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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의 심장 캔디 불치사에서 불치사리를 친견하다 본문

♥ 그들이 사는 세상/아드레이 스리랑카

스리랑카의 심장 캔디 불치사에서 불치사리를 친견하다

lotusgm 2018. 2. 3. 13:08





한참 전에 내려앉은 어둠 속을 지나 불치사로 간다.

우리가 스리랑카에 발이 닿을 때 부터 염원했던..스리랑카의 심장 불치사로 간다.





그리고 불치사 앞에 섰다.

누구라 할 것 없이 흥분 상태로 불치사 앞에서 한참을 서성였다.





처음 15세기 때 지어진 불치사 둥근 건물의 외관은 세계적으로도 불치사임을 알리는 상징적인 건물이다.

옛날에는 왕들이,지금은 새로 취임한 대통령이 첫인사를 시작하는 곳이기도 하다.


아랫쪽 담은 물 모양,윗쪽 담은 구름 모양이다.





불치사 입구를 지나쳐





먼저 외국인을 위한 shoe-rack counter 로 가서 신발을 맡겼다.


신발 보관소 넘어 보이는 하얀 건물이 바로 불치사를 책임지는 왕이 살고있는 스리랑카 왕궁이다.

왕은 저 곳에서 불치사에서 들리는 *푸자의식 악기소리로 불치사의 일정을 체크하고 있다고 한다.

역대 왕들은 보름날이면 불치사를 찾아 목욕재계 후, 부처님 치아사리를 모신 香室향실로 홀로 들어가

직접 청소하고 예를 올렸다고 한다.

*푸자의식은 시계가 없던 예전 부터 부처님께 하루 3번 공양 올리는 시간을 알려주는 악기 연주를 하는 의식이다.

(테바바Tevava라고 하는 하루 3번의 공양시간은 새벽 5시 30분-오전 10시 30분-저녁 6시 30분이다.)





불치사로 들어간다.

불치사 입구가 높은 이유는 매년 8월에 열리는 사리 이운 축제인 '에살라 페라헤라 Esala Perahera' 때

부처님 치아사리함을 머리에 올린 코끼리가 통과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코끼리 머리 위에 부처님 치아사리함을 올리고 이운하는 모습을 그린 벽화.





문 위에 악귀를 쫓는 수호신이 조각된 입구를 지나자





바로 불치사 법당이 나왔다.

안그래도 오한이 오나 싶을 정도로 떨리는데,푸자의식을 하는 악기 소리는

너무나 요란해서 천정을 뚫고 나갈 것 같았다.

아무래도 부처님께 저녁 공양 올리는 시간을 멀리까지 알리기위한 것이 아닐까...





2층에 부처님의 치아사리를 모시고 있는 불치사 법당의 모습.

그리고 푸자의식 중인 세사람의 악기 연주자.

법당 문 앞에 특이하게도 거대한 크기의 상아가 여러겹 보였다.





왜 그렇게 서두르는 지 이유도 모른 채 부지런히 앞사람을 놓칠세라 따라 붙었다.








어딘 지 말 좀 해줘요.

나중에 알고보니 '스리달다 박물관'이었다...그러니 안으로 들어가서 무엇을 봤는 지 기억에도 없다.

그 곳에 부처님 치아사리함이 있었다 해도 난 알아보지 못했을 테니...





다음으로 간 곳은 우리나라 불상도 모셔져있는 '국제 불당'이었는데

스님들께서는 벌써 참배를 마치고 나오고 계셨다.





불치사 법당 처마는 금빛 찬란한 색이지만, 내게 화려하다는 느낌 보다는

온화하고 따듯하다...는 느낌으로 다가온 것은 불치사 법당의 상징성을 알아차리고

바라보는 내 마음에서 연유한 것일지 모른다.








특이한 모양의 종이 달린 기둥이 서있는 뒷편의 건물로 들어갔다.





이 법당(역시 정면에 불상을 모시고 있는 곳이라 법당이라함이 맞을 것 같다)을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모습은

방을 가득채운 사람들이 고개를 들고 양쪽으로 걸려있는 그림들을 보고 있는 모습이다.

(지금의 불치사에 부처님 치아사리를 모시게 된 과정을 그린 그림들이다.)

유럽의 어느 미술관에서 똑같은 풍경을 봤을 법도 하고...그 자체만으로 굉장히 인상적인 풍경이었다.





정면 불단에는 여러 불상을 모시고 있다.

연꽃 모양을 한 천정 간접조명은 은은한 분위기를 내는데 한몫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 사찰에는 불상을 모신 곳에는 항상 후불탱화를 배경으로 하는데

그런 정성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문화처럼 보인다.

물론 중국 사찰에서는 목각탱화도 자주 볼 수 있지만, 우리의 후불탱화야 말로

부처님을 예경하는 모든 불화들의 완성이란 생각이 든다.











눈에 유난히 띄었던 백옥상.

이 법당을 비롯해 스리랑카 사원에서는 어떤 경우에도 사람이 불상을 배경으로 해서 사진을

찍는 일은 금지하고 있다.





그림들을 바라보며 현지가이드에게 그림에 대한 설명을 듣는 중인데,

솔찍히 주변이 너무 시끄러워서 정확히 알아 들을 수도 없었다.





인도 쿠시나가라에서 부처님께서는 완전한 열반에 드셨다.





특별한  부처님 치아사리 전시회가 열리자 지루하게 계속되던 가뭄이 멈추고 비가 내렸고

그 비로 인해 'Dalada Floods'라 불리우는 홍수가 났다.





법당 2층의 부처님 치아사리함을 친견하기로 허락받은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잠시 법당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법당 바로 뒤에 있는 '국제 불교 미술관'건물.

태극기도 보인다.








기다리면서 더러는 촛불공양을 올리러 가기도 하고,주변의 밤 경치를 만끽하고 있는데,조금 전 우리가 나온

법당 옆문으로 사람들이 들락거리는 모습을 보고 우리 몇몇도 다시 한번 법당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푸자의식이 끝나고 사람들이 대부분 빠져나간 법당 앞은 너무나 조용했다.

우리는 왜 가장 번잡한 시간에 경황없이 움직였는 지 이해가 안되었다.

약속시간 까지 넉넉하게 남은 시간 동안 좀 더 여유있게 둘러봤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쉬운 마음으로 다시 한번 법당의 처마를 올려다 보며...





일반인들도 부처님께 공양올리는 시간이면 열리는 불치사 법당에 들어갈 수는 있지만

법당 2층에 있는 부처님 치아사리를 모신 곳으로는 올라 갈 수 없다고 한다.

미리 허가를 받은 우리는 부처님 치아사리를 모신 2층으로 올라가 치아사리함을 친견할 수 있도록

 약속된 8시가 될 때 까지 법당 옆에 있는 강당에서 기다리다가

약속된 8시를 20분 정도 남기고  2층 법당으로 올라가는 계단 입구에 섰다.

이미 아래 위로 정갈하게* 흰옷을 입은 일본 참배객이 계단의 한쪽에 줄 서 있었지만 아무래도

우리 차례가 먼저 인 듯 했다.

*불치사를 참배하러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의 스리랑카 사원에서 처럼 팔다리가 노출된 옷을 입고는

입장할 수 없다. 그 중에서도 부처님 치아사리를 모신 2층 법당으로 가는 허가받은 사람은 필히

흰색 상의를 입어야 한다.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정말 정말 특별한 사실 하나,

나라의 보물이며 스리랑카의 심장이며 부처님께서 보여주시는 영원한 법등인 불치사리를 수호하는 임무를

 불치사 주지가 아닌 '불치사 장관'이라고 하는 재가자가 맡고 있다는 것이다. 스리랑카 사람들은

'여래의 다비와 사리에 관한 모든 것에 출가자는 관여하지 말라'는 부처님의 유언을 따랐던 것이라고 한다.


부처님 치아사리함을 모신 향실로 들어가는 입구가 보이는 곳에서

현지 가이드가 다시 한번 어린아이들에게 잔소리 하 듯 다짐을 한다.

몸에 어떤 물건도 소지하면 안된다.

불전이 필요하면 미리 준비해서 합장하는 손에 들고 있어라.

조용히 하라.


당연히 사진 같은 건 엄두도 못내는 곳이다.

그래서 살신성인의 심정으로 마지막 한 장을 남겼다.





아니... 두장을 남겼다.





나중에 묘허큰스님께서 보내주신

우리가 향실로 들어가 친견한 부처님 치아사리를 모신 사리함의 모습이다.

7겹 사리함을 장식하고 있는 금빛 보석들은 부처님께 올린 옛 왕비들의 장신구라고 한다.





황금 장신구로 7겹 감싼 높이 60㎝의 부처님 치아사리함 앞에서는

정작 흔들리는 눈빛으로 숨 한번 들이쉬고 내쉬는 순간만큼 머물렀을 뿐이다.

모두들 긴장이 풀려 아무 말도 못하고 밖으로 나왔다.





스리랑카에서 부처님 치아사리는 바로 왕권의 상징이다. 수많은 외세로부터 침략이 있을 때마다

왕조는 부처님 치아사리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지켜냈다.

1590년에 비말라 다르마 수리야 1세가 처음 캔디 불치사를 세웠고

후에 나렌드라 싱하왕이 불치사 앞에 해자를 만들어 지금의 2중 구조가 된 것이라고 한다.

1815년 왕조가 몰락하고,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부터 지금까지 스리랑카의 마지막 왕조인 싱할라 왕궁이 있던

캔디 불치사에 부처님 치아사리가 모셔져 있는 것이다.


불치사 앞 해자 조용한 물 속에 또다른 불치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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