스는 직진.
저 위에는 어떤 풍경이 있을까? 궁금했었는데 오늘은 직접 가보는 거다.
올라서서 뒤로도 한번 돌아봤더니 휘어진 등뼈가 더 애처로워 보인다.
12시가 넘었는데 시계가 이 정도면 이건 안개가 아니고 미세먼지 인거지?
쉼터에서 남은 간식을 탈탈 털어서 먹고 마시고 다시 출발했다.
'동문'으로 가고 있지만 '동문'을 가르키고 있는 방향이 아닌 나들길 이정표가
가르키는 방향인 직진.
분명 비밀의 정원이라고 쓰여있었는데 비밀스럽다기 보다는
유난히 을씨년스럽고 어수선한 숲길이 '고려궁지'로 가는 길인 것이 의외다.
담장 너머 '외규장각'이 보이는 '고려궁지'
골목 끝 이정표에는 왼편으로 '동문'이 있다고 가르키고
15코스는 '고려궁지' 앞으로 가라고 한다.
마침 닫혀있던 고려궁지 출입이 가능하니 900원 주고 고려궁지에 들어갔다.
고려궁지 승평문.
고려가 몽골의 침략을 피해 1232년 강화도로 천도한 이후
대몽 항쟁기 39년간 고려 왕궁으로 사용하다가 몽골과의 화친 후
고려왕이 개성으로 환도하게 되자 몽골의 요구에 따라
궁궐 건물과 성곽을 모두 파괴하였다.
승평문을 들어서서 제일 앞에 있는 강화유수부동헌.
외규장각
규장각이 왕이 쓴 글과 왕실 관련 도서를 보관하던 왕립 도서관이었다면
외규장각은 부속 도서관인 셈인데 정조 6년인 1782년에 설립하였다.
외규장각에는 주로 역대 왕의 글과 글씨,어람용 의궤 및 주요서적,왕실 관련 물품을
보관하였다. 병인양요 때 프랑스 함대의 로즈 제독이 수천권의 책을 불태우고
은궤,어새(왕실 도장),지도 등과 함께 외규장각 도서 340여권을 약탈해 갔다.
1975년 프랑스 국립 도서관의 서고에 묻혀있던 외규장각 도서는 사서로 일하던
박병선 박사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고,2011년 5년 마다 임대를 갱신하는 형식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Daum 백과--
'고려궁지'를 나와서 정면의 도로를 따라 걸어내려오면 바로 용흥궁공원.
'성공회강화성당'
'성공회강화성당' 골목을 빠져나와서 도로를 따라 걸어내려가도 '동문'으로 갈 수 있지만
나들길 이정표는 길 건너 골목으로 안내한다.
그리고 길 아래로 다시 내려서서
어마어마하게 큰 두 그루 보호수와 원불교 앞으로
보호수 와 원불교 담벼락 사이의 좁은 골목길로 들어선다.
강화 '동문' 망한루.
<강화나들길> 15코스 고령궁 성곽길은 워낙 중복되는 구간이 많아서
한번씩 알바를 하는 건 예의고 똑같은 후기가 없을 정도로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는 코스 인 것 같다. 그래서 걷기 전부터 알바하지 않고 정직하게 코스를
완주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먼저 걸은 사람들의 경험과 실수 덕분에 한발자국도 경로이탈 하지 않고
편하게 걸었던 것 같다.
'♡ 내가 사는 세상 > 강화 나들길 310.5㎞(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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