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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8코스: 월평~대평 올레(역올레 두번째길: 아기자기한 바당길 따라 월평까지 걷는 길) 본문
제주올레 8코스: 월평~대평 올레(역올레 두번째길: 아기자기한 바당길 따라 월평까지 걷는 길)
lotusgm 2024. 3. 27. 10:27
'색달해수욕장' 퍼시픽 마리나 요트장 끝에 있는 언덕길을 올라 다리 아래 '베릿내공원'으로 들어선다.
지난번에는 공사 중이라 우회했던 공원을 잠시 지나도록 길이 수정되었다.
제주올레 8코스 중간스탬프 간세가 있다.
원래는 '주상절리공원' 화장실 앞에 있었는데 공사를 마친 이 곳 '베릿내공원'으로 옮겨서 자리 잡았다.
공원 밖에는 '성천포구'
천제연의 깊은 골짜기 사이로 은하수처럼 물이 흐른다고 해서 성천星川, 별이 내린 내(별빛이 비치는 개울)라고
부르던 것이 '베릿내'가 되었다. 오늘도 오름은 그냥 지나쳐 가기로...
'베릿내오름'으로 올라가는 계단.
도로는 아름다운데 도로 건너 눈에 들어오는 호텔 건물은 우짜자고 저리도 거슬리는지...
궁시렁거리며 흉을 봤더니 옆지기가 생각났다는 듯이 말을 한다.
얼마 전, 부영그룹회장이 출산하는 직원 누구에게나 1억원의 격려금을 준다고 했고, 그 격려금에 대해 세금을 부과할 것인지가 문제가 되자 대통령이 면세를 지시했다는 뉴스가 나온 적 있다고...돈이 있다고 누구나 할 수 없는 대단한 일이라고...출산율도 줄어드는 시국에 나라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고...적은 돈도 아니고 자그마치 일억원이나...
"아무리 그런들 낳을 생각없던 애를 일억원 준다고 낳을 건 아니자나" 쿨럭~
'주상절리공원'으로 가면서 기웃거리 노라면 못지않은 절경을 볼 수도 있다.
오늘은 '주상절리공원'으로 들어가지 않고 그냥 통과하기로 한다.
'주상절리' 길 끝의 '대포연대'는 옛날에 적이 침입하거나 위급한 일이 있을 때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횃불로 연락을
취하던 통신시설로, 봉수대는 산 정상부에 위치하여 멀리 있는 적을 감시하지만 연대는 해안구릉에 자리하여 적의 동태를 감시하는 시설을 갖추었다.
'대포' 앞바다.
오후에 비가 예보되어 있어 비구름이 한라산을 애워싸버렸다.
혹여나 길 위에서 예보되어 있는 비를 만날까봐 지금 최선을 다해 도망가는 중이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예쁜 포구 중 하나인 '대포포구'
'대포포구' 위 도로로 잠시 올랐다가 다시 바당길로 내려선다.
파도라도 심하면 도저히 지나갈 수 없는 길인데 우회 표시도 없는 해안가 바위틈으로 난 길을 앞두고 있다.
기억하는 범위 내에서 이 길도 수정한 것 같다...아름답지만 은밀하고 위험할 수도 있는 길임에는 분명하다.
해안을 벗어나 도로 위로 올라서서 배튼개 입구 버스정류장 앞으로 도로 횡단.
단순히 음식점 신축을 위한 표시라고 하기에는 출입금지 줄을 너무 팽팽하게 친 덕분에 줄을
넘어가기 위해 다리를 최대한 활용해야 했다. 다리 짧은 사람은 줄 아래로 땅을 기어야 할지도.ㅋ~
2년 전에도 경사도가 만만찮아서 코스 막바지에 만난 이 오르막이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조용하고 작은 동네 골목을 지나면 불쑥 약천사 법고각이 앞을 가로 막는다.
이번에는 대웅전에 들어가지 않고 대웅전 앞 의자에 앉아서 잠시 여유를 가졌다.
종무소 건물 벽에 올레 화살표를 확인하고 길을 들어서면 입구에 안내문이 있다.
"소중한 사유지를 제주올레길로 허용해 주신 구간입니다. 소음과 쓰레기에 특히 유의하세요."
'담&루 리조트' 마당을 벗어나 비닐 하우스가 즐비한 동네 골목으로 나온다.
드디어 '월평아왜낭목 쉼터' 간세 앞에 도착했다.(12시46분)
이렇게 시간이 이른데 예전 같으면 어림도 없다. 아무리 비가 예보되어 있기는 하지만 다음 코스를 이어 걸었겠지만
그날은 날씨 탓하며, 혹은 숙소를 옮기느라 짊어지고 다녀야 하는 베낭의 무게를 탓하며 일찌감치 의기투합했다.
아...배고 고프고...
'아왜낭목'이란 아왜낭(아왜나무)이 있는 길목이란 뜻이다. 이 지역은 아왜나무 밀식지로서 마을 앞을 막아주는 역활을 하였으나 그것 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1930년 월평마을 출신 재일교포들이 아왜낭목 부지를 매입하고 소나무를 심었다. 이후 도로 확장공사로 인해 아왜나무는 벌채되고 소나무만 남게 되었다. 현재는 아왜낭목의 장소성을 알리기 위해 마을에서 몇 그루의 아왜나무를 심은 상태다.
내일 이 지점으로 다시 와서 7코스 역올레 출발하면 된다.
어제 8코스를 8km 걸어 둔 덕분에 비가 내리기 전에 일정을 마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아왜낭목 쉼터' 정류장에서 한 정류장 내려와 '월평 알동네'정류장에서 651번 버스 탑승.
25분 후에 '서귀포시(구)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하차했다.(13시45분)
제주는 뻔히 보이는 네거리 모퉁이 마다 다른 이름의 버스정류장이 존재하기도 해서 목적지에 근접한 정류장을 선택하는 것도 우리에게는 너무나 어려운데 '소 뒷걸음질 치다가 쥐잡은 꼴'로 내려선 정류장 바로 뒷골목에서 우리가 찾아가고 있는 '고씨네 천지국수'를 발견했다. 지난번에 우연히 만난 동네 맛집이라 늦은 점심을 새로 옮기는 숙소와 가까운 이 집을 염두에 두고 온 참인데 이런 행운을 만나다니...
옆지기는 멸고국수, 나는 언제나 비빔국수, 그리고 특별히 만두까지.
그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비빔국수 소스가 너무 매워서 가벼운 속앓이를 했다. 내가 이렇게 까다로운 사람이었나?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매일올레시장'에 들러 저녁에는 뭘 먹을지 둘러도 보고
2시에 예보되었던 비를 피해서 계획했던 길을 다 걸어서 다행이라며 숙소로 향했는데
시장을 벗어나는 순간, 예보된 알람에 맞춰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비가 퍼붓기 시작해 바로 앞의 숙소까지 오는 동안 우산은 속수무책으로 바람에 부러져 버렸다. 요즘 일기 예보는 꽤 잘 맞추는 것 같다. 길 위에서 이 비바람을 만났다면 어쩔뻔 이라며.ㅋ~
여전히 비도 오고 귀찮지만 다시 저녁을 먹으러 나와서 빙빙 돌다가 '비 오는 날 날것은 절대 먹지 말라'고 옴마가 말씀하셨는데 옆지기는 왜 굳이 회를 먹고 싶었는지...그렇다고 강력하게 내가 밀고 나갈 다른 음식도 없어서 따라 들어 가서 매운탕으로 밥 반공기 밀어넣었는데 결국 회 먹은 사람은 탈이 나서 누구를 향한 원망인지를 이틀 동안...먹고 사는 거 참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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