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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My story.. (82)
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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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방곡사 보살님이 '내일이 보름이라서 하다 보니 조금 많아서...' 반찬통 하나를 내밀며 오곡밥 해서 김장김치하고 김으로 싸먹으면 다른 거 안해도 된다고...집에 와서 보니 시금치와 묵나물 두 가지가 조금씩 들어 있었다. 정월대보름이라지만 식구들이 묵나물 등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내가 맛없게 볶아선지는 모르겠지만 소비가 되지 않아서 결국 버리곤 하는지라 언젠부턴가 우리 집에서 대보름은 아무 날도 아니게 되었다. 외출에서 돌아 오는 길에 아파트 아래 재래시장을 지나오는데 시장에 온통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 거무튀뮈한 묵나물들이 가게 마다 쌓여있고 오밀조밀 다양하게 소포장된 잡곡들 천지였다. 신발 가게 앞에 놓여있는 잡곡 매대라니 참...신발 가게에서 나물을 사는 사람이 있긴 한지 모르겠다.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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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에 식구들이 모두 모였을 때 변변하게 술 먹는 사람 하나 없는 가운데 집에서 썩고 있는 양주 이야기가 나와서 부엌 수납장을 뒤졌다. 꽤 많은 와인은 제쳐두고, 병 모양이 마음에 안드는 중국 술도 제외하고 그럴듯 해 보이는 술만 꺼내왔다.워낙 술에 문외한들이기도 하고 기껏 맥주를 즐기는 아이들 뿐이라 어떤 술인지 한참동안 각자 검색에 들어갔다. 딸이 회사 단톡에 술병 사진을 보내며 '술도 유효 기간이 있나?' 물었더니 '술에 따라 다르겠지만 자기한테 보내면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3명이 답을 보내와서 한바탕 웃었다. 그리고는 심드렁해져서 곧 있을 친한 친구들과의 집들이에 내놓을 거라고 전부 짊어지고 갔다. 생각지도 않게 수납장 정리를 했으니 이참에 남은 와인 10여 병은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고민 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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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테이블 위에 널브러져 있는 책을 무심코 보고 있다가...혼자 웃었다.남편이 읽고 있는 책과 내가 읽다가 덮어 둔 책인데 이건 누가봐도 고의성이 다분한 책들인 걸 왜 이제사 알아챘을까? 아들이 내 생일에 알량한 선물 대신 '오다가 널 위해 주웠어'도 아니고 무심히 넘겨준 책이다.물론 호들갑스럽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그 날부터 '눈에 보이는 곳'에 두고 책장을 넘기긴 했었다. 그런데 누구의 '눈에 보이는 곳'이었을까? 오래 전에 불교대학을 이수하고 졸업장을 취득하기 위한 마지막 통과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 자격 요건이 65세 이하라고 정해져 있었다. 그래서 왜 하필 그 나이인가 누구에겐가 물었더니 그 나이 정도 되면 그 동안 살아온 경력으로 얻고 굳어진 '아집'이란 게 있어서 나를 제외한 세상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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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에 우리에게 와서 단번에 버거운 재산 1호가 되었다.그 동안 많은 일들을 함께 했고 낡은 칠 만큼이나 켜켜히 앉았다 벗겨져 사라진 추억의 조각들은 셀 수 조차 없다.같은 시기에 출고가 되면서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키는 친구네가 그동안 세번이나 차를 갈아 탈 때 까지 작은 문제 하나 없어서 고맙고 또 고마워 하면서 아들이 성인이 되고 초보를 달았다가 떼고 운전에 능숙해 가는 시간도 묵묵히 참고 견뎌주었다. 이제 더 이상 버티는 건 무리라는 상식을 벗어나고도 한참이 지나고 드디어 길 바닥에서 주저앉아 끌려와 주차장에서 한 달을 쉬고있었다. 폐차 전문 싸이트에 차를 올리자 10여 군데서 경매가가 올라오고 조건을 따져서 결정을 내렸고, 화재보험의 마지막 서비스를 받으며 렉카차에 끌려가는 날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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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서자 꽤 쌀쌀한 겨울 아침 공기가 쾌적하게 피부를 스쳐지나 간다. 이제사 계절을 깨달은 듯 방금 떨어져 내린 듯한발 아래 색 고운 단풍 못지않게 나도 화들짝 놀랐다. 아직 이러고 있냐? 지하철로 한 시간여 떨어져 있는 막내 동생네에 들어서자 예의 향긋한 그녀의 디퓨저 향이 따뜻한 실내 공기에 실려다가온다. 그 때 부터 요즘 입맛이 없었다는 그녀와 나는, 최소한 나는 오만가지 집에서는 관심 조차 없었던 주전부리에서손을 떼지 못하고 도장깨기 하 듯 접시를 비워내고...울산에서 뭉쳤던 둘째 동생이 도착하고는 더 박차를 가해서 먹고 마시고(술없이.ㅋ~) 드디어는 헤비해서 도전하지 못했다는 방어회까지 한 상 차려졌다. 위장이 메아리없는 아우성을 친다.나 좀살려줘~ㅋ 다음 날 아침까지 이어진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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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아들이 집에서 밥을 먹는 횟수가 줄면서 아들이 집에 있어서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경우에는 고민이 된다.오랫만에 집에서 먹는 집밥인데 찌지고 볶고 뭔가 집밥 다운 밥을 차려야 할 것 같지만 여의치 않을 때는 더욱 고민이 된다.아침 일찍부터 식탁 위에 전공서적을 펼쳐놓고 논문 혹은 수업 준비를 하는 아들의 뒤통수를 오며가며 흘낏거리며 타이밍을 보다가 '아들~ 아침(시간은 이미 점심을 향해...) 뭐 먹을래? 뭐든 먹고 싶은 게 있으면 말만 해~ '아들은 묵묵부답이다.딱히 먹고 싶은 게 없는 지금의 나와 비슷한 상태인 것 같다. 대부분 내가 먹고 싶은 게 있으면 만들어서 같이 먹으면 되는데...답을 듣기는 힘들겠다. 냉장고와 김치냉장고 문을 열고 한참을 들여다 보다가 납작 지짐만두와 야채 무침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