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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내가 아무 생각 없이 들인 자사호紫沙壺...넌 누구냐? 본문
홍콩에서 살면서 우연히 앙증맞은 차 주전자를 발견하고는 한동안 어디를 가든지 작은 차 주전자를 구입하느라 열을 올렸다. 우리나라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지인 스탠리 마켓에 가면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특별한 모양의 차 주전자가 있는지 늘어선 가게를 기웃거리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리고 한 두개 늘어나는 작은 주전자가 그 즈음 내가 낯선 곳에 사는 즐거움이 되어 주기도 했지만 정작 손에 쏙 들어가는 이 작은 주전자가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는 관심이 없었다.
그동안 자사호(그들도 그런 이름을 말하지는 못한 것을 보면 그들 역시 지식은 없었나 보다.)의 진가를 조금 아는 두사람 정도가 탐을 내는 걸 보면서도 그런가 보다...가장 깊숙한 벽면에서 잊혀지고 있는 중이다. 며칠 전에 티비에서 시꺼멓고 조그마한 차 주전자를 애지중지 손님들에게 자랑하는 시골 노인을 보고 불현 듯 나의 차 주전자로 눈이 갔다. 그리고 이제라도 자세히 알아보기로 했다.
한 손 안에 쏙 들어가는 작은 주전자 자사호紫沙壺는...
차를 마실 때 쓰는 다기茶器의 하나로 작은 주전자 모양을 하고 있는데, 원료는 중국 장수성에서 생산되는 철 성분이 포함된 자사원석이다.
16세기 공춘(供春 1506?-1566)이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자신이 만든 자사호에 서명을 넣은 이후로 만든 사람의 서명을 담는 것이 전통이 되었다. 공춘이 만든 공춘호는 특유의 투박한 질감 때문에 명나라 문인들이 아름답게 여겼고, 자사호가 유행하는 데에 기여했다.옛날 중국에 파산한 부호가 다른 건 다 잃어 길거리에 쪼그려 앉아있으면서도 자기가 쓰던 자사호만큼은 간직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차덕후들의 최종병기가 되었다.
자사호는 보온이 잘 되어 뚜껑을 덮고 우리면 차가 매우 잘 우러나고, 미세한 구멍이 있어 질이 떨어지는 차의 안 좋은 향을 잘 흡수한다고 한다. 자사호가 양호(항아리 기르기)되면서 차의 탄닌 성분이 자사호 내벽에 침착하고 차의 성분이 미세한 기공을 적당한 수준에서 막아주기 때문이다. 자사는 기본적으로 철이 다량으로 함유된 광석이고, 철이 차의 탄닌과 반응하면서 탄닌산철을 생성하면서 차의 떫은 맛을 흡수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떫은 차가 자사호를 지나면서 부드럽고 달달해지는 이유이다.
길들여진 자사호는 해당 차맛을 최상으로 뽑아내며 길들이면 길들일수록 윤이 나고 아름다워진다.
자사호를 쓸 때 주의 사항은 딱 하나, 차의 향이 자사호에 배기 때문에 한 종류의 차만 하나의 자사호에 우려 먹어여 한다.
자료를 찾아보고 나서 오랫만에 햇빛 아래에서 먼지를 털어주기로 하고 한 곳으로 모아보니
오래 전 열정의 결과물 답게 하나하나 참 예쁘다.
자사호는 전작업 손으로 만드는 전수공全手功과 반수공半手功이 있는데, 내 안목으로는 구분할 재간이 없지만
무엇이 되었든 저 작은 주전자에 꽤나 여러가지 멋부림이 들어 있는 것 정도는 알아 볼 수 있다.
살 때 부터 가장 내 마음에 들었던 주전자로, 굉장히 섬세한 작업이 곳곳에 들어가 있고
오랫동안 사용한 흔적이 있는 앤틱이라 자연스런 색감이 멋스럽다.
다른 자사호도 마찬가지로 도자기 임에도 부딪히면 금속 소리가 나는 것이 알고 보니 '자사'라는
철 성분이 많이 함유된 원석 때문이었나 보다.
거북 모양의 이 자사호는 귀여운 네 다리까지 조각되어 있고
바닥에는 자사호의 특징인 만든 이의 서명이 찍혀있다.
특이하게도 진흙이 아니라 자사(紫沙)라는 광석을 캐서 물에 개어 빚어, 유약을 바르지 않고 구운 도자기이므로 광석의 종류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데, 자줏빛이 나는 자니, 붉은 빛이 나는 홍니, 그리고 녹색 빛이 도는 녹니가 기본이 되며 여기에 자니의 가장 아래층에서 나는 저조청, 홍니를 물에 띄워 분리해내는 주니, 녹니와 다른 것이 섞인 누런 색의 단니, 그리고 아예 이것저것 섞인 새까만 흑니 등 오만가지 배리에이션이 있다. 이 모든 것이 자연적인 색이다.
※그런데 다른 색은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개인적인 취향으로 자연스러운 도자색만 수집하게 되었다는.※
자사로 만든 미니어처.
언제 다시 햇살 아래로 나오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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