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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먼 당신-- 멀리서 바라만 본 오즈성 본문
가류산장으로 가는 입구에는 공사 중...
히지카와강 너머 산 위로 조금 전 '반센소'에서 무지개를 봤었다.
그 풍경을 해치던 저 다리 위로 잠시 후 우리가 걸어서 지나갈 줄은 상상도 못했다.
가류산장(중요문화재 건조물) 정원은 국가 지정명승지라고 한다.
짐작은 했었지만 가류산장의 문은 굳게 닫혀있고 동네 산책 중인 할머니께 물었더니 우리가 가려고 했던 작은 절은
가류산장 문 안에 있고 별로 볼 게 없다는 말씀.
동네 산책 중이던 할머니는 수줍게 웃으며 강변의 이 산책길은 너무 좋고 오즈성도 볼 수 있다고 자랑하시길래
어차피 우리는 갈 곳도 없으니 같이 걷겠다고 하고 동네 산책객처럼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길의 분위기로 봐서 '성이 보일 것 같지는 않은데'라며 의심스럽던 순간
왼편으로 굽어진 길을 돌자 진짜 멀리 오즈성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가 크게 웃자 할머니는 만족함인지 자랑스러움인지 모를 미소를 지으며 동생의 '카와이~'에 맞장구 치셨다.
해가 지고 있는 낯선 동네 산책길에서 바라보는 성의 모습에 살짝 숙연해 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할머니는 다시 길을 되돌아 가시고...
히지카와 강변의 모습.
왼쪽의 석축대 안으로 들어서니 마을 작은 광장에 어지러이 이정표가 있다.
바로 앞 골목 입구에 서자 여러 방향을 가리키는 이정표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관심도 없어져 버렸다.
이렇게 좁은 골목에 이토록 아름다운 가로등을 세워야 할 이유가 뭘까? 밀려오는 노을을 짊어지고,
낡은 골목은 내가 지금껏 탐해온 수많은 골목 중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골목을 지나오고도 발길은 떨어지지 않았지만 미련은 뚝뚝 떨어지고...
肱川橋(히지카와 다리:Hijikawa Bridge)를 건넜다.
우리가 걸어왔던 강변길도 보이고,안쪽으로 붉은 벽돌 건물 앞 광장을 지났었다.
낮에는 그렇게 비를 쏟아 내더니만 이렇게 깜찍한 노을로 위로를 해주네.
우중 택시로 이동했던 기억을 더듬어 오즈역으로 가는 길...잘가고 있든 아니든 아무 상관이 없다.
막 불이 밝혀지고 있는 도심의 풍경을 몽환적으로 연출하고 있는 낮게 가라앉은 비구름.
한 시간에 한 번 씩 오는 '마쓰야마'가는 우리가 탈 다음 기차가 오려면 50분 정도 남았으니 다이소 들렀다 갈까?
(18시10분)원래도 다이소는 한번 들르기로 했으니까...
다이소에서 나오니 밖은 진짜로 캄캄한 밤이고, 역으로 가는 길에 인적이라곤 없었다. 이요오즈역(伊子大州驛)
우리는 18시54분에 마쓰야마로 가는 특급열차를 탄다.
1,000엔 짜리 지폐가 7월 부로 신권이 나왔다고...나는 관심도 없는데 동생은 신기하다고 자꾸 찍으라고 한다.
구권 디자인이 더 예쁜데 왜 바꿨을까?ㅋ~
마쓰야마역으로 나오니 마치 집으로 돌아온 느낌.
저녁에는 라면을 먹기로 하고 검색한 식당까지는 어차피 호텔로 가는 길이기도 하니 그냥 걸어서 간다.(20분)
전철 주차장 건물 뒷골목에 있는 미소라면집 앞에 몇 사람이 줄을 서있었지만 생각 보다 빨리 차례가 왔다.
나는 파 채가 듬뿍 올라간 미소라면, 동생은 소금라면...맛은 상상하는 그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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