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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음력 유월 스무날 방곡사 신중단 목각 후불탱화 점안식 풍경 본문
7월25일(음력 6월20일) 방곡사 지장법회가는 날.
보리화보살님이 텃밭에서 직접 가꾼 채소들로 만든 반찬들 덕분에 간헐적 단식이고 뭐고 없이 아침부터
너무 많이 먹어서 결국 점심공양은 걸렀다. 그리고 무량행보살님의 디저트까지...잘 먹었습니다._()_
일년 중 가장 녹음이 절정인 방곡사 옥지장전 가는 길에 더 이상 칠보화도 보리 열매도 없지만
그 푸르름 만으로 가슴 깊숙한 곳의 폐문이 활짝 열려 버렸다.
이파리 위에 실처럼 생긴 뭔가가 있길래 한참을 들여다 보고 신기해 했더니 지나시던 분이
'장록초'라고 일러주신다. 뿌리는 독성을 가지는데 이른 봄에 여린 잎은 삶아서 나물로 무쳐 먹는단다.
밤새 내린 비로 맺혀있던 빗방울들이 보살님들의 감탄사에 후두둑 떨어져 내린다.
'아~! 참으로 청정하여 한없이 맑음이다'
항상 용다리 앞을 팔뻗어 지키고 있는 '범부채'는 이제사 끝물을 보이고 있네...
'범부채'
'떡갈잎수국' 꽃송이는 버거워서 고개 숙인 채 마지막 붉은 빛을 개워내고 있는 중...
다음 달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투박한 이파리만 무성하겠지.
오늘은 신중단 목각 후불탱화 점안식이 있는 날이다.
다른 날 보다 더 일찍 정봉스님의 염불로 점안식은 봉행되고 있었다.
점안식 전의 불상이나 탱화는 점안식을 마칠 때 까지 가려져 있는 상태인데,
점안식을 마친 이후에야 예를 올릴 대상으로서의 의미를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신중단 앞에 증명법사께서 앉으실 자리가 마련되었다.
점안식의 증명법사이신 묘허큰스님께서 병풍으로 가려진 자리에서 점안식을 준비하고 계신다.
오색실을 끊을 가위, 도량 청정의식에 필요한 팥과 소나무 붓.
그리고 잠시 후에는 금강저와 요령도 차리셨다.
오늘 점안식, 증명법사는 묘허큰스님, 법주로는 주지 정봉스님이시다.
점안식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오색실은, 점안하는 동안 불상이나 탱화 주변을 감아
부처님의 신통력과 자비력,기원력이 원만히 성취되기를 기원한 후 점안식에 참석한 불자들이 조금씩 나누어 간직한다.
그래서 가끔 오색실을 가진 불자와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스쳐지나 갈 때 묘한 동질감을 경험하기도 한다.
蓮智明은 무환자 단주에 함께 걸었다.
점안할 때 오색실은 오색서기(瑞氣)를 상징하는데, 그것은 실이지만, '오색사진언'이라는 비밀신주를 독송하면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부처님의 서기가 오색실을 타고 강림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참석한 사람들이 기념으로 나누어 가지는 겁니다. 인도에 가면 주지스님이 손목에 직접 묶어주기도 하고, 끼고 있다가 그 실이 닳아 없어지면 소원이 이루어진거라고 얘기하기도 합니다.[묘허큰스님 법문 중에서]
점안이 무르익었을 무렵, 곳곳에 팥이 뿌려지고 증명법사께서 점안 탱화와 연결된 오색실을 잘라내서
법당의 참석자들에게 조금씩 나눠주셨다.
증명법사께서 소나무 잎으로 만든 붓을 청정수에 적셔 뿌리는 도량청정의식을 하신다.
법주 정봉스님께서 염불하시는 중에도 법당 구석구석 빠지지않고 청정수를 뿌리셨다.
드디어 가려져 있던 흰 종이가 벗겨지고 신중단 목각 후불탱화가 모습을 드러내자
누구랄 것 없이 모두들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불교에서는 단지 예배의 대상으로 삼기 위해 불상을 모시는데,
처음 다양한 소재로 제작된 불상은 그 자체만으로는 물질적 형상이지만 점안點眼의식을 통해
진리의 가르침을 담는 성보聖寶로 태어나게 된다.
새로 조성한 불상이 생명력을 갖춘 불상으로 증명을 받아 귀의의 대상으로 모시는 의식이 바로
점안의식點眼儀式이다.[묘허큰스님 법문 중에서]
단청 전의 신중단 목각 후불탱화.
묘허큰스님 법문.
점심공양 후에 시식과 제2시 삼시계념불사를 모셨다.
점안 법회를 마치고 주지 정봉스님의 짧은 법문이 있었는데
대형에어컨 소리와 웅웅거리는 스피커 잡음 때문에 아쉽게도 잘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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