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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1코스: 시흥~광치기 올레(역올레: 처음으로 끊임없이 공격하는 비바람 속 올레를 경험하다.) 본문
제주올레 1코스: 시흥~광치기 올레(역올레: 처음으로 끊임없이 공격하는 비바람 속 올레를 경험하다.)
lotusgm 2023. 10. 27. 10:27
※제주 역올레 (네번째 날) 10월08일 일요일 08시10분.
서울에서 검색할 때 부터 주말에는 제주에 큰 비가 예보되어 있었고, 어제는 예보 보다 일찍 비가 내리는 바람에
빗 속에서 마지막을 걸었었다. 아침에 일어나 창 문을 여니 예상했던대로 세찬 바람에 비가 흩뿌리고 있다.
걷고 있는 길 위에서 이 정도의 바람과 비를 만난들 그냥 끝장을 보지만, 이런 상황을 뚫고 출발해야 할 때는 좀 다르다.
티비 날씨 예보를 보고 검색을 하면서도 결정을 못내리고 있다가...그렇다고 다른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일단 밥도 먹어야 하니 챙기고 나가서 상황에 따라 만만한 코스 하나 걷다가 영~ 아니면 탈출하자.
숙소를 나오니 비는 잠깐 멈춘 상태지만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자신이 없어진다.
조식이었다면 먹지 못했을 충무김밥 집 충무김밥에 따라 나온 통영 아지매의 시락국이 찐이다.
이 정도면 저녁에는 이 곳에서 한우국밥을 먹어도 되겠다...며 미리 저녁을 찜해서 일까?
배가 부르니 겁이 없어졌나? ;;;
김밥 집이 바로 '성산일출봉 입구' 정류장 인근이라 201번을 타고 6분만에 제주올레 1코스 시종점인
'광치기해변' 정류장에 하차한다.
성산항이나 성산일출봉 인근에 숙소를 정할 경우 제주올레 경로 대부분을 경유하는 일당백 201번 버스를
활용해 진출입이 너무 편리하다. (우리는 나머지 5박을 이 곳에서 숙박하였다.)
제주올레 1코스 스탬프 간세 주변의 풍경이 바뀌었다. 시멘트로 만든 스탬프 박스 위에 간세가 올라 앉았네.
옴마나 깜딱이야...때마침 광치기 해변의 명물인 말도 출현한다.
'광치기해변'에는 몸이 휘청일 정도로 세찬 바람이 부는데도 아이들은 평온해 보인다.ㅋ~
우리도 아무렇지 않은 듯 걷기 시작~!!! 이미 한시가 다 되어 가니 부지런히 걸어야 한다.
※제주올레 1코스 (역올레)-- 15.1km
광치기해면-- 수미포-- 성산갑문 입구-- 시흥해녀의 집-- 목화휴게소-- 종달리 옛소금밭-- 알오름-- 말미오름--시흥리 정류장
'추모공원조성 기념비'
과거를 잊고 산다는 것은 곧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도 같다.
우리는 제주 4.3의 아픈 역사 속에서도 꼭 잊지 말아야할, 그래서 더욱 보존 해야 할 이 곳 성산읍 4.3희생자 학살 현장을
추모공원으로 조성하고자 뜻을 모았다. 우리의 아픈 과거를 극복하고 미래를 기약하고자 함이다.
'제주 4.3 성산읍 지역 양민 집단 학살터 표지석'
이 곳은 1948년 제주 4.3사건 당시 성산읍을 비롯한 인근 구좌읍, 표선면, 심지어 남원읍 양민들까지 끌려와
무참히 학살당한 곳이다. 다시 이 곳에서 학살당한 성산읍 양민들 중에는 유족이 없어 이 모래밭에 묻혀버리거나
버닷물에 떠밀려 가버린 시시도 허다하였다.
'수미항' 입구에 오래된 '간세'와 올레 이정표가 그대로 남겨져 있다.
'간세'는 제주 조랑말을 표현한 제주올레의 상징으로, '게으름벵이'란 뜻의 제주어 '간세다리'에서 이름을 따왔다.
'수미항' 인근에는 음식점과 카페가 많이 모여있어 올레 이정표가 골목으로 들락날락
길을 놓치기 쉬운데, 정면으로 보이는 길로 '성산일출봉' 주차장까지 그대로 진행하면 된다.
'성산일출봉'은 제주도를 대표하는 관광지 답게 바람과 인파가 정신을 빼놓는 입구 혼잡구역을
빨리빨리 벗어나 뒤돌아 보노라면 그 모습이 더 장관이다.
(그러고 보니 나는 아직 성산일출봉도 한라산도 올라가 보지 않았다.)
예수의 제자인 성 야고보를 기리기 위해 9세기부터 걷기 시작한 산티아고 순례길 총 10개의 루트 중 순례자가 제일 많이 찾는 곳은 프랑스 길로, 산티아고 대성당으로 향하는 마지막 여정인 아르카(Arca)구간이 제주올레 1코스와 '우정의 길'로 맺어졌다. 유칼립투스 숲을 지나 마을을 거쳐 아 라바꼬야(A Lavacolla) 중심지를 지나는데, 순례자들이 쉬어가는 몬떼 도 고소(Monte do Gozo) 언덕에는 순례자 동상옆에 우정의 길 표시로 제주올레의 길표식인 간세가 설치되어 있다.
거대 카페가 들어서 있고 자기네 땅이라고 울타리를 쳐놓아 올레꾼들을 절벽 쪽으로 몰아부치는 듯한 느낌이다.
그렇다고 기죽을 사람들도 아니지만...이렇게 바람이 몰아치는 날에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지나간다.
길 끝에 우도로 가는 배를 타는 '성산포항종합여객터미널'이 보이면 곧 해안을 벗어나는 지점이다.
'성산항용천공원'을 빠져 나와 '성산갑문'을 건넌다.
지금부터는 꽤나 길지만 줄곧 성산일출봉과 우도를 힐끔거리며 걸을 수 있는 '시흥리해안도로'
보이는 것은 올레1코스 후반부에 올라갈 오름(말미오름,알오름) 중 하나인데...뭐지?
아직은 덜 폈지만 근사한 팜파스 길을 달리는 자전거...멋찌구리...
길 건너에서 꾸덕꾸덕 말린 반건조 오징어를 꾸워주는 '목화휴게소' 앞이 멀리서 보기에도 만원사례다.
그렇게 바닷길을 쓸고 다녔으면서... 더구나 오징어도 좋아하면서 오징어 다리 한개 입에 물어 본 적이 없다는 미스터리.
사진에는 잘 안보이지만 저 바다에 카이트 서핑인지 패러 세일링인지 색색의 낙하산들이 나비처럼 날아다니고 있다.
'종달리 옛소금밭'으로 들어서는 지점이다.
종달리 마을에는 작고 예쁜 가게들이 좀 숨어있다. 특별한 목적은 없지만 기웃거려 보고 싶은데
두 번을 지나 갔지만 그 때 마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 때문에 쫒겨나다 시피 했고
오늘은 이 넘의 바람 때문에 마음이 급해서 또 밀려난다. '소심한 책방'
'종달초등학교'
붉은 달개비에 둘러싸인 문주란과 꽃댕강.
'종달초등학교' 앞 사거리를 횡단해서 바당 올레를 벗어나 오름 올레로 향한다.
비구름은 검게 드리우고 그 아래 오름들, 검디 검은 밭담이 품은 곳에는 열무가 쑥쑥 자라고 있다.
이제 평평함이 매력인 '알오름'을 들어선다.
평평한 오름을 걷는 듯 하지만 사방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풍경은 깜짝깜짝 놀라움의 연속이다.
분명 걸었던 길이지만 그날도,오늘도 너무 마음에 들어오는 길이다.
바로 이 쯤에서 최愛 썬그라스를 잃어 버리고 미련이 남아 잊을 수도 없는 곳이다.ㅋ~
'말미오름'의 정상인 '두산봉'에 오르면 발 아래 성산일출봉과 주변에 깔린 조각보같은 밭담의 모습이 환상적으로 펼쳐진다.
지난 기억의 잔상으로 바라보는 나는 비가와서 흐린 풍경이라도 아쉽지는 않다.
※2020년 1월15일 찍은 사진.
※2020년 1월15일 찍은 사진.
내려서는 길은 매트가 깔려있어 걷기 편하기도 하고 마음이 급하니 일사천리로 후다닥~
제주올레 1코스 '말미오름' 입구에 있는 '제주올레 안내소'
왜 이 곳에서 올레를 시작하는지 이제사 알 것도 같다.
올레의 시작점 '시흥리 정류장'으로 가는 길(1.8km)에서는 '우도'도 보이고 ''성산일출봉'도 보인다.
조금 전에 올랐던 '말미오름' 그리고 메밀밭.
제주올레의 시작점인 '시흥리' 스탬프 간세.( 16시55분)
'시흥리'정류장에서 10분 후 201번 버스 탑승, 6분 후 숙소가 있는 '성산항 입구' 정류장 하차했다.
오늘은 고민없이 점심을 먹은 충무깁밥 집에서 한우국밥을 먹을 거라고 결정을 한터라...
술도 없이 맨정신으로 해물파전과 한우국밥을 주문했다.
갱상도식 국밥이 입에 맞기도 하고, 종일 치덕대는 비바람과 맞서 싸운 후라 깔끔하게 한그륵 비웠다.
오늘 하루 종일 비가 내리고, 강풍이 분다고 하니 하루 공치는 날이려니 포기하고 있다가
한 코스를 클리어 했으니 스스로도 대견하고
오늘도 잘~~~싸운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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