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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여름의 한가운데 있어도 덥지않았던 방곡사 본문
음력 칠월스무날 방곡사 정기법회 (8월17일)
어둑한 하늘 아래로 가끔은 빗방울이 스쳐지나가기도 하고 공사 구간을 두어번 지나다 보니
보통 때 보다 40여분 늦어 방곡사로 들어섰다.
항상 그랬듯이 포대화상 앞에 서서 잠시 고민을 한다.
어디로 갈 것인가...이제 왼쪽 납골탑 갈 일이 없어졌으니 옥지장전 앞으로 간다.
큰스님께서는 '옥지장전 가는 길에 나무들이 너무 무성해서 가지를 쳐내야겠다' 시지만
나는 큰스님께서 너무 바빠서 그 계획을 잊어버리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다른 이유는 없다...지금 저 모습 그대로 너무 좋으니까...
항상 이 앞에서면 큰스님의 섬세함에 탄복을 금할길 없는 것이,
절 뒤 작은 봉우리 꼭대기의 진신사리탑과 옥지장보살과 사면지장불이 일직선상에 계신다.
다른 날 보다 늦은 탓에 이미 대웅전에서는 연명지장경 독송 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지만
또 이렇게 한눈 팔게 만드는 풍경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큰스님의 손상좌이신 경기도 광주 대법사 주지 정봉스님의 지장예참.
갑자기 문 밖에 빤히 보이는 요사채 2층 큰스님 거처 쪽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예불 시간에 한눈 파는 거 알아채실까봐 모른채 하고 있다가 마당으로 나가시는 큰스님을 따라
맨발로 댓돌을 내려섰다.
우와~ 우리 큰스님 패션 센스~
오늘은 음력 7월 20일,
오늘 김해에서 보살들 몇 분이 왔는데, 49일 백중기도를 하면서 한번도 안빠진 사람 있습니까? 하니 두 사람 있었어요.
이 목각은 우리 옥지장보살님을 작게, 다니면서 세워놓고 기도도 하도록 만들어 한쪽에는 '願'을 써놨어요.
다른 한쪽에는 힘...이 세상의 모든 힘 중에는 (공부와 도닦는) 수행修行의 힘이 가장 으뜸이라 열심히 수행 정진하여서 생사해탈, 여러분의 본래 면목이나 나의 주인공, 인인 개개인, 인간 뿐만이 아니고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생명체 전체가 본질이 있어요, 평등해요...그런데 전생에 지어놓은 업이 다르기 때문에 업 따라서 덮어쓰고 있는 껍데기가 다를 뿐이지 생명의 본질은 평등해요. 이 생명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나, 시작없는 옛적(無始劫來)부터 생사윤회를 해탈하지 못했기 때문에 육도로 전전하다가...우리가 이 몸을 다시 받는 갈래가 크게는 여섯갈래가 있어요..천도,인도,수라도,지옥도,아귀도,축생도...우리가 갈 수 있는 세상이고 그 많은 세상을 돌고 돌아서 지금 여기까지 왔어요. 이 우주 법계에는 가장 행복하고 살기 좋은 세상이 천상이고, 천상도 크게 요약을하면 세 개...욕계,색계,무색계...다시 세분을 하면 욕계 6天,색계 18天,무색계 4天(삼계28天) 우리가 살고있는 지구까지 합하면 29개가 이 우주법계에 존재하고 있어요. 여러분들이 밤이 되어 은하계를 바라보면 한량없는 별들이 있지요? 그것이 태양계에 속해 있는 하나의 소세계라, 그 중에 생명이 살 수 있는 세계가 28개가 있는데 그것을 요약하면 욕계,색계,무색계다...그런데 그 곳도 행복은 하지만 육도문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생사는 면할 수 없어요. 복진福盡하면 타락墮落을 해서 인간에 쫒겨왔다가 죄를 많이 지으면 지옥도 삼악도에 떨어졌다가, 그 곳에서 지어 놓은 고를 다 받으면 인간에 다시 왔다가 복 지으면 천상에 갔다가...삼계유여 급정륜 三界猶如 汲井輪, 삼계(욕계, 색계,무색계)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 우물 안의 두레박과 같다...백천만겁 역미진 百千萬劫 歷微塵, 백겁 천겁 만겁이 가도 면할 수가 없어요. 그런데 우리가 금생에 사람 몸 받아 불법을 만났을 적에 내가 나를 구제하고, 내가 나를 제도해야지 그렇지 못할 것 같으면...갱대하생 도차신 更待何生 度此身,다시 언제 사람 몸 받아 불법을 만나 내가 나를 위해서 열심히 수행해 생사윤회를 해탈 시킬 수 있느냐...그러니 금생에 사람 몸 받았을 때 공부하라는 거야.
그래서 힘 가운데는 수행의 힘이 가장 으뜸이니까 열심히 수행하고 정진해서 생사해탈, 나고 죽음을 벗어나야 생사가 끝이나요. 대오견성大悟見性, 크게 깨달아서 나를 바로 보고 깨달아, 견성해야 성불할 수 있거든? 견성해서 성불하시기 바랍니다...하고 무술년 정월에 썼는 글이고, 스님들이 항상 몸에 품고 다니다가 펴놓고 정진하라고 선물하던 것을
두 분이 백중을 맞아서 49일 동안 한번도 안빠지고 원명사에 가서 하루 세번 씩 삼시개념불사를 했습니다.
그래서 기념으로 드립니다...짝짝짝!!!
언제나 재미있는 큰스님 귀한 법문.
점심공양 전에 삼시계념불사 중 이시계념불사를 연이어 시작했다.
영단의 조상님께 잔을 올리는 시식.
오후 한시나 되어서 늦은 공양을 하러 법당 밖으로 나오는데, 기다렸다는 듯 햇살이 눈부시다.
조용히 붉은 꽃이 진 자리에 올망졸망 명자 열매가 달렸다.
오늘은 점심공양으로 단호박이 들어간 칼칼한 맛이 일품인 카레가 나왔다.
갑자기 대웅전 앞에서 대열을 이루고 연지명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김해 원명사 보살님들인데 어찌나 명랑쾌활들 하신지...
우리 서울 보살님들도 웃으며 큰스님께 하트 날릴 수 있는데...
방곡사 가는 날은 꼭 잠을 설치는 이유를 모르겠다.
어젯밤에도 거의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알람소리를 들은 것 같다.
그러거나 말거나 오가는 버스 안에서는 여행을 나선 듯 이야기는 많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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