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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헤밍웨이와 릴케가 사랑한 도시 절벽 위 론다 본문

♥ 그들이 사는 세상/올라~ 에스파냐

헤밍웨이와 릴케가 사랑한 도시 절벽 위 론다

lotusgm 2016. 5. 23. 21:22

 

 

 

 

2016년 3월20일 스페인여행 5일째.

세비야에서 론다로 이동하는 날..해도 너무 한다..또 억수같이 비 쏟아진다.

시내에는 주차가 안되는 곳이라 멀찌감치 내려서 한참을 걸어들어가 자유시간이 주어지고

추적거리며 오던 비가 바람까지 몰고와 황당했지만 그렇다고 가만 있을 순 없지.

파라도르호텔이 있는 광장.

 

 

 

 

이 골목으로 들어가 다리 입구로 돌아나오면 된다고 가이드가 그랬는데

아무도 선뜻 나서잖는 가운데 우리 둘은 무조건 출발했다.

 

 

 

 

 

 

절벽 위라서 그런가?

쏟아지는 비와 바람에 우산이 무용지물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말을 잃었다.

사방의 풍경에 기절초풍할 지경이니까.

 

 

 

 

그리고 론다의 랜드마크인 절벽 위 하얀 집들이 나타났다.

 

 

 

 

 

 

 

 

깊이 100m나 되는 협곡을 가로질러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연결한

 누에보 다리는 론다의 세 다리 중 가장 나중에(1751~1793) 만들어졌다고 해서 'new bridge' 라고 불리운다.

 

 

 

 

 

 

 

 

좀 전까지 멀리서 구경했던 풍경 속 다리를 건너 보기로 한다.

이 동네는 신기하게도 차선을 페인트 대신 대리석으로 표시했다.

 

 

 

 

 

 

다리 입구에 서니 감사하게도 비가 완전히 멈추고 거짓말처럼 푸른 하늘이 나오기 시작했다.

론다의 절벽 위 아름다운 집들 만큼이나 버라이어티한 날씨를 보여주는 것 같다.

 

 

 

 

론다를 사랑했던 사람 중에 헤밍웨이는 여름마다 론다에 와서 살았다고 한다.

그의 소설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에는 배경이 되는 

스페인내전 당시 반정부 프랑코파가 공화파 병사들을 죽여서 누에보 다리에서 던졌던 장면이 나온다.

저 끄트머리 어디엔가 헤밍웨이가 살았던 집이 있다고했다.

 

 

 

 

절벽 위에 난간 하나 올리고 식당 테이블이 놓여있다.

 

 

 

 

그리고 다리 반대편 쪽에는 이런 풍경이 펼쳐져 있다.

자연의 힘은 참 위대하지만 그 자연이 만들어 낸 특별한 지형에 순응하면서

살아가는 인간들은 또다른 위대한 힘을 가졌음이 분명하다.

 

 

 

 

우리는 무조건 저 old bridge로 내려가 보기로 하고 방향을 잡았다.

 

 

 

 

아래로 내려가는 입구 벽에 론다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타일벽화가 있다.

 

 

 

 

 

 

내려가는 내리막길은 돌이 닳아 미끌거리고 좀전까지 내린 비로 더 미끄럽고...

아니나다를까 우리 눈 앞에서 건장한 남정네가 철퍼덕 넘어져서 주변 사람들이 다 뛰어와 걱정했다.

무릎이 안좋아서 종종걸음 걷는 친구와 보조를 맞추어 살살 천천히 조심조심 내려가 보는걸로.

 

 

 

 

미술관같은 건물도 있고..

 

 

 

 

우와~ 우리 내려오길 잘했다 그지?

 

 

 

 

위에서 잠깐만 기달려봐~

내가 먼저 내려가서 상황 좀 보고올께~

 

 

 

 

역시 론다를 사랑해서 론다에서 살았다는 릴케는 저기 어디쯤 살았을까?

또다른 풍경의 너무나 아름다운 론다를 누구든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릴케는 조각가 로뎅에게 보내는 편지에

'거대한 절벽이 등에 작은 마을을 업고 있고, 뜨거운 열기에 마을은 더욱 하얗다' 라고  썼다.

'나는 꿈의 도시를 찾아다녔다. 그리고 마침내 론다에서 찾았다'라고 머물렀던 호텔에 글을 남기기도 했다.

 

 

 

 

 

 

뭐 굳이 안내려가도 되겠다.

눈 앞에 보이는 다리가 바로 올드 브릿지야.

그니까 멀리서 계곡 끝에 있는 올드 브릿지를 바라보는 게 정답이었나봐.^^;;

 

 

 

 

조심조심 미끌거리는 길을 다시 올라와 다리 입구에 도착하니 그새 엄청난 관광객들이 왕래하고 있었다.

 

 

 

 

우리가 내려갔다온 올드 브릿지를 저 튀어나온 전망대 난간에서 바라보는 사람들도 많다.

 

***

약속된 식당으로 가서 일행과 합류해서 점심을 먹었다.

식당에서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 다시 퍼붓는 비..징하다 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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