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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톤치드가 쏟아지는 제주 평대리 천년의 숲 '비자림' 본문

♡ 내가 사는 세상/올레 밖 제주

피톤치드가 쏟아지는 제주 평대리 천년의 숲 '비자림'

lotusgm 2025. 4. 14. 09:27

 
 
 
 

(3월23일 일요일)올레를 3일 동안 걷고 오늘 부터는 오름과 숲길을 찾아 다닐 작정을 하고 가장 먼저 '비자림'을 찾아 가는 길이다.
지역 특성 상 식사를 챙기면서 가기에는 루즈 타임이 많이 생길 것 같아 좋아하는 햄버거를 비상식량으로 챙기기로 하고

버거킹D.T.에 들러서 불고기와퍼를 구입하고 출발한다.
 
 

 

제주에는 비교적 어디를 가든 주차 문제가 거의 없는 듯 하다. 크고 작은 공영 주차장이 많고 대부분 무료이다.
입구의 '새 천년 비자나무'가 위용을 뽐내고 있는 비자나무 숲에 도착했다.
 
 

 

'새 천년 비자나무'를 지나면서 탐방해설 대기장소라는 이정표가 보이길래 살펴보고 있는데
 탐방해설사님이 '시간 되면 해설을 들으면서 둘러보면 더 좋다' 시길래 잠시 기다렸다가 출발하기로 했다.
 
 

 

 
 

'榧子林'
비자나무 비榧자는 나무 木변에 匪로 이루어지는데 비자나무가 목질이 단단해 참빗의 재료로도 쓰이기 때문에 참빗 모양의 아닐 비匪를 붙여서 쓴다는 설명이다. 한편으로는 유연한 특성 때문에 금이 간 흔적이 있는 비자나무로 만든 바둑판은 최고급으로 쳐준다.(깊은 금을 목재 스스로 매꿈으로써 비자나무 특유의 복원력을 증명했다고 보기 때문이다.)제주도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명절이나 제사 때 비자나무의 씨앗을 제사에 사용하는데, 이런 풍습은 고려시대 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4월에 암수 꽃이 다른 그루에서 따로따로 피는데, 둥근 달걀 모양인 수꽃은 잎 겨드랑이에 달리고,
녹색 포 대여섯개로 싸인 암꽃은 가지 끝에 2~3개씩 달린다.(그래서 사진 속 비자나무는 수꽃이다.)
 
 

 

고등학교 교장 퇴임하셨다는 우리의 탐방해설사님의 방대한 지식을 분명 그 때는 잘 따라 잡고 있는 듯 했으나,
그래서 신경써서 메모할 생각도 안했는데 지금에 와서 들여다 보니 완전 '초면'이다.
 
 

 

'따뜻한 곳을 좋아해서 전북 마이산이 자랄 수 있는 북쪽 한계선'이라는 설명이 무색하게 과천 종합청사 앞 도로에는
 양버즘 나무가 양말이라도 신은 듯 줄사철 나무 넝쿨이 멋지게 휘감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제주 평대리 비자나무 숲은 한라산 동쪽에서 뻗어 내려간 종달~한동 곶자왈 지역의 중심에 위치한 평지림으로 남북 방향(길이1.4km,폭 0.6km)으로 길게 형성된 타원형 모양이며, 면적은 448.758㎡ 이다.이 곳에는 2,800여 그루의 비자나무가 밀집해 있으며
숲에 자생하고 있는 비자나무는 키가 3~17m이고, 가슴 높이 둘레는 0.3~5.7m, 가지 폭(수관폭)은 동서 1~24m, 남북 1~26m에 이른다. 세계 최대 비자나무 군락지이다.    이제 '천년의 숲 비자림'으로 들어 간다.
 

 

 

 
 

 
 

피톤치드(Phytonicide)는 식물이 타 미생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하여 상대방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발산하는 물질이며,
근본이 항균성, 살충성 물질이다. 우리 몸의 신진대사 활성화, 심폐기능 강화 등 탁월한 삼림욕의 효능은 이 피톤치드 때문인데, 
한 예로 프로폴리스는 꿀벌이 피톤치드 성분을 모아서 응축한 것이다.
 
 

 

 
 

 
 

'풍혈'은 평균 12도 정도, 여름에는 상대적으로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바람이 나온다고 한다.
 
 

 

 

 

테르펜(terpene)은 피톤치드와 같이 숲 속의 공기에 포함되어 있는 물질로, 특히 편백, 삼나무, 비자나무, 소나무 등
 침엽수에 많이 들어 있고 방향성, 살균성, 살충성은 물론 독특한 치료 효과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숲에는 비자나무 뿐 아니라 눈여겨 봐야할 멋진 나무들이 너무 많은데
 그 나무들에 자세한 안내판이 붙어 있어서 너무 좋다.
 
 

 

나무 재질이 좋아 해인사 팔만대장경의 일부를 만들기도 했다는 후박나무.
 
 

 

 
 

신기방기한 머귀나무는 언뜻 보기에 우둘두둘한 수피가 징그러워 보이기도 하는데, 육지에서는 어머님이 돌아가시면 오동나무 지팡이를 짚었지만,제주에서는 머귀나무를 썼다고 한다. 예 사람들은 머귀나무를 오동나무라고 부르기도 했단다.
 
 
 

들어 본 적도 없는 상산 이란다. 여러 줄기로 갈라져 자라며 낙엽지는 자그마한 나무 상산은 새순이 돋아날 때는 더덕냄새 비슷한 향기가 강하게 나서 옛날에는 잎과 줄기를 삶아 화장실의 구충제로도 쓰였고, 구충과 향 때문에 관 속에 함께 넣기도 했다고 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더니 이 즈음 숲 속은 온통 상산이다 할만큼 널려 있었는데, 새 순을 따서 직접 맡아 본 향은 처음 맡아 보는 내게는 강렬해서 살짝 역겹기 까지 했다.
 
 

 

 
 

열정적인 해설을 듣고 따라나선 탐방자들이 늘었다 줄었다 한다.
 
 

 

 
 

역시 생전 처음 보는 가는잎 맥문동.
 
 

 

가던 길 멈추고 자세히 들여다 보아야 예쁘다...
 
 

 

 
 

 
 

백량금(coralberry)은 꽃말이 부자,축하라 개업 선물로 주고 받는다고 알고 있는 식물인데,

비자림 숲에는 선물처럼 붉은 백량금 열매가 깔려있다.(백량금의 영어 이름에 들어있는 coral은 산호인데,

더러는 백량금을 붉은 진주라고 표현을 하더라. 붉은 진주도 있던가?)
 
 

 

우리의 열혈 탐방해설사님은 길 가의 작은 풀꽃 조차도 허투로 놓치지 않고 걸음을 멈춘다.
백량금과 자금우에 대한 탐방해설사님의 설명을 들으며 숲 안쪽을 살피는데 메추리알 처럼 보이는 물체가 잔뜩 널려있는 게 보였다.
조심스럽게 하나 주워서 만져 보니 호두처럼 딱딱하다. 해설사님에게 보여드렸더니 깜짝 놀라면서 당신도 처음 보는 신기한 열매인 것 같으니 학회에 보고를 해봐야 할 지도 모르겠다며 얼마나 신나 하시는지. ..혹시 모르는 일이다. 이게 그동안 학회에 미보고된 진기한 식물 일지도...그런데 내가 최초 발견자잖아.ㅋ~
 
 

 

 
 

 
 

 
 

용암과 화석이 깔린 곶자왈 지형의 식물들은 뿌리를 아래로 뻗을 수 없으니 얕게 옆으로 끝없이 펼쳐 나가는 게 일반적이라
대부분의  원통 모양이 아닌 수직으로 편평하게 발육한 판모양으로 지표에 노출된 뿌리, 판근(板根: buttress root)의 모습을 제주에서는 흔히 볼 수 있다.
 
 

 

판근을 볼 때 마다 생존의 치열함에 경건해지기 까지 한다.
 
 

 

 
 

멀리서 보기에도 위용이 대단해 보이는 나무가 바로 1만여 그루에 이르는 비자나무 중에서 가장 굵고 웅장하며 기나긴 세월 동안 
 이 곳 비자나무 숲을 무사히 지켜온 터줏대감 할아버지 나무 '새 천년 비자나무' 이다.
 
 

 

 
 

이 비자나무는 서기 2000년 1월1일, 새로 맞이한 저믄 해(밀레니엄)을 기념하여 '새 천년 비자나무'로 지정한 나무이다.
고려 명종 20년(1189)에 태어났으니 나이는 800살이 넘었으며 키는 14m, 굵기는 거의 네 아름에 이른다. 
 
 

 

그런데...몇몇이 눈치를 챘을 지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에 네 아름 나무의 옹이가 분명 heart 다.
해설사님한테 사진을 보여줬더니 그냥 미소만...아마도 heart를 별로 안 좋아하시나 보다.
 
 

 

 
 

그리고 몇 발짝 떨어진 곳에 있는 이 나무는 '사랑나무'이다. 뿌리가 서로 다른 나무의 줄기가 이어져 한 나무로 자라고 있다.
나란히 자라던 암수 나무 중 수나무가 죽었는데, 한참 후에 암나무에게서 뻗어 나간 가지로 생명을 이어 받은
수나무가 지금은 잎을 틔우고 사이좋게 잘 먹고 잘 살고 있다는 이야기다.
 
 

 

 
 

잎맥의 뻗음이 마치 펼쳐진 박쥐날개의 실핏줄 같다하여 이름이 붙여진 박쥐나무
숲 속의 큰 나무 밑에서 잠깐씩 들어오는 햇빛으로 겨우 살아간다.
 
 

 

 

 

물이 귀한 제주도지만 이 '비자나무 우물터'만은 수많은 비자나무들의 뿌리가 물을 머금고 있다가
 정수기 필터처럼 물을 걸러 조금씩 흘려 보낸 덕분에 항상 맑은  물이 고여있는 곳이다. 
 
 

 

 
 

 
 

혼자 느적거리며 들여다 보고, 사진도 찍으며 한눈 팔기가 일상인터라 해설사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으며 탐방하기에는
 속도가 맞지않아 해 본 적이 없는데 비자림을 돌아 보면서 탐방해설사님을 따라 다닌 경험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김영갑 작가가 사랑한 '용눈이오름' 그리고 오름의 여왕 '따라비오름'

어제부터 비자림에서 그 다음 행선지를 어디로 할 것인지 의논에 검색을 해보지만 안 가본 곳이 더 많으니 선택의 폭이 너무 방대해서 답이 안 나오던 중에 항상 내 머릿 속에 둥둥 떠다니는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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