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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도심 속 아름다운 절집 백운암 상도선원 본문
오래전에 한번, 그리고 조금 더 지나 한번...두번 왔다 간 곳인데,
왜 그런지 모르지만 그 절집 부처님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며칠 째 머릿 속을 맴돌았다.
현관을 나서면서 부터 왜 하필 오늘이어야 하는지...답은 없다.
숭실대입구역 정류장에서 내려 골목 입구를 들어서면 멀리 막다른 곳에 거대한 교회 건물이 시야를 막는다.
우스갯소리로 항상 하는 얘기지만 산사순례를 가다보면 절 아래에는 어김없이
작은 동네에 어울리지 않게 큰 규모의 교회가 있곤 했는데...
상도 중앙교회를 지나서 골목은 꺾어진다.
언덕베기를 오르며 산사 순례 구비구비 오르던 산길이 연상되고
이 즈음에서 이미 수행은 시작되는 듯 하다.^^;;;
이 곳에 사찰이 있을 거라고는 누구도 짐작할 수 없는 곳에 <상도선원>이 있다.
아파트와 각종 숭실대 부속 건물이 즐비한 골목 한켠이다.
지하 1층, 지상 4층의 건물을 들어서면 입구는 필로티 형태의 작은 주차장과
양쪽으로 예쁜 쉼터가 있다.
千計萬思量 천 가지 계교와 만 가지 생각이
紅爐一點雪 붉은 화로 위의 한 점 눈송이며
泥牛水上行 진흙소가 물 위를 걸어가니
大地虛空裂 대지와 허공이 찢어진다.
청허 휴정선사의 <서산집>
이 작품은 無 와 만다라의 형상으로 禪의 세계를 표현하였으며 2009년
변승훈이 분청사기 기법으로 1265˚C에서 구워낸 도자 벽화이다.
현관을 들어서면 특이하게도 지하 1층에 큰법당이 있다.
큰법당으로 내려가는 계단은 <상도선원>을 갤러리로 만드는 오브제들이 전시되어 있다.
붉은빛 부빙가 나무 계단을 밟으며 가슴이 두근거린다.
계단 끝 큰법당 맞은편 벽에 있는
서옹대선사의 "日日是好日일일시호일" 禪話를 도예로 만든 작품.
그리고 처음 <상도선원>을 찾는 사람이라면
하나같이 탄성을 뱉을 수 밖에 없다는 큰법당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금쯤은 절집마다 '우란분절'을 맞아 기도 중이다.
법당은 서늘하게 냉방이 되고있음에도 절 몇번에 좌복은
땀으로 얼룩이 지기 시작한다.
간절한...祝願...
<상도선원> 아름다운 석가모니 부처님은 석굴암 본존불을 모델로 조성한
서창원 조각가의 작품이다.
어쩌면 석굴암 석불의 느낌과 같다고 착각이 들게 만드는 하얀 재질은
비행기 동체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두랄루민' 이라고 한다.
여섯 아름다운 비천은
물러나 바라보면 부처님의 후광처럼, 광배처럼 보인다.
후불탱화를 대신한 각각 다른 모습의 불상.
부처님 앉아계시던 연화좌대로 불을 밝히셨다.
수미단의 모습은...
슬그머니 나타나 촛불을 끄는 손길도 참으로 아름답다.
상단 왼편의 서옹큰스님 진영이 모셔진 영단.
신중단 신중탱.
제기 조차도 완벽한 오브제로 보인다.
<상도선원>의 등은 각각의 의미를 가진 그 자체로 예술작품이다.
2층의 아라한전, 어린이 법당의 모습이다.
처음 이 앞에 섰을 때 정말 충격 그 자체였다.
법당 불상을 이렇게도 모실 수 있구나...더러는 타 종교에서 불교는 불상을 우상으로 섬기는
마구니들이라고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우매한 사람들을 본적이 있다.
불상이란, 모습도 형체도 없는 영원히 변하지않는 밝은 빛이다.
불상은 그 빛을 형상화하여 인간의 모습을 한 그림이나 조각으로 만들어 예배하기 위한 것이지
불상 그 자체를 숭배하는 것이 아니다.
이 방에서 어린부처님들이 어떻게 생활하는 지
'수다나 어린이법회'를 한번 참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단을 다시 오르면
3층의 수미재, 청소년법당.
그냥 입이 떡 벌어졌다.
너무 근사한 방 전경에 눈 둘 곳을 찾지 못하겠더라.
이 방 등은 또다른 형태, 방 마다 느낌에 맞는 등은 아무래도 미산스님의 미적 감각이
발휘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의 불교적 전통미도 소중하지만 도심사찰의 건축문화를 바꾸는데
상도선원이 징검다리 역활을 하면 좋겠다'는 미산스님의 바램처럼 <상도선원>은,
좀 더 가까이 있었음 좋을 오늘의 절집의 바람직한 모델이 되어주고 있는 것 같다.
핑계를 대고 좀 더 어슬렁 거리고 싶었지만 마침 큰법당에서는
49재가 있는지 준비로 분주하고, 영정을 앞세운 상복의 가족들이 들어서고 있었다.
영가시여 극락왕생 하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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