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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2024 동짓달 지장재일 단양 방곡사 본문
동지를 하루 앞 둔 12월20일(음력 11월20일) 단양 방곡사만의 지장법회 가는 날.
이래 추분데 포대화상은 맨발로 마중 나오셨네...
방곡사 옥지장전으로 가는 길 모두들 겨울잠 든 풀섶에 홀로 빛나고 있는 버섯들.
삼성각이 없는 방곡사라서 원래도 혼자셨던 독성(나반존자) 앞에 합장하는 보살님.
주지스님의 연명지장경 독송을 시작으로 지장법회가 시작된다.
묘허큰스님 귀한 법문.
귀의불
귀의법
귀의승
귀의불 양족존
귀의법 의욕존
귀의승 중중존
귀의불경
귀의법경
귀의승경
이몸이 목숨이 다 할 때까지 결코 살생하지 않겠습니다.
이 몸이 목숨이 다 할 때까지 남의 물건을 훔치지 않겠습니다.
이 몸이 목숨이 다 할 때까지 삿된 음행을 하지 않겠습니다.
이 몸이 목숨이 다 할 때까지 거짓말하지 않겠습니다.
이 몸이 목숨이 다 할 때까지 술먹고 취하지 않겠습니다.
이 것이 3귀5계입니다.
이것을 예전에는 처음 불자가 되기위해 절에 오면 축원문을 작성하기 이전에 법당에 들어가 삼귀의를 합니다. 삼보에 귀의를 해야 불자입니다. 귀의불, 귀의법, 귀의승(불,법,승 삼보)--- 부처님께 귀의하겠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귀의하겠습니다, 부처님 법을 전해 주신 스님들께 귀의하겠습니다(삼귀의). 왜 귀의하느냐? 귀의불 양족존, 부처님께서는 지혜와 복덕 두가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귀의합니다. 귀의법 의욕존, 부처님께서는 욕심을 모두 끊게 하는 진리를 가르쳐 주시기 때문에 그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귀의승중중존, 불법이 아무리 위대해도 역대 스님들이 계시지 않았으면 불법이 오늘 여기까지 전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승가에 귀의 합니다.그렇게 삼귀의를 했기 때문에 불자가 되거든? 그 다음에는 불자가 되었다는 확신을 해줘야 돼요. 그래서 귀의불경, 귀의법경, 귀의승경,부처님께 귀의해 마쳤습니다, 부처님 가르침에 귀의해 마쳤습니다, 역대 조사스님들께 귀의해 마쳤습니다. 불자가 되었으면 불자로서 지켜야 할 가르침이 있는데 다섯가지 근본 계(인도 고대어로 '판차실라': PancaSila)는 모든 계의 근본이기 때문에 '5계를 받아 지켜야 된다'고 합니다. -- 묘허큰스님 법문 중에서 --
원래는 3일이라도 보살계에 대해 10중48계를 설하는 과정을 거쳐야 진정한 보살계이지만, 큰스님께서 간단한 수계 절차를 하고 법명을 전하신 후 마지막은 주지스님의 연비로 수계를 마친다.
모두들 공양간으로 동지 팥죽을 먹으러 내려가고
나는 혼자서 법당에서 고구마와 따끈한 믹스커피로 점심을 대신했다.
오후 관음시식과 제이시 개념불사.
우리가 살면서 타인, 사물, 동물이 될 수 있는 존재를 만났을 때의 감정이 네 가지가 있는데, 크게 나누어서 ①사랑의 관계, 다음 단계가 ②정의 관계, 그리고 ③미움의 관계, 그 다음 단계로는 ④무관계가 있습니다. 사랑하는 관계는 만나면 기쁘고 헤어지면 슬픈 관계, 그 다음에, 만나면 기쁘다는 감정은 없지만 헤어져 있으면 슬픈게 '정의 관계'입니다. 집의 남편과의 관계는? '정의 관계'거든? 만나서 기쁜 건 아니지만 단지 헤어져 있으면 슬플 뿐이야. 조금 안타깝고 보고 싶은 정도의 관계지요. 그 다음은 '미움의 관계', 만나면 빨리 헤어지고 싶고, 슬프고 헤어지면 기쁘고...'무관계'가 있는데, 인파 속에서 스쳐지나가는 사람에게는 신경쓰이지도 않고 아무런 관계도 없지요?
내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 나는 내 자신을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공식에 집어 넣어 보면 알겠지요. '그냥 정의 관계구나' 만나서 기쁨은 없고 헤어져 있으면 보고싶기는 해. 그런데 뭐가 위험하냐 하면, '정의 관계'가 위험하다는 겁니다. 여기에 머물러 있다 보면, 여기서 뭔가 향상된, 지향적으로 나아질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무관계'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남편은 무슨 관계로 살아? '정의 관계'로 오래 살다 보면 집의 가구하고 똑 같아요. 여러분들이 아끼는 소파가 없어졌어, 조금 슬프기는 하잖아요? 그게 정의 관계, 결국 남편도 나중에는 집안의 가구와 같은 관계가 되지만 중요한 것은 가구들 끼리는 얘기를 안해, 누구한테 이 얘기를 해줬더니 '아 뭐...다 그렇게 사는 거 아녜요?' 그렇게 살아도 되지만 내가 80을 산다고 치고 내 기억 속에 남아있는 것은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나 답게 산다고 얘기하는 것은 내가 욕망하는 것이 있고, 원하는 것이 있고, 거기에 감정이입해 지는데를 찾아야지 되는 거, 그게 바로 나야.
여기에서 한가지 물어 볼께요.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거 있지요?' A4 용지에 내가 좋아하는 거 20개만 써보세요. 그런데 단답형으로 적지 말고 조금 자세하게 써보세요. 막상 적을려고 하면 내가 좋아하는게 뭔지 잘 떠오르지 않지요? 그건 내가 누군지 모르는 거예요 여러분...내가 누군지 모르고 그냥 사는 거지...의무적이고 습관적으로 살고 있는 겁니다. 감독이 시켜서 배우가 연기하 듯이 그냥 인생을 살아가는 거지. 어디에도 나 다운 게 없는 겁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스무개'를 적을려고 노력해 보세요.
여러분들 여행가고 싶지요?(예~) 그러니 사는 게 힘든겁니다. 여행가고 싶고 친구 만나서 수다떨고 싶고, 왜 그런지 아세요? 얘기했다시피 내 감정이 메말라있어, 내 감정을 끌어 올리기 위해서 여행 가고 싶고, 친구 만나서 수다 떨고 싶고, 영화도 보는 거고...나라는 존재를 찾고 싶은 거지...그런 겁니다. 그냥 살다 보니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 상대방을 안다고 이야기할 때도 그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알아야지 내가 그 사람을 안다고 할 수 있어. 남편을 안다고 얘기하는 것도 남편이 좋아하는 것이 뭔지, 싫어하는 것이 뭔지 아는 것이 남편을 아는 겁니다. 그래서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아는 것이 그게 바로 나야.
나답게 산다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그럼 나는 누굴까? 한번쯤 생각해 보자고 하면 이런 것들을 찾아봐야 한다는 겁니다. 감정을 우리는 습관적으로 억누르고 산다고, 왜? 감정을 드러내면 주변 사람들이 불편해 해(싫어해)...내 감정을 드러내잖아요? 그러면 옆에 있는 사람들이 불편해 하니 내 감정을 죽여 버리면 옆에 사람들은 편해집니다. 직장에서나 조직에서 말단들이 자기 감정을 드러낸다면 굉장히 불편해 지지요? 역시 가정에서도 아내, 엄마, 며느리 입장에서 내 감정을 드러내면 주변 가족들은 상당히 불편해 합니다. 그러다 보니 내 스스로 알아서 감정을 죽여 버리고 누르고 사는 겁니다.
하지만, 감정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되도록이면 살려야 되고 그럴려면 이기적이어야만 되는 거지요. '아이구 스님~ 어떻게 감정을 다 드러내고 살 수 있겠어요? 누르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살아야지요' 라고 얘기하는데, 그것은 절대 배려가 아닙니다. 배려, 약자는 배려라는 것을 할 수 가 없고 강자만이 할 수 있는 겁니다. 지위가 높은 사람, 힘있는 사람들이 배려라는 것을 할 수 있지 힘이 약한 사람은 배려라는 것을 할 수 없는 겁니다. 여러분들, 내가 시어머니 자리면 며느리한테 배려를 할 수 있지, 그런데 내가 며느리인데 시어머니한테 배려를 한다? 그건 안되는 이야기야. 그리고 이기적이어야지만 되거든? 그런데 이기적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이타적(상대를 생각하는)이지 않으면 이기적일 수 없어요. 내가 이 사람과 친하게 지낼려고 하면 이 사람한테 잘해야 되겠지요? 이타적으로 잘 해야 이 사람이 내 곁에 남아있지. 그게 누구 좋자고 하는거? 나 좋자고 하는 거지. 이타적인 것이 곧 이기적인 것이 될 수 밖에 없다는 말이지요. 이타적 행위는그 행위로 인해 내가 기쁠 때 하는 것이 이타적인(남을 위한)행위입니다. 그것을 통해 내게 기쁨이 온다면 이타적 행위를 할 수 있는 겁니다. 기쁨도 없는데 이타적이라고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의 감정을 속이는 겁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올 해가 며칠 안남았지요? 올해 지나고 나면 또 한해 한해가 새롭게 돌아가기는 하지만 내년에는 영화도 많이 보시고, 여행도 많이 다니시고, 그래서 내 감정을 일으켜서 내가 원하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원하는 것에서 욕망을 세워도 보고 그것으로 인해 내가 나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방곡사 주지 정봉스님 법문 중에서--
방곡사 을사년 2025년 달력.
※자경문이란 구려 후기 승려 야운이 편찬한, 수행자가 스스로를 경책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하여 쓴 책으로
불교 강원의 사미과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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