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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아카시꽃 향기 따라가는 산책길: 여의도 샛강따라 한강공원 끝 현충원길 넘어 집으로~ 본문
(5월4일 토요일)날씨가 어찌나 좋은지 그저 현관문을 나서는 것만으로도 봄을 만끽 할 수 있는 걸, 마침 잘 익어서 맛난 열무김치를 가져다 준다는 핑계로 부부가 딸아이와 점심 약속을 잡았다. 전 날 티친 노병님께서 올리신 월남쌈이 급 먹고싶기도 하고 해서 딸 집과도 가까운 마곡나루역 1번 출구 인근의 '사이공 윤다이'로 가는 길...9호선 '마곡나루역'은 처음인데 연휴의 첫날 점심시간 이라서기도 하겠지만 굉장히 번잡했다. 김경민 작가의 작품 바로 뒷편에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사이공 윤다이'는 한국으로 귀화한 베트남 출신의 요리사가 한국사람의 입맛에 맞는 베트남 음식을 하는 집이다.
그리고 점심을 먹고 바로 맞은편의 '비엔나 커피 하우스'에서 커피를 마셨다.
처음부터 월남쌈이 목표였던지라 월남쌈과 소고기볶음밥 만으로 세 명이서 충분했다.
맞은편의 Vienna Coffee House는 내부 인테리어가 '갈맷길'을 걸으면서 갔었던 부산 수영구의 'F1963' 에 있는
'프라하933'이 연상된다.
커피는 일단 내 취향의 산미가 낮고 고소한 맛을 베이스로 해서 마음에 들었다.
cafe를 나오면서 내려다 본 상가 풍경.
딸과 헤어지고 '마곡나루역'에서 9호선을 타고 '샛강역'에 내리기로 했는데, 급행이라 '여의도역'에서 일반열차로 환승한다는게 출구로 나와버렸다. 하이고 이 정신 머리하고는...
'여의도역' 4-1번 출구로 나와서 애기거북이가 물을 찾 듯 무조건 한강으로 내려서기 위해 아파트 단지 사잇길로 지나
대로를 건너면 틀림없이 '샛강'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이 곳은 차로 올림픽대로를 지나다 보면 유니크한 풍경을
선사하는 '샛강다리'와 연결된 계단이다. 사실 우리가 내리려던 '샛강역'에서 진입하는 계단과는 지척이다.
'샛강'으로 들어서고 보니 어쩜 이렇게 색이 고운지 놀라고...이제껏 여러번 왔었지만 사람이 이렇게 많은 적이 있었나?
또 놀랐다. 괜시리 옆지기한테 벌써부터 강요를 한다. '느무느무 이뿌지?'
요즘 들어서 새롭게 알게 된 엉겅퀴를 닮은 '지칭개'를 찍었는데...
허술한 징검다리였던 곳이 올 때 마다 진화한다. 그래서 감동은 덜하다.
처음 보는 안내판...샛강에 뱀이 나타났다는 것은 샛강의 생태계가 건강하게 살아나고 있다는 증거란다.
샛강에 출현하는 뱀은 누룩뱀과 무자치종으로 독은 없지만, 뱀도 사람을 무서워 하니 만나게 되면 먼저 도망갈 수
있도록 기다려 주라는구만...
이 곳에 오면 꼭 앉아서 한참을 있다가 가곤 하는, 내가 좋아하는 곳인데 바로 옆에 이미 자리잡은 아짐들이 소음을
생산하고 있어서 아쉬워하며 지나간다.
9호선 '샛강역' 4번 출구에서 나오면 대로를 건너 내려오는 계단이 '여의교' 아래에 있다.
여기는 눈이라도 내린 듯 숲은 온통 솜털로 뒤덮힌 버드나무 씨앗이 깔려있다.
예전 같았으면 알레르기 비염 때문에 엄두도 못냈을 것 같은데 나이가 들면서 무뎌지는 것도 있네.
잠시 물 한모금 마실려고 앉은 벤치 옆 작은 물길에는
싱싱한 '노랑꽃창포'가 피어있다.
언제부터 우리 주변에 '이팝나무'가 이렇게 많았는지...우리 동네 버스 정류장에도 이팝나무가 쌀알을 떨어트리고 있다.
멀리서 부터 미풍에도 사방으로 향기를 날려보내고 있는 아카시꽃이 흐드러진 길로 들어선다.
흠흠흠...
같은 듯 다른 개망초와 봄망초.
이 모습을 보니 문득 며칠 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나온 한국의 1세대 조경가 '정영선'님이 떠올랐다.
샛강 생태공원 조성시의 에피소드에 따르면, 그녀의 강력하고 확신에 찬 건의가 없었다면 이렇게 아름다운 '샛강' 역시 사라지고 말았을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의 역사를 바꿀만한 선견지명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엄청난 차들이 오가는 도로 바로 옆에 이런 호젓하고 원시적인 자연생태 숲이 존재하고 있음은 기적같은 사실이다.
이 길은 사실...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과는 거리가 있고 이정표도 따로 없는 길이다.
친구와 산책을 할 때도 호기심은 가지만 위험하게 느껴져서 이정표 찾아 걸었는데, 오늘에야 190을 육박하는
보디 가드가 있으니 한번 들어서 본다.ㅋ~
역시 은밀히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들만 아는 조금은 비개방된 곳인 것 같다. 앞에는 '한강철교'
그럼에도 불구하고 흙길은, 숲은, 수풀은 감탄이 절로 나오도록 예쁘다.
이제 한강공원으로 나가는 길목이다.
잠시라도 자전거길을 벗어나는 길만 있으면 들어 갔다가 다시 합류 하곤한다.
이건 영락없이 탐스러운 꽃이 핀 나무처럼 보이지만 버드나무 꽃이 지면서 씨앗이 뭉쳐서 매달린 모습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부러라도 구경하고픈 자연의 신비라며...매달려 있다가 힘이 떨어지면 눈 처럼 땅으로 내려앉는 거다.
지나온 방향의 '원효대교' 아래로 유람선이 지나간다. 바다도 아닌데 물결이 인다.
갑자기 요란하게 싸이렌을 울리며 앰블런스가 달려와 지나간다. 유난히 많은 자전거족들과 산책객들이 오가는 곳인데
무슨 일일까? 큰 사고가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철교 위로 요란한 소리를 내며 ktx가 지나간다.
갑자기...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저기서 도대체 뭘 하고 있지? 심지어 나무 그늘이 아닌 곳에도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수많이 오가면서도 '노들섬'에 대해 자세히 본 적이 없어 마치 다른나라 같은 느낌이 드는 풍경이다.
'노들섬'은 아름다운 선셋을 볼 수 있는 명당이라고 알려져 있는 곳이다.
누가 이렇게 이불을 펴놨을까?ㅋ~
이제 '동작대교'를 앞두고 우틀하면 '동작역' 이다.
'동작역' 외부계단을 올라가서 육교를 건넌다.
'동작충효길' 현충원길로 올라가는 275개 계단 입구이다.
이 곳 아니면 볼 수 없는 이수교차로의 4호선이 지나가는 터널이 바로 아래있다. 때마침 지나가는 4호선.
그리고 구반포의 아파트 재개발 공사장이 내려다 보인다.
'동작충효길' 현충원길이자 우리 동네 뒷산이다. 그리고 오른편 철책 안쪽이 동작현충원이다.
자세히 보지않으면 이파리에 가려져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그래서 처음에는 찔레꽃인 줄 알았다.
지금부터는 연세 지긋한 어르신 아카시나무가 줄지어 서있는 곳을 지나는 길이라 코끝에 꽃을 달고 있기라도 한 듯
향이 강렬하다. 오늘 산책길 내내 같이 했던 아카시꽃 향기에 행복했다.
아파트로 내려서는 지점이다.
운동기구가 즐비한 정자 마당에 넋놓고 한참동안 앉아있었다.
저녁에 뭐 먹을지 각자 메뉴를 떠올리다가 결국 잘 익어 절정의 맛을 보이는 열무김치 올리고 비빔밥 낙찰.
'현충원' 뒷산 서달산 자락을 빠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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