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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경기옛길- 평해길 제9길 구둔고갯길(구둔역~양동역) 본문
10월 24일...아주 오랫만에 새벽 시간대라 나라를 구하러 가는 심정으로다가.ㅋ~
이른 시간에 집을 나서 이촌역에서 경의중앙선을 타고 청량리역에서 다시 무궁화호(07시 35분발)로 환승한다.
일요일 이라선지 다른 이유가 있는 지, 같은 노선에 누리호가 아니고 무궁화가 운행한다.
내부는 화장실 냄새 심하고 노후돼서 그리 쾌적한 여행이라 할 수는 없지만
동해 까지 가는 사람들도 있는데 '일신역'까지 한시간이면 도착하니 불평하면 안되지...
(요즘 단풍철이기도 하고, 민둥산 억새보러 가는 사람들까지 해서 예약이 필수다.)
바로 전 역인 지평역에 정차했는데, 사방천지를 안개가 점령했다.
요즘 날씨는 일교차가 심해서 아침에는 이렇게 안개가 심하기도 하지만
오후의 좋은 날씨를 보장하는 안개라 조짐이 좋다.
'일신역'에 도착했다. 08시 45분.
'평해길 제9길 구둔고갯길'의 출발점인 '구둔역' 으로 가는 길이...
불과 일주일 전과는 완연히 다른 풍경으로 변했음을 한눈에 알아보겠더라.
어제가 *상강이라 길 옆 여린 풀들 위에 서리가 소복히 내렸다.
때도 아닌데 핀 여린 앉은뱅이는 이제 어쩔거야?
霜降상강은 24절기 중 18번째 절기로 밤낮의 기온 차가 심해 서리가 내리는 가을의 마지막 절기이며
9월 들어 시작된 추수가 상강 무렵이면 마무리가 된다.
탐냈던 건너편 붉은 지붕의 풍경도 이렇게 다를 수가...
'구둔역' 앞 '경기옛길 평해길 제9길 구둔고갯길' 스탬프를 찍고
이른 시간이라 역사로 들어가는 문은 잠겨있지만 철길로 나가는 길은 곳곳에 있어서
철길로 나갔더니 벌써 몇몇 사람들이 보인다...참 부지런들 하네...
그래도 오늘은 한산한 역사의 모습을 바라보고
쓸쓸한 폐역의 철길도 한번 보고
'구둔역'을 나와서 멀리 지나온 '일신역' 방향으로 한번 봐주고 오늘 걸을 길로 들어선다.
지난번 '제8길 고래산길'을 걸으면서 잠시 햇갈렸을 때 마을을 들여다 보며
풍경에 감탄했던 바로 그 '구둔마을' 앞에 도착했다.
역시 일주일만에 다시 찾아와 보니 이렇게나 풍경이 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너무나 아름다운 저 마을 속으로 걸어 들어갈 작정이다.
이른 아침 짖어대는 댕댕이 소리가 미안해서 부지런히 지나다가 구둔마을 느티나무 아래 발길을 멈추었다.
일신리 구둔마을 주민들과 희노애락을 함께한 오래된 노거수는 400살을 훌쩍 넘긴 어르신이다.
예전의 늠름했던 모습을 잃어가고 나무 속 빔현상 때문에 구멍을 막는 치료를 받기도 했다니
나그네도 어르신의 장수가 걱정된다.
뒷모습은 어떨까? 뒤돌아봤는데 영락없는 하트heart 였다.
감탄하면서 이리 찍고 저리 찍고...그런데 집에 와서 사진을 들여다 보니
완전 미키마우스다...400살 된 어르신의 모습치고는 정말 너무 귀엽다.^^
지금은 폐교가 된 일신초등학교를 지나 마을 뒤로 돌아나가는 길목에
왠지는 모르지만 눈길을 끄는 집 한 채...둘레길을 걸으면서 외따로 있는 버려진 집을
자주 탐하고는 하는데 친구가 '시골에서 살려면 제일 먼저 벌레를 극복해야 된다'고
조언하길래 꿈을 접었지만 아직도 탐나는 집을 가끔 만나곤 한다.
발밑에서 서리가 툭툭 터지는 소리가 들리는 수풀길을 들어서면
예전 철길 구간이 이어진다.
밖으로는 지난번에 걸었던 고래산의 모습이 가까이 보인다.
폐철로에서 내려서나 했더니 이제는 숲길과 이어지는데,
막아버린 터널을 통과할 수 없어 철길 대신 잠시 산길로 우회하는 구간이다.
잡목이 무질서한 숲은 앞서간 사람들의 발자국 조차 잠시 사라지는 순간이 나타나지만
촘촘히 매달린 리본 찾기 하면서 걸으면 길을 헤맬 염려는 없다.
이렇게 막힌 터널을 우회한 숲길을 지나 다시 폐철로 위를 걷는다.
두꺼운 등산화 바닥을 뚫는 돌의 감촉이 불편해질 즈음에
폐철로를 내려서서 뒤돌아보며 마을길을 지난다.
서리내린 길가에 유일하게 넘실대는 산국...니가 대장이다.ㅋ~
평해길을 걸으며 가장 좋은 점은 포장길 구간이 거의 없다는 거였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쌍학리 임도'로 들어서는 지점까지 꾸역꾸역 도로를 걸어올라 간다.
드디어 7.5㎞ 정도 되는 '쌍학리 임도' 입구.
비라도 많이 오면 물길이 될 것 같은 모래길을 오르던 중 돌틈에 벌써 뿌리를 내리고
먼 여정을 시작한 소나무 씨앗을 발견, 애고고 귀여워~ 저절로 걱정과 탄식이 나온다.
그렇게 1㎞ 정도 오르막길을 올라서면 이제 임도 구간이 시작된다.
구둔치 -박우형-
양동과 지평의 경계선에 구둔치가 있다.
집 앞의 길이 관동대로 평해길이다.
경북 울진에서 원주 감영을 거쳐
한양으로 넘어가던 고갯길
보부상의 거친 숨소리가 들리는 듯
의병들이 독립을 외치는 함성이 들리는 듯
오죽헌을 떠나온 사임당의 숨결이 들리는 듯
나의 발소리가 구둔을 넘어 낙엽소리가 들리는 듯
왕박산 아래 민초들의 옛길이 있다.
숲이 깊어, 물기운이 많아, 그리고 해가 중천이려면 아직이라
발밑이 촉촉하다.
배가 고파 고개를 젖히면 띵하고 어지러운데 자꾸 위로 올려다 보고싶은 이유는
저 가을빛 만연한 하늘의 유혹 때문이다.
펼쳐진 풀 카펫 위로도 걷는다.
산초는 일찌감치 씨앗을 멀리 멀리 날려보내고 사방으로 팔을 뻗고있다.
아무리 걸어도 쉼터 비슷한 공간 하나 없어 아직 서리가 떠오르지 못한 곳 중에서
그나마 햇살 좋은 길 가에 자리잡고 앉아 새벽에 나오느라 못먹은 늦은 아침을 먹었다. 11시 16분.
그리고 '양동역'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기로 계획한 참이다.
오롯이 혼자 핀, 그리고 더러는 함께 핀, 이제 볼 날도 얼마 남지 않았네...
참으로 다복하시네요...개옻나무.
숲을 벗어나 잠깐 툭 터진 전망이 있는 곳은 소나무 군락지 같다.
깜짝이야....
수원국유림관리소 경고문이 붙어있는 임도 출구를 통과해
경사진 포장길을 걸어 내려간다.
철길 아래 토끼굴을 지나
'양동역'을 오가는 기차가 보이는 매월천변길로 들어선다.
새들도 모여살고 있는 갈대로 뒤덮힌 매월천을 구경하며 걷는 길.
24절기 중 상강을 지나기 전에 추수를 마쳐야 된다는데
이 들판에는 왜 아직 추수를 안했을까?
천변길을 벗어나자 눈 앞에 바로 나타나는 철로, 그리고 때마침 달려가는 ktx.
내가 그 사정을 몰라서 그런지 시골역 '양동역'은 동네에 어울리지 않게
규모가 정말로 크다.
'양동역' 바로 앞에 있는 양동쌍학리 5일장.
장이 열리지 않는 날이라선지 장 풍경은 썰렁하다.
역 옆에 있는 쉼터와 다음에 걸을 '평해길 제10길 솔치길' 안내판.
이제 평해길 마지막 한구간만 남았다.
샌드위치로 늦은 아침을 먹고 두시가 넘은 시각.
다 묵자고 하는 일인데 맛난 거 묵어야지...말은 그렇게 하지만 낯선 곳에서 배고픈 객의
선택사항이란 게 뻔하다.
쉼터 바로 앞에 오래된 듯한 중국집으로 들어갔는데, 꽤 사람들이 많다.
딱 봐도 동네 사람들 같으니 나름 동네 맛집인가 보다며...
그냥짜장은 5천원, 간짜장은 6천원, 쟁반짜장은 7천원.
우리 동네 그냥 짜장면 같은 느낌으로 깨끗하게 먹어치웠다.
서울로 돌아가는 기차편은 15시 43분...경유지가 많은 기차는 단풍철이라 곳곳으로 사람들을
실어나르다 보니 자리가 없어 대기 예약을 했는데, 하루 전에야 겨우 예매가 된 상태다.
하루에 기껏해야 4번 정도 운행하는 곳이다 보니 모든 일정은 기차시간에 맞추는 게 맞다.
한시간을 더 기다려 청량리로 가는 무궁화호 기차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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