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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3-B코스: 온평~표선 올레(역올레 두번째 길: 중산간올레에 이어서 바당올레도 좋았다.) 본문
제주올레 3-B코스: 온평~표선 올레(역올레 두번째 길: 중산간올레에 이어서 바당올레도 좋았다.)
lotusgm 2023. 10. 30. 10:27
'표선해수욕장'에서 5.9km 지나 온 '신풍포구' 이 지점에서 올레 3코스는 A코스와 B코스로 갈라지는데, 여기서 부터는
정방향 때에는 A코스(중산간올레 13.7km)를 걸었으니 역방향은 B코스(해안올레 7.4km)를 걷기로 하고 출발한다.
바당올레를 걷는 행복으로 충분한데 누가 어떤 연유로 이런 모습을 연출했는지...
12시를 훌쩍 넘겼는데 생각지도 않게 점심 먹을 음식점이 보이지 않는다.(12시50분)
그러다가 갑자기 나타난 식당 앞에는 몇몇 차들이 서있고, 창으로 사람들이 보이길래 그냥 들어갔다.
고등어도, 우럭 매운탕도 재료는 분명 신선한데 생각없이 만든 음식 특유의 무미건조한 맛만 느껴질 뿐...
그나마 튼실한 우럭 두 마리가 들은 매운탕으로만 반공기 비웠다....그래서 후기에 처음에는 점심에 대한 기억을 놓쳤었다.
길 위에서 우연히 작고 소박한 ...간판도 없는...할머니 혼자 지키고 있는...식당에서 평생 처음이라 싶을 만큼
맛난 밥을 만나다...는 과연 기적에 가까운...영화나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환상인가 보다.
'삼달2리포구'
'참여와 화합으로 희망찬 미래를 창조하는 마을 신산리'로 들어서는 지점.ㅋ~
'농개'는 농어가 많이 들어오는 어장이라 목(입구)를 막아 투망으로 물고기를 잡던 곳으로, 이 곳에서 솟아나는 산에서
내려 온 시원한 담수는 여름철 더위를 시켜주어 피서객과 낚시꾼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세상에 이렇게 고독해 보이는 운동기구가 또 있을까?
올레 3-B코스 중간스탬프 간세가 서있는 '신산리 마을카페'
맛없는 점심 먹은 후만 아니라면 션한 미숫가루 한잔 먹고 가고 싶은데...
멋진 바닷가 카페가 있는 '앞괴바당'은 마을의 연인들이 연애를 하며 사랑을 싹틔우던 곳이라는 안내판이
얼마나 우습던지...예전에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해변은 조금 지저분하고 전혀 낭만적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사랑하는 연인과 사랑이 영원하기를 빌어보라' 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비추.ㅋ~
'신산포구'를 지나 이어지는 도로 옆 '환해장성'은 다시 쌓았는지 지나치게 말끔하다.
'환해장성'은 제주도 해안선 300여리에 쌓은 석성石城을 말한다. 1270년(고려 현종11) 몽고와의 굴욕적인 강화에 반대를 하는 삼별초군이 진도에 들어가 용장성을 쌓아 항거하다 함락되자 탐라로 들어가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 쌓은 것이 그 시초이다. 이 '신산환해장성'의 전체 길이는 600여m로써, '온평환해장성'과 연결되며 바닷가 자연석을 채취하여 축성하였다.
그러다가 무너진 '환해장성' 너머로는 잠시 바다가 보인다.
쉼터가 있는 지점에서 횡단해서 숲으로 들어간다.
가장 햇살이 뜨거운 오후 2시에 포장길을 걷다가 숲으로 들어서는 것 만으로도 한없이 반가운데
잠시 잠깐의 숲은 마치 곶자왈을 걷는 듯한 서늘함과 비밀스러움으로 충만했다.
짧은 숲이 아쉬웠나? 도토리만한 돌을 밟으며 삐끗 하는 순간, 한눈 판 자신을 원망했지만 이미 늦었다. 아.........
도로를 횡단해서
올레라서 내가 항상 감탄해 마지않는 용암석이 뿌려진 해안을 걸으면서 딴 때 같았으면 '삼 보 일 감탄'이 기본인데
발목에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잠시 엉금 거리다시피 하다가 일찌감치 평평한 포장길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올레 3-A코스(중산간 올레)와 3-B코스(바당올레)가 드디어 다시 합류하는 지점이다.
'溫平里'
드디어 '온평포구' 올레3코스 시종점스탬프 간세 앞에 도착했다.
500여m 떨어진 '온평초등학교'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길 옆에 '혼인지' 축제를 알리는 '청사초롱이 걸렸다.
'온평초등학교' 정류장에서 우리의 일당백 201번 탑승, 20분 후 숙소가 있는 '성산항'입구에 하차했다.(15:29~15:49)
(제주버스터미널~서귀포버스터미널 을 오가는 간선 201번 버스는 올레꾼들에게는 정말 유용한 버스 노선이다.)
제주버스터미널, 조천, 세화, 성산, 남원, 서귀포버스터미널을 왕복 운행하며 총 189개의 정류장에서 정차한다.
노선도 만으로도 너무 신기해서 두고 보려고 복사해 왔다.ㅋ~
그런데 버스가, 나올 때는 숙소 다음 정류장, 들어갈 때는 숙소 전 정류장인 '고성리환승정류장'에서 잠시 쉬어간다.
기사가 아예 내린 기사석을 바라 보자니...얼마나 혼란스러운지...구경하면서 웃음이 났다.
그날 옆지기는 '성산항 입구' 정류장에서 하차하면서 모자를 두고 내렸다. 내 티머니 이용내역을 열어서 우리가 타고 내린 정류장과 시간을 정확히 확인 후 버스회사(금남여객)에 전화를 해서 문의를 했더니 친절하게도 해당 버스기사에게 연락을 해서 두고 내린 모자의 여부를 다시 우리에게 콜벡, 그날의 201번 마지막 배차의 종점인 '성산일출봉'정류장에서 픽업하라고 전해줬다...덕분에 모자를 찾았다.
숙소로 들어가 일단 씻고 어제부터 눈독을 들이던 숙소 앞 식당에서 저녁을 먹기로 하고 갔더니 이미 일층에는 만석, 2층으로 올라가란다. 2층도 잠시 후 꽉 들어 찰 정도로 손님이 굉장히 많은 집이다. 숙소에서 오가며 매일 몇번이나 보긴 해도 내가 일단 회를 안먹으니 언감생심 횟집에 갈 생각을 하지 않다가 특별히 정한 곳도 먹고 싶은 것도 없으니 한번 가보자고...
알고보면 쉽지만 처음에는 주문이 굉장히 까다로워서 난감했는데, 주문하고 나온 음식을 앞에 두고 보니
입이 떠억 벌어졌다. '머가 이래 많노?' 자세히 들여다 보면 고등어랑 갈치를 제외 하고는 별거 없지만 이 집은
플래이팅이 손님들을 기쁘게 하는 요소인 것 같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일단 테이블 위에 음식이 올려지면
카메라를 먼저 꺼내더라.전복,멍게,가리비,전어, 아..딱새우도 있다.
어찌된 일인지 회 못먹는 나도 치덕치덕 소스에 굴려서 맛나게 먹었다.
김 위에 고등어 회 한 점 올리고 묵은지와 양파 샐러드 올리고...
그리고 튀김,우럭구이,게뚜껑밥은 대충 깨작거리고 만 있는데
딱새우 머리,여러 종류의 조개와 전복이 들어간 해물 라면이 똭~!!! 거의 배를 끌어 안고 식당을 나왔다.
숙소에서 나와 식당에 갈 때 빨랫감을 싸가지고 나왔으니 밥을 먹고 새까만 해안도로 옆을 걸어서
검색해 둔 800m 떨어지진 곳에 있는 빨래방에 갔다.
빨래방에 가면 항상 불만인게 대형 세탁기만 있어서 비루한 빨래 양의 우리는 돈도 아깝고 시간도 아깝고...
우리에게 빨래 의식은 꽤 중요한데, 그나마 요즘은 빨래방이 있으니 다행이긴 하다.
(매일올레시장 부근에 있는 옮기기 전의 숙소에는 휴게실에 근사한 세탁시설이 있어서 좋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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