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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숨어있는 절 전북 완주 불명산 화암사와 인연을 맺다 본문

아름다운 산사

숨어있는 절 전북 완주 불명산 화암사와 인연을 맺다

lotusgm 2016. 5. 20. 01:00

 

 

 

이정표에도 정성과 멋스러움이 느껴진다.

 

 

 

 

작은 계곡 건너편은 연두빛 카펫이 깔린 듯 하다.

카펫 위로 따스한 봄볕이 드러누웠다.

 

 

 

 

 

 

 

 

폭포가 뭐 따로 있겠어?

물줄기 떨어지면 폭포지..

 

 

 

 

입구에 들어서면 절벽과 절벽 사이의 계곡에 놓여진 계단이 열한번 굽이지면서 암반 위로 흐르는 맑은 물을

발 아래 두고 147계단을 오르면 화암사의 정문 격인 우화루를 대하게 된다.

 

 

 

 

147계단 앞에 도착해 아래 한번 바라보고...

 

 

 

 

147계단 중간에 잠시 쉬어가라고 詩귀들이 걸려있다.

 

절을 두고 잘 늙었다고 함부로 입을 놀려도 혼나지 않을지 모르겠다.

.......잘 늙엇다는 것은 비바람 속에서도 비뚤어지지 않고 꼿꼿하다는 뜻이며,그 스스로 역사이거나

문화의 일부로서 지금도 당당하게 늙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화엄사가 그러하다. 어지간한 지도에는

그 존재를 드러내고 밝히기를 꺼리는,그래서 나 혼자 가끔씩 펼쳐보고 싶은,작지만 소중한

책 같은 절이다. 십여 년 전 쯤에 우연히 누군가 내게 귓속말로 일러주었다. 화엄사 한번 가보라고,

숨어있는 절이라고,가보면 틀림없이 반하게 될 것이라고.

잘 늙은 절,화엄사 중에서 - 안도현 -

 

 

 

 

 

 

 

 

계단을 올라 구석구석 숨어있는 물길을 몇개나 지나치고 나서야 멀리 전각의 이마가 보이기 시작한다.

안도현의 시를 읽고 나서 발걸음 보다 마음이 더 급해졌다.

 

 

 

 

 

 

 

 

마음은 급하기만 했지 준비가 안된 상태로 화암사 문 앞에 섰다.

 

 

 

 

 

 

너무나 아름다운 편액을 이마에 매달고 있는 누각을 보는 순간 누각 너머 화암사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충분히 짐작이 가고도 남았다.

 

 

 

 

화암사 극락전의 정문 아름다운 누각 "우화루" - 보물 제662호

조선 광해군 3년(1611)에 지은 건물로 밖에서 보면 돌로 쌓은 축대 위에 기둥을 세우고 마루를 놓은 2층 누각으로 보이지만

극락전에서 바라보면 마루바닥이 뜰과 같은 높이라 단층으로 보인다.

 

 

 

 

절 마당에서 꽃비 내리는 누각(우화루) 뚫린 창으로 바라보는 풍경은 .....

 

 

 

 

따로이 전각을 갖지 못하고 우화루 마루 끝에 매달린 목어.

꼬리가 없어져 물속의 생명있는 것들을 제도하기는 어렵지만 극락전 들락거리는 중생들

두눈 부릅뜨고 지켜보는 일만은 잊지않겠다.

 

 

 

 

 

 

 

 

화암사 극락전 - 국보 제316호

이 건물은 우리나라에 하나 밖에 없는 하앙식 구조물로,조선 선조 38년(1605)에 지은 것이다.

하앙은 기둥과 지붕 사이에 끼운 긴 목재인데,처마와 나란히 경사지게 놓여있다. 이 것은 처마와 지붕의

무게를 고르게 받친다. 극락전 앞쪽 하앙에는 용머리를 조각하였으나 건물 뒤쪽 하앙은 꾸밈없이 뾰족하게

다듬었다. 하앙식 구조는 중국과 일본에서는 많이 볼 수 있지만 한국에는 이 건물 뿐이므로 목조 건축 연구에

귀중한 자료이다. 건물 안에는 아미타삼존불상이 있다.

 

 

 

 

아미타삼존불상이 고불이 아닌 것이 조금 아쉽지만 닫집의 용과 비천이 아름다우니

꼭 살펴보라고 큰스님께서 일러주셨다.

 

 

 

 

막상 카메라를 끄고 법당에 들어서지만 항상 고민을 한다.

하지만 어쩐 일인 지 큰스님께서 촬영금지라고 상기시키시는 바람에 의기소침 ..극락전에 들어가지 못하고

주변을 맴돌았다.

 

 

 

 

화암사는 우화루와 극락전이 남북으로,불명당과 적묵당이 동서로 마주보고 서있는 입 구(口)자 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적묵당 툇마루에 앉아계시는 대구 불광사 주지이신 선법스님,종현스님.

 

 

 

 

 

 

 

 

아직 극락전에 들어가지 못하고 한눈 팔고있는데 눈이 마주친 보살님이 적묵당 뒷편에 있는 산신각에 좀 가보라고..

정말 특별난 곳인 것 같다고..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리는 보라빛 붓꽃 다발 너머 산신각이 있었다.

 

 

 

 

 

 

 

 

 

 

정말 그러네...

이토록 특별난 모습의 전각을 본적 있었나 모르겠다.

두서없이 놓인 바위를 그대로 두고 그 위에 기둥을 세워서 작은 산신각을 올렸다.

각기 댓돌을 통채로 하나씩 독차지한 신발들.

 

 

 

 

다시 마당으로 나왔다.

우화루 옆에는 명부전이 있는데 정작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멀리서 힐끗거리기만 했다.

 

 

 

 

 

 

특이한 전각이 눈에 들어왔는데,개인 사당이 절에 들어와 있는 곳은 화암사 밖에 없다고 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 철영재 -

사육신 성삼문의 조부인 성달생은 세종 때 전라관찰사를 거쳐간 후 훗날 퇴락해 가는 화암사를 중창 불사하였다.

이에 후대 화암사에서는 성달생의 높은 뜻을 기리기 위해 사당을 짓고 위패를 봉안하고 있다. 2013년 10월 20일

 

 

 

 

 

 

극락전에서 묘허큰스님 법문이 시작되자

부지런히 보살들을 안내하며 여기저기 오가던 검둥보살도 극락전 앞에 자리잡았다.

 

 

 

 

화암사에서 또 하나 특별한 광경은 '문화재 안전경비원'이 매의 눈으로 살피고 있다가

우리가 모두 빠져나가자 극락전 문을 닫아 걸기 시작하는 거 였다.

귀한 보물이라서 보호하는 차원이기도 하지만 참배객 각자의 보물을 대하는 의식만 옳바르다면

걱정 할 필요가 없을텐데...

 

 

 

 

수각도 수곽도 없지만...

 

 

 

 

이번에는 147계단을 내려간다.

 

 

 

 

내려가는 길에,뚜렷하지는 않지만 복잡한 생각들이 머리속에 들끓는 것 같은

이상한 경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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