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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다같이 돌자 다시 한바퀴--서울둘레길 2코스: 용마.아차산코스(화랑대역~광나루역) 본문
'서울둘레길'은 역시 접근거리가 짧고 교통편이 좋아서 한결 나서기가 쉽다보니
오히려 늑장을 부리다가 9시는 되어서야 집을 나선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뚝섬유원지역' 뒤에 펼쳐진 하늘이 오늘도 그닥 쾌청하지 않을 것 같다.
제주올레를 걸을 때 코스 접근 정류장에 도착하면 '올레 ☆코스 걸으실 분은 이번에 하차하시기 바랍니다'
라는 안내 방송에 고마움을 넘어 감동을 받았었다.
그 정도는 아니지만 광활한 6호선 '화랑대역'에 도착해서 '서울둘레길'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에
뿌듯함을 장착하고 길 위로 나선다.
2016년 봄, 아들과 함께 '서울둘레길'을 처음 걸을 때 제일 먼저 걸었던 것이 바로 2코스였다.
공릉동근린공원 앞 저 스탬프박스는 '서울둘레길' 1코스 도착점 스탬프니까 거들떠 볼 필요도 없이 2코스 출발한다.
이제 '서울둘레길'을 걸으며 코스를 벗어날 일은 없는게, 한눈이라도 팔까봐 어찌나 꼼꼼하게 이정표를
세우고 예쁜 주황색 리본이 펄럭이는지...집중력 부족한 '어른이'라도 길 잃을 일은 절대 없다.
먹골교 아래로 내려가 지금부터 묵동천변길을 걷는다.
하천 주변의 잡초를 깎는 날인지 요란한 제초기 소리와 풀향기가 진동을 하고
뒤를 이어 많은 일손들이 구석구석 청소를 하며 지나가고 있다.
묵동천을 벗어나면 '신내어울공원'에 2코스 첫번째 스탬프 박스가 있다.
'신내역'을 지나 '양원역'으로 가는 길의 동네가 천지개벽이라도 한 듯 완전 생소하다.
요즘으로치면 천지개벽을 할만큼 시간이 흐르긴 했지만 어쩌면 이렇게 동네가 달라질 수도 있을까?
그 가운데 가장 놀라운 모습은 바로 양원성당의 모습이다.
2017년 작은 교회가 재개발로 철거되어 칼국수 가게가 있던 곳에 1년 6개월 간의 공사 끝에 2021년 10월 완공했다.
(그러니 2016년 이 길을 걸을 때는 성당의 모습이 눈에 띄지도 않았던 거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양원성당'
눈길 끄는 외관에 이끌리 듯 문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문을 밀고 들어섰다.
(사찰이나 성당은 우연히 지나면서도 문을 밀고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코로나의 여파인지
꽁꽁닫힌 법당이나 예배당에 실망할 때가 있다)
바로 정면에는 외관과 어울리는 현대적인 스테인드 글라스가 빛을 뿜어내고 있다.
야단스럽지 않아도 되는 충분함을 성당 입구를 들어서면서 미리 보여주는 듯 했다.
이미 출입문이 열리는 순간 나 역시 충분했으므로
더 이상 나그네는 두리번거릴 자신이 없어서 조용히 돌아나왔다.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은 인도를 차지하고 있던 아름드리 메타세콰이어는 어디로 가고
이 길도 공사가 한창이다...필요에 의한 개발이라 하지만 우리가 잃는 것 역시 너무나 많은 것 같다.
굴다리 지나 '양원역'
'중랑캠핑숲'을 지나는 지점은
그동안 많은 코스 변화가 있었던 포인트 중의 하나이다.
지난번 기억에는 없는 근사한 쉼터에서 오늘의 첫끼를 먹고 출발했다.
11시 35분.
숲 밖으로 잠시 후 가야할 '망우묘지 삼거리'가 언뜻 보인다.
작년 '경기옛길 평해길'을 걸을 때는 공사 중이었는데 그 사이 거대한 건물이 들어섰다.
중랑구 망우역사문화공원의 중랑망우공간.
얼마전까지만 해도 망우공원묘지라고 불렸던 이 곳에는 생각지도 못한 유명인들의 무덤이 곳곳에 있다.
지난번에는 '유관순열사 묘소' 이정표를 보고 놀란 기억이 난다.
그런데 망우리공원 사잇길을 걷던 중 이번에는 지난 두 번에도 보지 못했던 '이중섭 묘소' 이정표를 발견했다.
망설이지 않고 코스를 벗어나 길 아래로 내려갔다.
'중랑 전망대'
이 곳이 망우공원에서 용마산으로 들어가는 지점이다.
그리고 잠시 후 출발점에서 부터 이정표에 있던 '용마산 깔딱고개 쉼터'
'서울둘레길' 2코스 두번째 스탬프 박스 앞에 도착했다.
570계단의 위용 두둥~
깔딱고개인 건 맞지만 그렇게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는 이유는 계단을 오르면서
서울의 수려한 경관을 실컷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날은 시야가 투명하지 않아서 많이 안타까웠다.
사적 455호 '용마산 5보루'
볼 때 마다 놀라는 너무 근사한 풍경 속의 저 곳은 아차산의 정상이자 아차산 3보루의 모습이다.
막상 저 곳에서 바라보는 풍경 보다 건너편에서 바라보는 지금 저 모습이 더 좋다.
아차산으로 건너 가는 중...까마득한 계단으로 내려가서 다시 저 곳으로 올라가야 된다는 사실.ㅋ~
'아차산 4보루'
바로 이 곳이 건너편에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는 아차산 정상이자 '아차산 3보루' 이다.
'아차산 5보루'
누가 뭐래도 나는 아차산에서 내려가는 이 구간이 가장 마음에 든다.
분재수처럼 다양한 형태로 휘어지고,세찬 바람에 납작하게 엎드린 소나무가 펼쳐진
바위길의 모습은 마치 수묵화 속으로 안내하고 있는 것 같다...미세먼지 탓인가?
옴마야~ 이 길 진짜 느무 멋찌제? 연신 감탄사를 연발했다가
잘 넘어지는 사람이 한눈 팔지 말고 조심해서 걸어라고 한마디 들었다.쿨럭~
올라온 그만큼 내려가는 길은 끊임없는 계단.
'아차산공원관리소' 서울둘레길 2코스 마지막 스탬프박스 앞에 도착했다.
'아차산공원' 밖 이정표 앞에서 잠시...5호선 아차산역 까지는 1.1km
광나루역 까지는 970m...어디로 갈까?
무슨 근거로인지는 모르겠지만 굳이 '광나루역'을 거쳐서 오는 지하철을 '아차산역'에서 타고
바로 다음역인 군자역에서 내려 7호선으로 환승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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