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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계묘년 기도입재 하는 날 아름다운 방곡사 설경 본문
2월 10일(음력 정월 스무날)
새벽 여섯시 조금 넘긴 시각에 집을 나서는데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단양으로 가는 내내 창밖은 때를 짐작하기 어렵도록 잔뜩 흐리다가 어느 순간 탄성과 함께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사방이 백색으로 칠해진 터널로 들어선 듯 하다.
처음 경험하는 기사님의 친절을 딛고 내려서서 살펴 본 사방은
할말 없게 만드는 풍경이다.
보기에 그리 많은 눈은 아닌데 바람이 없고 날씨가 적당하니 가녀린 나뭇가지 위에 조차
눈이 그대로 내려앉은 모습이 환상적이다.
풍경을 그냥 감사히 바라볼 뿐이다...
그런데...혼자 생각으로 이 풍경이 곧 사라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거다.
주지 정봉스님의 지장예참에 오늘따라 더 힘이 실린 듯 하다.
방곡사 회주 묘허큰스님의 귀한 법문.
삼재부와 재수부.
아니나다를까...점심공양을 하러 법당 밖으로 나왔을 때는 눈이 멈추고
여기저기 눈 녹아내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법봉스님을 올려다보는 노보살님의 눈빛이 아련하다.
무슨 사연일까?
일년 기도 입재라 오랫만에 공양 줄이 길지만 공양 못먹을까봐 걱정할 필요는 없다.
기다리다가 줄 끝에 섰더니 금방이다.
구수한 시래기밥.
공양간 뒤에 설거지 봉사하러 달려갔더니 이미 만원이라 밀려났다.
정말 대단한 보살님들이시다.
오후 시식시간에 오늘은 특별히 삼시계념불사 '제일시 계념불사'를 독송하신다.
신중단에 초를 켰다.
법회를 들어갈 때 그 모습이 아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 포슬거리던 눈은 흔적없이 녹아버렸다.
다녀간 적이 없는 것처럼 도착했을 때 하얗게 덮혔던 눈이 사라진 맑간 길 위에 섰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막내 동생에게 방곡사에서 만난 눈소식을 전했다.
'방곡사 20년 드나들면서 봤던 모습 중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오늘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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