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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동네 산책 가듯이 경기둘레길 21코스(가평역~상천역) 본문
크리스마스가 되면 괜시리 케잌 위의 초에 불 붙이고 파티라도 해얄 것 같고 그런 시절도 있었는데 설레던 크리스마스 이브가 어제였는데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오늘은 크리스마스...그래서 교통이 편한 가까운 곳으로 길을 나선다. 경의선 청량리역에 내리면 바로 그 홈에서 춘천까지 가는 ITX 청춘열차를 타는데, 여느 기차와 좀 다른 게 있다. 두 량의 열차에 복층 좌석이 있다. 신기하기도 하고 좌석이 2층이었으면 더 좋았을걸...했는데 옆지기 말에 따르면 전 좌석 매진이었는데 복층 칸만 자리가 남아있더라는 거다. 왜? 서로 타보고 싶지 않나? 2층으로 올라가야 하는게 불편해서 꺼려하다 보니 좌석이 남아있다는 데 나로서는 이해가 안되더라.뭐 야튼 우리는 복층 아래 좌석이다.(5,700원)
청량리역에서 출발해 약 40분 만에 가평역에 도착했다.
역 광장 오른편에 경기둘레길 21코스 이정표와 스탬프 박스가 있다.
12시가 다 되어가니 일단 이른 점심을 먹고 가자고 역 바로 건너편에 눈에 들어오는 식당으로 들어 갔다.
생각 보다 손님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다. 그리고 나이든 사람은 우리 뿐이라 놀라고 닭갈비 집 천정 샹들리에의
화려함에 또 놀랐다.ㅋ~
메뉴에는 황태해장국과 육개장과 불고기도 있었는데 테이블 마다 전부 닭갈비를 먹고 있어서 본의 아니게 우리도 닭갈비를 주문했다. 그리고 사실, 내가 이런 스타일의 닭갈비를 좋아한다.
주인이 굉장히 친절하고, 생각 보다 닭갈비가 너무 맛있어서 만족하고 밥까지 볶아 먹었다.
흡족하게 점심을 먹고 역 바로 오른편 모퉁이에 있는 경기둘레길 리본과 이정표를 확인하고 출발한다.
경기둘레길 21코스는 가평역에서 상천역까지 9km를 걷는다.
왜? 하필 21코스? 다른 이유는 없고 그저 교통이 편하고 가볍게 걷기 좋아서...
가평역 선로 아래 가평역 A터널을 지난다.
이 코스는 절대 잘못 갈 일이 없을 것 같다. 이정표 폭탄.
언제 내린 눈인지 가평으로 오면서도 그랬고 여기 곳곳에도 눈이 쌓여있다. 이름도 예쁜 달전천벚꽃길.
하색1교를 건넌다.
지금부터 태양광 지붕 아래 자전거길을 걷기 시작한다.여러 조명으로 장식되어 있다.
무의미하고 지루한 길을 30여분 부지런히 걷고 이제 자전거길을 벗어나는 지점이다.
길은 하나 뿐인데 그래도 이정표는 열일 하고 있는 중이다.
노후된 색현터널 콘크리트 표면처리 공사 중이다.
유일하게 하나 있는 자전거 쉼터 화장실은 굳게 닫혀있고, 눈이 얼어붙은 음지의 길은 걸음을 빨리하게 만든다.
종점을 코 앞에 두고 처음으로 자리에 앉아 아직 따뜻한 커피와 간식을 먹었다.
쉼터에 앉아서 눈에 들어 온 '오마니'란 세 글자는 뭘까? 가까이 가서 보니
'오마니 고향열차 유래비'에는 살아만 계시라요 나의 오마니시여...라고 끝을 맺은 탈북자의 詩였다.
때마침 기차가 상천역으로 들어가고 있다.
상천역 앞 경기둘레길 스탬프 박스와 22코스 안내판이 있다.
경기둘레길 21코스 종점 스탬프와 22코스 시작점 스탬프를 찍었다.
날이 조금 흐리긴 해도 최적의 날씨에 이렇게라도 걷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봄이 오면 좋겠다.
집으로 갈 때는 상천역에서 상봉으로 가는 전철을 타고 상봉역에서 하차, 7호선으로 환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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