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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집착과 결벽 못 미쳐 어디 쯤 깔끔 취향 본문
사람 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일상에서 유난히 신경쓰는 부분이 있지않나? 그게 다른 사람 입에 오르내릴 정도면 '집착'이라는 카테고리에 넣어서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하면서 나와는 다르며, 나는 그렇지 않아서 다행이라며 스스로 위로하게 된다. 그 '집착' 중에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마도 '결벽'이 아닐까 싶은데, 나는 결코 결벽은 아니고 유난히 집착하는 것 중 하나가 스테인리스로 된 물건에 생기는 얼룩이다. 다행히 스테인리스 냄비에만 생기는 얼룩은 어떤 음식을 끓였는지에 따라서 통상적으로 생기는, 뭔가 적합한 세제를 넣어서 제거를 해야하는 번거로움과 제품을 넣는다는 데 조금 찝찝함도 있어서 설거지만 잘해도 해결되고 그냥 지나가는 데 집안의 수전들에 물방울이 남기는 얼룩은 굉장히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 하루 일과를 마친 부엌 씽크대 주변의 물기를 완벽하게 제거하는 일은 내게 굉장히 중요한 의식 중 하나이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그 앞에 섰을 때 완벽하게 새 제품처럼 보이는 나의 씽크대 앞에서 나만 알고 나만 느끼는 만족감에 하루가 행복하게 시작된다.
얼마전, 거의 십년을 써 온 매립형 정수기에서 누수가 생겨서 작은 물방울이 맺히기 시작하자 득달같이 AS 신청을 했고, 다음날 기사가 와서 새제품으로 교환해 주면서 한마디...이상하네? 분명 오래 쓴 제품인데 왜 새 제품 같아 보이지?
그리고 또 신경 쓰이는 한 곳은 바로 욕실 샤워 부쓰 유리문...샤워 하고나면 어쩔 수 없이 튀는 물방울과 비누 얼룩은
사용하고 난 수건으로 한번만 쓰윽~ 닦아내기를 일상화 하라는 내 요구가 과한걸까?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나란히 융통성없이 줄 서 있는 물건들은 또 용납이 안된다는 거다.
나란히 선 줄 끝에 한 귀퉁이쯤은 기우뚱한 곳으로 숨통이 트인다는 이상한 취향...
그러므로 집착도 결벽도 아닌 순전히 내 개인적인 취향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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